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억류되어 있다가 풀려난 이스라엘인 인질 도론 스타인브레허(31)가 1월 19일(이하 현지시각) 이스라엘 라마트간의 병원에서 가족과 만나 포옹하고 있다(사진 1).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이 이날 발효되면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끌고 갔던 스타인브레허와 로미 고넨(24), 에밀리 다마리(28) 등 이스라엘 여성 인질 세 명은 471일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들의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했다. 이 가운데 다마리는 납치 당시 하마스가 애완견에게 총을 쏘는 것을 막다가 손가락 두 개를 잃는 바람에 붕대를 감은 손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휴전 6주간 하마스의 인질 33명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737명을 단계적으로 맞교환한다’는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도 1월 20일 팔레스타인 수감자 90명을 석방했다. 이들은 모두 여성·청소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에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도 라말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환호하는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큰 사진). 하마스가 1단계 휴전 기간에 석방하기로 한 인질 33명 중 나머지 30명은 매주 토요일 차례로 풀려날 예정이다. 다만 불시에 휴전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하마스가 인질의 생존·사망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럴 경우 휴전 합의는 즉각 파기되고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포성이 멎은 가자 지구에서는 주민이 원래 살던 곳으로 귀환하기 시작했다(사진 2).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세계식량계획(WFP) 등도 진입해 인도적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의 휴전이 발효되기 무섭게 팔레스타인 요르단 서안 지구를 공격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이 1월 21일 장갑차, 군용 불도저, 드론,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서안 지구 제닌을 공격해 최소 10명이 목숨을 잃었고 35명이 부상했다. 앞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서명한 ‘서안 지구 팔레스타인인에 대해 공격하는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한 제재’ 행정명령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첫날인 1월 20일 철회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공격이 “유대와 사마리아(서안 지구를 부르는 이스라엘 표현) 안보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또 다른 단계”라며 정당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