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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분석 기관 통계브레인조사연구소(SBRI)에 따르면, 새해 결심을 한 사람 중에서 실제로 그 결심에 성공하는 사람은 8%에 불과하고, 92%는 실패한다. 실제로 금연을 결심한 사람도 금연에 성공하는 비율은 5% 안팎이다. 

흡연은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치매, 난임, 임신 중 합병증 심지어 영아 돌연사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흡연은 신체 거의 모든 부위에 암을 유발할 수 있고, 특히 폐암, 후두암, 간암, 대장암, 방광암, 위암, 자궁경부암, 췌장암 등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한국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2023년 총 8만5271명으로 전체 사망자(35만2511명)의 약 4분의 1이다. 암 발생률은 갑상선암(52만3409명)이 21.5%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위암(34만3895명), 대장암(30만9761명), 유방암(30만4905명), 전립선암(13만3160명)순이었다. 

하지만 암 사망률은 폐암이 전체의 21.9% (1만8646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간암(11.9%), 대장암(11.0%), 췌장암(9.0%), 위암(8.5%)순이었다. 한국에서 암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폐암 때문인 셈이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학회 부회장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학회 부회장

폐암이 발생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흡연이다. 담배에는 유해 물질 약 7000종이 들었고, 이 중 60여 종 이상이 암을 일으킨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은 무려 15~80배까지 증가한다. 물론 가족력이 있는 경우, 흡연하지 않아도 폐암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 위험은 2~3배 정도로 흡연에 비할 수 없다. 폐암의 발생 위험은 흡연량이 많을수록, 흡연 시작 연령이 어릴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커진다.

흡연에 대한 잘못된 인식 중 하나는 “전자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95% 덜 해롭다”는 얘기다.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자 담배도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포름알데히드, 벤젠, 벤조피렌, 니트로소노르니코틴,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등 1급 발암물질이 나온다. 또한 흡연자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폐암을발생시킬 수 있다. 본인이 직접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간접흡연에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2~2배까지 높아진다.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 담배에 있는 니코틴 때문이다. 흡연하면 니코틴이 10초 후 뇌의 쾌락 중추에 도달해 도파민을 분비한다. 이는 스트레스 경고를 울리는 뇌의 기구를 정지시키고 순간적으로 쾌감을 느끼게 한다. 

니코틴의 반감기는 약 2시간이어서 90~120분이 지나면, 긴장, 짜증, 불안, 집중력 저하, 졸음, 수면 장애, 식욕 증가, 체중 증가 같은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다시 흡연하고자 하는 욕구가 나타나는 이유다. 스트레스받으면 금단 증상은 더 빨리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금단 증상은 48시간에서 72시간 내에 최고조에 이르러 3~4주간 지속된다. 이 시간을 잘 견디면 금연 성공이 가능하다. SBRI 조사에 따르면 새해 결심에 성공한 8%의 사람은 세 가지 특징이 있었다. 결심을 함께할 동료, 검증된 프로세스와 시스템, 전문가의 도움이다. 즉, 금연을 도와줄 가족, 친구, 동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금연에 실패할까 봐 주위에 알리지 않고 혼자 금연하는 것보다는 주위 사람에게 새해를 맞아 금연을 선포하고 적극적으로 격려와 도움을 받는 것은 중요하다. 주위에서는 금연하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다시 흡연하지 않도록 1~2개월 동안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도 좋다. 

금단 증상을 완화시켜줄 니코틴 껌, 니코틴 패치, 바레니클린, 부프로피온 같은 약물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으면 금단을 쉽게 견딜 수 있다. 의사나 금연 상담사 등 전문가 상담은 약물보다 더 효과가 좋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