2016년 ‘인공지능(AI)의 대부’로 알려진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수년 내 영상 진단은 대부분 AI가 맡아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필요 없게 될 것”이라며 “영상의학과 전문의 양성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의료 AI는 의사를 보조하는 훌륭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기간에 비대면 진찰이 떠오르며 의료 AI가 진가를 발휘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 AI 시장은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약 46%의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에 이어 아마존 같은 빅테크도 의료 AI 경쟁에 나섰다.
굵직한 기업 사이 의료 AI 경쟁에 뛰어들어 뇌졸중 진단율을 높인 국내 기업이 있다.일본 도쿄대에서 뇌 공학을 연구하던 김동민 박사가 대표로 있는 제이엘케이다. 2014년 설립된제이엘케이는 총 12가지 뇌졸중 진단 AI 솔루션(소프트웨어)을 개발해 의료 현장에 보급했다. 다음은 최근 만난 김동민 대표와 일문일답.
수많은 질병 중에서 뇌졸중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사망 원인 2위다.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은 뇌졸중을 경험한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뇌졸중 오진율은 15%에 달한다. 생명을 구할 시간인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제이엘케이가 보유한 진단 AI의 차별점은.
“뇌졸중 중에서도 뇌경색을 탐지하고 유형을 분류하는 AI 솔루션은 2023년 12월 비급여 수가 품목 코드(식품의약품안전처 3등급)를 받았다. AI 분야 혁신 의료 기술로는 최초다. 뇌경색 환자를 진단하는 정확도는 98.1%로, 미국 경쟁사 대비 두 배 이상 높다. 뇌경색 솔루션을 포함한 총 12개 AI 솔루션으로는 뇌졸중 환자의 입원부터, 퇴원, 재활까지 모든 과정을 맡을 수 있다.”
2019년 코스닥 시장에 1호 의료 AI 기업으로 상장했다. 세계시장 공략 계획은.
“우리는 2028년까지 국내 매출 1000억원, 해외 매출 5000억원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특히 미국 의료 AI 시장은 국내와 비교해 비급여 수가가 높아 수십 배 이상 고수익을 낼 수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뇌졸중 AI 솔루션 심사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대를 포함해 여러 기관 연구진과 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이하 범부처사업단)의 지원이 어떻게 도움이 됐나.
“범부처사업단이 도전적인 연구를 위한 계획서 작성부터 제도 지원까지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준다. 해외 사업을 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기반 기술의 특허 방어다. 범부처사업단의 특허 지원 플랫폼이 관련 정보를 수집해 기술 방어력을 높이는 데 많이 도움이 됐다. 맞춤형 연구개발(R&D) 연구 전문플랫폼은 실제 임상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