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스틸컷.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철도원’ 스틸컷.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아사다 지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철도원’은 인생의 또 다른 ‘눈의 세상’을 보여준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로 시작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이 무위도식하는 사내의 시선으로 눈 내린 세상을 권태롭게 그리고 있는 것과 달리 ‘철도원’은 매몰차게 쏟아지는 눈 속에 파묻혀서도 비명 한 번 지르지 않고 견뎌온 ‘아버지’의 삶을 묵묵히 담아낸다.

홋카이도의 작은 산골 마을, 사토는 도시와 시골을 연결하는 지선의 종점, 호로마이역을 책임지는 역장이다. 그는 하루 두세 번 오가는 기차를 기다리며 관사 겸 역사에서 혼자 살고 있다. 한때 광산으로 번성했던 마을은 폐광이 된 후 노인만 남았다. 주민도 여행객도 없는 역은 곧 사라질 예정이다. 사토 역시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철도원’ 스틸컷.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철도원’ 스틸컷.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사토는 평생을 철도원의 긍지로 살아온 남자다. “끊임없이 이어진 레일처럼, 하루도 빠짐없이 달리는 기차처럼 씩씩하게 살아야 한다”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사토는 대를 이어 철도원이 됐다. 시커먼 석탄 먼지를 들이마셔야 했던 증기기관차가 디젤 기차로 바뀔 때까지 기관사로 일했던 사토는 역장으로 부임한 뒤엔 성실하게 마을의 관문을 지켰다.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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