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24년이 지나가고, 어느덧 2025년 새해가 밝아왔다. 돌이켜보건대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 있어 2024년은 ‘극심한 양극화 속 불확실성’이 좌우한 한 해였다. 2024년 상반기는 극심한 양극화가, 하반기는 국내외 불확실성(미국 대통령 선거 및 탄핵 정국)이 지배했다.
물론 주거용 부동산인지, 상업용 부동산인지에 따라 다소 달리 보일 수는 있겠지만, 대체로 비슷하게 흘러갔다.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논할 때 양극화라는 용어가 빠지는 경우는 쉽사리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 2024년 부동산 시장에서도 양극화는 심화되고 진화된 모양새로 최고의 화두로 부상했다.
한편 2024년 하반기, 탄핵 정국이라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터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웠고, 안타깝지만, 가뜩이나 움츠렸던 부동산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했다. 그렇다면 2025년 새해 부동산 시장은 어떨까. 주거용과 상업용으로 나눠 살펴보되, 시장 전망과 함께 투자 전략도 알아보자.
주거용 부동산 시장, 탄핵 정국 조기 수습과 대출 규제 완화가 좌우
현시점 주거용 부동산 시장 최고의 핵심 키워드인 양극화는 사실 전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이후 우리 사회와 경제 곳곳에 만연한 극단적 불평등 내지 차별적 현상을 언급할 때 등장해 지금껏 이어져 온 용어다.
일례로 경제의 한 축인 부동산 시장의 경우 ‘수도권 아파트 대 지방 아파트’ 혹은 ‘강남 아파트 대 강북 아파트’처럼 지역적 차별성을 강조할 때 주로 언급돼 왔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양극화란 용어가 주거용 부동산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한 셈이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복잡한 사회⋅경제적 구조를 반영하듯 기존의 단순 지역별 양극화를 넘어 이제는 이중 양극화, 삼중 양극화 같은 이른바 ‘다중 양극화’로 확장해 가는 모양새다.
2025년 새해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삼중 양극화(지역별, 상품별, 건축 연한별 양극화)로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당장 지역별로는 ‘서울 강세 대 지방 약세’라는 대세적 흐름 속에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 및 준강남권(마포·용산·성동·동작·강동·광진 등), 서울 강남 인접 수도권(판교·과천·분당·하남· 광교 등) 내 아파트에 대한 투자 선호도는 유지되거나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서울 강남권과 동떨어진 수도권 외곽 및 지방 아파트에 대한 투자 선호도는 미분양⋅미입주 사태와 맞물린 곳을 중심으로 더욱 약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지역별 양극화와 별개로 상품별 양극화(아파트 선호 대 비아파트 기피) 및 건축 연한별 양극화(신축 선호 대 구축 기피) 역시 심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주거용 부동산의 매매가격 및 전셋값과 직결돼 삼중 양극화 현상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 정국의 조기 수습 가능성과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는 2025년 새해 주거용 부동산 시장의 반등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자리할 전망이다. 탄핵 정국은 정치·경제· 사회적 불확실성을 확대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대출 규제 완화 여부가 주거용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를 최고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집값이 오르기 위해서는 거래량 증가가 수반돼야 한다. 지난 1~2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거래량을 들었다 놨다 한 것 역시 정부의 대출 지원책과 대출 규제 완화(특례보금자리론·신생아특례대출) 또는 대출 규제책과 대출 규제 강화(스트레스 DSR 제도)와 관련 깊다.
요컨대 2025년 새해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삼중 양극화 속 탄핵 정국의 조기 수습 및 대출 규제 완화 여부에 따라 활성화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경기회복 여부가 관건
지난 1~2년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서울을 필두로 국지적이나마 일말의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상대적으로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이는 경기 침체 및 고금리와 관련 깊다. 특히 고금리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다양한 상품 유형과 상관없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처 성격상 대출을 활용해 월세(임대료)를 받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금리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서 임차인의 영업력 부진, 임대료 연체, 공실 증가, 임대 수입 감소, 투자 매력도 저하, 매매가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모양새다. 작금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투자자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다.
2025년 새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하라는 긍정적 요인과 경기 침체라는 부정적 요인이 어떻게 실현되고, 얼마나 빨리 해소되는지에 따라 그 결과를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금리 인하는 대출을 활용해 투자하려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속성상 분위기 메이커로는 충분해 보인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이 문제다. 애당초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되고 있고, 인하 폭이 축소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요컨대 금리 인하와 경기회복은 상호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만큼 2025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 내지 반등 여부를 판가름할 핵심 변수로 자리할 전망이다.

혼돈의 부동산 시장, 꼼꼼한 투자 전략 필요
먼저, 주거용 부동산 투자 전략이다. 적어도 향후 2~3년간 서울 및 서울 인접 수도권 아파트 경우 예년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입주 물량이 예상되는 만큼 해당 지역에 거주할 의사가 있는 실수요자라면 막연히 거리를 두기보다는 경·공매 매물이나 급매물을 노려볼 만하다. 지금처럼 상승과 하락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혼돈의 부동산 시장이라면 거래량 감소와 함께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와 달리 빌라나 다세대⋅오피스텔과 같은 비(非)아파트 상품이라면 가격 메리트 여부와 상관없이 당분간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전월세의 경우 아파트라면 전세를, 비아파트라면 월세를 목적으로 접근하길 권한다.
다음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전략이다. 통상 상가나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같은 상업용 부동산 상품은 최대한 대출을 활용해 임대 목적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임차인의 안정적 정착 여부가 중요시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탄핵 정국 여파로 경기회복이 불확실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도 다소 더뎌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회(금리 인하 가능성)와 위기(경기 침체 심화)가 공존하는 혼돈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 경쟁력 있는 우량 매물에 관심을 두되,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