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 1│디커플링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은 전 하버드대 교수인 탈레스 S. 테이셰이라(Thales S. Teixeira)가 정립한 전략이다. 기존 기업이고객에게 제공하는 연속된 소비 활동 중 특정 단계를 분리하거나 제거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고객의 가치 사슬을 분석하고 고객이 불편하게 여기는 지점을 파악해 그것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해결, 전체 시장으로 나아가는 게릴라식 집중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토스는 ‘모바일 시대에 사람이 가장 불편해했지만, 해결했을 때 가장 많은 사람이 자주 쓸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면 어쩌면 새로운 은행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고 ‘쉽고 편리한 송금’을 시작으로 실제 대형 은행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오픈AI, 배달의민족, 에어비앤비, 우버 모두 일상의 불편을 해결해 UX의 큰 부분을 가져오는 것을 시작으로 전체 시장으로 뻗어 나갔다.
방법 2│특수부대와 모험 자본
큰 조직을 궤멸시키는 특수부대는 일당백이 가능하다고 믿는 기존 산업의 플레이어와성격이 다른 소수의 사람으로 구성돼 있다. 전쟁에서 이기고 큰 기업을 일으켜 본인의 삶은 물론 산업 자체를 바꾸기 위해 틀에 얽매이지 않고 눈 뜨고 감는 순간까지, 때로는 주 7일 몰입해서 일한다. 이들은 2~3년 동안 보통 사람의 10년 치 경험을 쌓는다. 10명으로 1000명을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하므로 의사 결정 과정과 문화도 뿌리부터 다르다. 이들은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승리했을 때 보상이 큰 일에 베팅하는 벤처캐피털(VC)로부터 단계별로 자금을 조달받아 더 큰 시장으로 향할 수 있는 한두 지점을 직접 공략한다. 모험 자본을 등에 업은 특수부대가 둑을 터뜨리면, 시장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한다. 특수부대는 특수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초강력 무기와 야망, 낙관주의를 갖고 있다. 일례로 오픈AI는 구글의 딥마인드를 보면서 연구자 관점이 아닌 프로덕트 관점으로 AI를 만들면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었다. 2016년에도 이미 인공 일반 지능(AGI)의 미래를 믿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 스타트업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다. 글로벌 시장의 가치 사슬을 끊어내고, 한 산업의 큰 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큰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담한 야망과 이를 실행할 특수부대, 모험 자본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의 대담한 야망은 규제가 가로막고 있고, 특수부대는 해외로 떠나고 있다. 모험 자본은 양이 적은데 회수가 빠르다. 그렇기 때문에 법을 잘 알고 대관을 잘하는 한국인 기업가에게 외국자본이 붙은 경우, 또는 한국을 잘 아는 한국계미국인이 외국자본을 등에 업은 경우에만 큰 회사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정말 오롯이 국내시장에서 보통의 자금으로 세워진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의 뛰어난 창업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잘 뛰어다닐 방법을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