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29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열린 베드민스터 인비테이셔널 LIV 골프 토너먼트의 첫 라운드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의 야시르 알루마얀 총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https://economychosun.com/site/data/img_dir/2025/01/03/2025010300039_0.jpg)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PIF·퍼블릭 인베스트먼트 펀드)가 주도하는 LIV 골프는 2024년 12월 11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장타상, 톱10 피니시 1위 등 5관왕을 차지한 장유빈(22)의 영입을 발표했다. 2025 시즌 14개 대회를 치를 예정인 LIV 골프는 새해 5월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처음으로 한국 대회(LIV 골프 코리아)를 개최하면서 대회 흥행 및 한국 내 인기 제고를 위해 국내 최고 선수 장유빈을 적극적으로 영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초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하려던 장유빈은 진로를 바꿔 2022년 출범한 LIV 골프에서 뛰는 첫 한국 선수가 됐다. 장유빈은 2025년 LIV 골프에서 교포 선수 케빈 나(미국)가 이끄는 아이언 헤드GC 팀에서 대니 리(뉴질랜드), 고즈마 진이치로(일본)와 한 팀을 이룰 예정이다.
케빈 나는 “한국의 유망한 젊은 선수 장유빈을 몇 년간 지켜봐 왔는데, 드디어 그와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특히 2025년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앞두고 그의 존재는 우리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던 장유빈은 왜 LIV 골프를 선택했을까. LIV 골프는 2023년 PGA투어와 전격 합병 선언을 했지만, 여전히 주도권 싸움을 벌이며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 LIV 골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궁금증을 풀어본다.
![욘 람이 2024년 7월 28일 LIV 골프 영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시상대에서 트로피를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https://economychosun.com/site/data/img_dir/2025/01/03/2025010300039_1.jpg)
세계 1위 욘 람, 필 미켈슨 등 호화 라인업
세계 최고의 골프 리그를 표방하며 출범한 LIV 골프는 꾸준히 PGA투어 스타 선수를 영입해 왔다. 전 세계 1위 욘 람(스페인)에게 6억달러(추정) 가까운 거액을 주는 등 많은 스카우트 비용을 지급하며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브룩스 켑카(미국), 더스틴 존슨(미국), 캐머런 스미스(호주), 필 미켈슨(미국) 등 호화 군단을 꾸렸다. 2025년 시즌에는 13개 팀, 54명의 선수(예비 선수 별도)로 구성된다. 각 팀은 캡틴과 3명의 선수로 구성된다. LIV 골프는 매 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을 함께 치르고 시즌 최종전은 단체전으로 마무리한다. 매 대회 2500만달러(약 368억5250만원, 단체전은 500만달러)의 엄청난 상금을 걸고 사흘간 3라운드 54홀 대회로 치러진다. 2025년 시즌 14개 대회 일정을 발표했다. LIV 골프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 엄청난 상금에 정상급 선수가 경기를 벌이지만 TV 시청률이 미미하고 기대만큼 방송 중계권료와 대회 및 각 팀에 대한 협찬을 받지 못하고 있다. LIV 골프 성적이 남자 골프 세계 랭킹에 전혀 반영되지 않아 세계 랭킹을 기반으로 출전이 가능한 메이저 대회로부터 멀어진다는 것도 선수에게는 불이익이다. LIV 골프는 2023년 6월 PGA투어와 전격 합병 선언을 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서 LIV 골프가 힘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는 LIV 골프가 출범한 2022년 6월부터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며 주요 대회를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열도록 주선했다. 트럼프는 PGA투어와 LIV 골프의 통합을 두고는 “15분이면 해결할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파이어볼스 골프 클럽의 세르히오 가르시아와 스페인 팀원이 2024년 7월 14일 경기에서 승리하고 샴페인으로 축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https://economychosun.com/site/data/img_dir/2025/01/03/2025010300039_2.jpg)
장유빈은 왜 진로를 바꿨을까.
그동안 교포 선수 케빈 나, 김시환(미국), 대니 리가 LIV 골프에서 뛰었지만, 한국 국적 선수는 없었다.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이경훈, 김시우, 임성재, 김주형에 대한 영입설이 나돌았지만, 선수들은 PGA투어를 선택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단체전 금메달을 딴 직후 프로로 전향한 장유빈은 올 시즌 2승(군산CC오픈, 백송홀딩스 아시아드CC 부산오픈)을 올렸다. 군산CC오픈에서는 2022년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 우승을 포함해 대회 2연패를 기록했다. KPGA투어 통산 3승을 기록한 장유빈은 K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하며 상금 1위에 올랐다. 특히 330야드에 이르는 호쾌한 장타 능력은 PGA투어 최장타 선수와 어깨를 겨룰 만한 수준이다. 시종 공격 위주의 경기 스타일로 팬을 열광시키는 스타성도 강하다. 장유빈은 어린 시절 타이거 우즈를 보며 프로 골퍼의 꿈을 키웠다. 언제가 PGA투어에서 우즈와 함께 뛰겠다는 열망도 대단했다. 장유빈은 올해 KPGA투어 제네시스 대상을 차지하며 PGA투어 퀄리파잉 스쿨 최종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장유빈은 2024년 12월 5일(이하 현지시각)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시즌 최종전 PIF인터내셔널을 마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나 12월 13일부터 열리는 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장유빈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LIV 골프 관계자와 만나 이적 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PGA투어 퀄리파잉 스쿨 최종전은 올해 171명이 도전해 5명이 PGA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공동 40위까지는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 카드를 줬다. 좁은 문이다. 장유빈은 출전 기회와 거액의 상금이 보장되는 LIV 골프로 방향을 돌렸다. 장유빈은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사이닝 보너스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을 통해 밝힌 장유빈의 심경이다.
![2024 KPGA 제네시스 대상을 받은 장유빈이 2024년 11월 1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economychosun.com/site/data/img_dir/2025/01/03/2025010300039_3.jpg)
LIV 골프로부터 영입 제안은 언제 받았나.
“공식적으로 제안받은 것은 2024년 11월 중순이다. 이 시점부터 매니지먼트사와 LIV 골프 측이 계약 관련 얘기를 시작했다. 2024년 12월 7일(토) 새벽,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LIV 골프 측의 최종 계약 진행 의사 통보 및 계약서 수령 얘기를 들었다. 12월 8일(일) 귀국 후 12월 9일(월) 서명을 진행했다.”
가장 큰 이유는.
“LIV 골프 진출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세계적인 선수와 2025년부터 바로 경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LIV 골프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인 선수’ 타이틀도 욕심이 났다. 물론 엄청난 상금도 한몫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겠다.”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사실 LIV 측 제안을 받았을 때 제일 많이 고민했던 것은 PGA투어 도전에 대한 부분이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대회장에서 미국으로 바로 이동하는 항공편과 숙박까지 예약이 다 되어 있던 상황이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길이 하나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LIV 골프와 PGA의 관계가 개선된다면, 더욱 다양한 길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LIV 골프 프로모션에 많은KPGA선수가 도전하는 것만 봐도 선수들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은가.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PGA투어에서도 활동하고 싶다.”
KPGA투어와 병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올해 시간 여유가 있을 때 KPGA투어에 출전할 생각이 있는가.
“LIV 골프는 8월에 모두 종료된다. 9월부터는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와 KPGA투어도 출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