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크 차이나 vs 차이나 쇼크
두 얼굴의 중국 경제
오광진│솔과학│2만원│ 328쪽│2월 9일 발행
“우리가 현재 처해 있는 이 길을 그대로 가면 10년이 채 되지 않아 우리 삶에서 중요한 사실상 모든 것이 중국이 우리에게 허용하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2025년 1월 15일 미국의 마코 루비오 트럼프 2기 정부 초대 국무 장관이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하루 전인 1월 14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마지막 외교정책 연설에서 “중국이 현재 경로대로 간다면 결코 미국을 추월할 수 없을 것이다. 더 말할 필요 없다”고 강조한 것과 상반된 관측이다.
연초 미국 증시를 뒤흔든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발 충격은 트럼프 2기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인 ‘중국 견제’가 만만치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고편과도 같았다.
지난 20년간 무역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생산을 늘려온 중국은 트럼프 1기 정부 시절보다 자신감이 높아졌다. 중국은 현재 세계120개국 이상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자리 잡았으며, 국내총생산(GDP)에서 교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37%로, 60% 이상이었던 2000년대 초반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그래서일까. 2월 4일 미국의 대(對)중국 10%포인트 추가 관세 조치가 발효되자 중국은 기다렸다는 듯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포함한 여러 보복 조치를 쏟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4년 임기 동안 이어진 무역 전쟁은 중국 경제의 힘을 빼놓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기술혁신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는 자극제 역할도 했다. 2022년 기준으로 41만 명을 헤아리는 AI 연구자 수는 유력한 증거다. 2위 인도(19만5000명)와 3위 미국(12만 명)을 합친 것보다 많다. AI 논문 발행은 같은 기간 22만 건으로 미국의 세 배 수준이다.

중국이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발전, 첨단 가전 등 하이엔드(high end·최고 품질) 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면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 품목 수는 2010년 237개에서 2023년 142개로 10년 새 66.9% 쪼그라들었다. 우리가 중국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중국이 밉다면 ‘적(敵)을 알고 나를 알아 백전백승’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편견을 벗고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책은 중국의 현재를 ‘차이나 쇼크(China Shock)’와 ‘피크 차이나(Peak China)’라는 상반된 키워드를 통해 조명한다. 딥시크 같은 AI 스타트업과 전기차로 대표되는 혁신 기술의 급성장은 차이나 쇼크를, 부동산 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해진 것이 피크 차이나를 대표하는 모습이다. 둘 중 어느 한 쪽으로 기울기보다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독자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포천’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명단에 오른 미·중 기업 수 변화 같은 데이터와 테슬라의 최대 라이벌로 떠오른 자동차 기업 비야디(BYD) 이야기 등 풍부한 사례를 통해 중국 경제의 두 얼굴을 들여다본다. 유명 경제학자 피셔, 민스키, 킨들버거의 위기 관련 이론을 기반으로 중국 경제의 위기 가능성도 점검한다. 역경을 기회로 바꾸는 중국 화웨이의 리더십과 배터리 패권을 넘어 전기차 생태계 장악에 나선 CATL의 사례 연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의 리더십 스타일 비교도 흥미로운 읽을거리다. 중국 경제뿐 아니라 미·중 관계를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
초설득
케빈 더튼│최정숙 옮김│미래의창│2만원│376쪽│1월 21일 발행
전화 한 통으로 수백 명의 고객을 만드는 비법이 과연 있을까? 논리도, 상식도 통하지 않는 극한의 순간에서 상대의 정신적 방어벽을 단숨에 무력화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반전 설득의 원리를 탐구한다. 인지 신경학, 수학, 정신 병리학 등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학문을 통해 설득의 본질을 파헤치며, 이를 실제 사례와 결합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세상을 바꾸는 돈
사토시 테라피
거스 쿤│디애셋│ 3만7000원│479쪽│ 2024년 12월 31일 발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보유하려는 이유는 뭘까. 책의 제목은 비트코인을 처음으로 만든 ‘사토시 나가모토’와 ‘테라피(치료)’ 를 합친 말이다. 평범한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인 제트(Z)가 비트코인을 잘 아는 케이(K)와 주고받는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빛나는 감각 발굴하기
컨셉 센스
요시다 마사히데│지소연 옮김│ 시그마북스│1만8500원│ 264쪽│2024년 12월 19일 발행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상품이나 서비스의 중심에는 ‘컨셉’이 있다. 책에서 말하는 ‘컨셉’이란 사람이 자각하지 못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이상적인 사회에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한 제안의 방향성이다. ‘컨셉’을 기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며, 타인과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감성을 ‘컨셉 센스’라고 명명하고, 이를 터득하는 법을 정리했다.

아마존 파괴에 맞선 투쟁기
우리가 우리를 구한다
네몬테 넨키모 외│정미나 옮김│ 알에이치코리아│2만5000원│ 552쪽│2024년 12월 11일 발행
에콰도르 아마존의 와오라니족 리더인 네몬테 넨키모가 외부 문명이 마을에 침투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어느 날 헬기에서 문명 세계의 물건이 떨어지고, 선교사가 찾아와 ‘부족을 구원한다’며 원주민 문화를 하나씩 지워나갔다. 저자는 아마존 숲을 지키는 것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두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고 역설한다.

세상의 모든 전략과 전술
손자병법
손무│임용한 편역│ 교보문고│2만2800원│ 464쪽│1월 28일 발행
전쟁사 전문가 임용한이 시공을 초월한 베스트셀러 ‘손자병법’을 3단계로 나눠 풀어낸다. 원저자의 말이 지닌 의미를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던 시대적 의미에 맞춰 해석하고, 기원전 6세기 서양에서 벌어진 마라톤전투부터 가장 최근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의 전쟁과 전투를 소환해 병법에 대입한다.

70세 맞은 빌 게이츠의 자서전
소스 코드: 나의 시작 (Source Code: My Beginnings)
빌 게이츠│랜덤하우스│30달러│ 336쪽│2월 4일 발행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첫 자서전이다. 1955년 출생부터 1975년 MS 설립까지를 다뤘다. 가족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특히 1994년 세상을 떠난 모친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다. 게이츠는 “내가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충분히 확인할 만큼 오래 머물지 않고 내 곁을 떠난 어머니가 안타깝고 그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