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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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새해가 두 번 있어서 좋다. 한 번 더 새로운 결심으로 시작할 기회가 있으니 말이다. 2025년 새해가 된 지도 한 달이 지났다. 새해 결심이 아직도 유효한지 모르겠다. 누구나 새해 결심 중에는 ‘새로운 습관 만들기’가 들어가 있다. 금연, 독서, 운동, 취미 활동 등 나쁜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결심이다.

우리 일상생활은 90% 이상이 습관으로 이뤄진다. 먹는 것, 운전하는 것, 말하는 것, 일하는 것, 모두 습관적으로 한다. 습관이 좋으면 삶의 질이 높고, 습관이 안 좋다면 삶의 질도 떨어진다. 즉, 내 삶의 질을 높이고 싶다면 습관을 바꾸면 된다.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10분만 더, 10분만 덜’이다. 독서 습관을 기르겠다고 해서 책을 읽는다.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는 데 20분 정도 읽으니 지루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만 보자’ 생각할 때, ‘10분만 더!’ 하고 10분만 더 읽는 것이다. 그러면 10분 더 읽는 습관이 생기고 10분만 더를 몇 번 하다 보면 한 시간은 읽게 된다. 중단하려고 할 때 10분만 더!가 좋은 습관을 만드는 쉬운 방법이다. 

반대로 ‘10분만 덜’은 안 좋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할 때 10분을 줄이는 것이다. 게임에 빠졌다면 10분을 줄여보는 것이다. 물론 10분이 아니라 5분도 괜찮다. ‘10분 더, 10분 덜’ 은 마음의 갈등도 그리 크지 않고, 실천하기도 어렵지 않아서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조금 더 참고 나아가는 마음의 힘도 생긴다. 여기서 ‘10분’은 상징적인 의미다. 시간이 될 수도 있고 횟수가 될 수도 있다. 스쾃을 한다면 힘들 때 다섯 개만 더하고, 술을 마신다면 한 잔을 덜 마시면 된다.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엄마 심리 수업’ 저자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엄마 심리 수업’ 저자

그래도 습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세 가지 심리가 문제를 만든다. 이 심리를 잘 알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첫째는 ‘귀차니즘’이다. 막상 하려고 하면 몸이 귀찮아진다. 이것이 제일 큰 적이다. 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늘 하던 대로 하는 것이 익숙하고 편하다. 언덕길을 내려오는 차가 멈춰서 다시 올라가는 게 얼마나 힘든가. 관성의 법칙을 깨고 새로운 관성을 만들어야 할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심리가 귀찮음이다.

둘째는 ‘무의미’다. 이러고 살아도 크게 문제없는데 굳이 할 필요 있냐는 마음이다. 지금도 그럭저럭 살 만한데, 여태 이렇게 지냈는데 하면서 초심이 스르르 사라진다. 

셋째는 ‘의심’이다. 내가 한다고 될 리 있나 하는 마음이다. 결심은 했지만, 속마음은 이미 포기나 실패의 결과를 예상하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무언가를 할 때 낯선 환경, 낯선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그때도 의심이 든다. ‘괜히 속는 거 아냐’ ‘비싼 거 아냐’ ‘전문가 맞을까’ 하면서 포기해도 되는 합리화를 만든다.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실천할 때 세 가지의 방해 심리를 잘 알고 준비해야 한다. 세 가지 방해 심리는 반드시 오는 것이니까 이 마음이 나오는 순간 ‘내 그럴 줄 알았지’ 하고 싹을 잘라야 한다.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