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연금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연금은 단순한 노후 대비 수단이 아니다.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안정과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중요한 제도다. 연금이 부족하면 노인 빈곤율 증가, 세대 간 갈등 심화, 경제 불안정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다. 정부와 개인 모두가 적극적으로 연금제도에 관심을 두고, 안정적인 노후를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태자 하나은행 CLUB1 한남PB센터 지점장 - 전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시니어 PB,  재무설계사(AFPK),  은퇴설계전문가(ARPS)
김태자 하나은행 CLUB1 한남PB센터 지점장 - 전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시니어 PB, 재무설계사(AFPK), 은퇴설계전문가(ARPS)

개인·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연금이 필요한 이유

우선 개인적인 관점에서 연금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노후 소득 보장’ 때문이다.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 시대에선 은퇴 이후의 생활을 장기간 준비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핵가족화와 개인주의 확산으로 인해 부모를 부양하는 문화에서 개인이 스스로 노후를 대비해야 하며, 그중 연금이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연금은 퇴직 후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연금이 없으면 퇴직 이후 소득이 급격히 줄어든다. 유지 준비 차원에서 연금이 중요한 이유다. 아울러 장수 리스크 대응 차원에서도 연금은 필수다. 예상보다 오래 살 경우 개인 자산이 고갈될 위험이 있는데, 종신 지급 기능이 있는 연금은 장수 리스크를 완화해 줄 수 있다.

연금은 의료비 및 장기 요양비 부담 완화 역할도 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만성 질환과 장기 요양 때문에 의료비 관련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연금이 있다면 건강 유지 및 질병 치료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사회적 관점에서 연금이 중요한 이유를 살펴보자면, 우선 연금은 노인 빈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연금이 없다면 상당수의 고령층이 빈곤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연금제도가 미흡한 국가에서는 노인 빈곤율이 높다. 반면 연금제도가 잘 마련된 국가일수록 노인 빈곤율이 낮다. 복지 제도가 잘돼 있기로 유명한 스웨덴 같은 국가는 공적 연금 시스템이 강력해 노인층의 생활 수준이 안정적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부담도 완화할 수 있다. 연금이 부족하면 국가가 노인 부양을 위해 더 많은 복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이는 젊은 세대의 세금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고령화로 젊은 세대의 노인 부양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는데, 연금제도가 잘 마련된다면 노인층이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유지할 수 있어 세대 간 갈등을 줄이는 효과와 함께, 자녀의 부양 부담이 줄어들고 노인이 자립할 기회 형성이 가능하다. 또한 세대 간 형평성도 보장한다. 연금제도가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운용돼야 하며, 청년기에 작은 부담으로 가입해 장기간 운영 결과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하는 이유다.

경제적 관점에선 연금이 소비 안정화와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연금은 단순히 개인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비 촉진 활성화 역할도 하는데, 연금이 지급되면 고령층도 지속적으로 소비를 유지할 수 있어 내수 시장의 순환 촉진이 형성되고, 요양 서비스, 여가 산업 등 다양한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한데, 연금이 안정적으로 지급되면 고령층이 일정 연령이후 은퇴할 수 있어 청년층의 일자리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또한 연금을 통해 일부 고령층이 파트타임이나 자발적 근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해 노동시장 유연성도 증대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 마련해야

물론 고령화사회에서 연금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연금제도를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연금 기금 고갈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 앞으로는 출산율 저하와 기대 수명 연장으로 연금 재정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안이 필요하다. 우선 연금 납부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기대 수명이 늘어난 만큼 연금 수령 시기를 조정하고, 납부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이 필요해서다. 또한 투자수익률을 개선해야한다. 연금 기금을 보다 적극 운용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안정적인 연금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공적 연금과 사적 연금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공적 연금만으로는 개인이 충분한 노후 소득을 보장받기 어려운 만큼, 개인연금과 기업연금을 비롯한 사적 연금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층적 연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공적 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조합해 노후 보장을 강화하는 식이다. 또한 개인의 연금 준비를 확대 유도하기 위한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

연금 혜택 제대로 누리려면

그렇다면 개인이 은퇴 후 연금 혜택을 제대로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체계적으로 연금 수령을 준비하면 된다. 이때 필요한 금융 활동은 크게 연금 수령액 확인, 사적 연금 활용, 저축 및 투자, 리스크 관리 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1│연금 수령액 확인

우선 자신이 어떤 공적 연금에 가입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공적 연금은 국가에서 운용하는 연금제도다. 가장 기초적인 노후 소득원이 되는데,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이 있다. 특히 국민연금은 납입 기간이 길수록 연금 수령액이 증가하므로 가입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다음으로 자신의 예상 연금 수령액을 확인한다.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의 기관에서 제공하는 연금 예상 수령액 조회 서비스를 활용하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후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연금 수령 시기를 조절하면 지급액이 변동될 수 있으므로 본인의 재무 상태에 맞게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2│사적 연금 활용

공적 연금만으로는 충분한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 따라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같은 사적 연금을 활용해 보완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 퇴직연금은 크게 DC(확정 기여)형, DB(확정 급여)형, IRP(개인형 퇴직연금)로 나뉜다. DC형과 DB형 모두 직장 근무 기간에 적립되는 기업 부담 퇴직연금이다. 차이점은 쉽게 말해 누가 돈을 굴리느냐다. 근로자가 직접 운용해 큰 수익을 내거나 반대로 손실을 볼 수도 있는 건 DC형, 회사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퇴직금을 운용하는 게 DB형이다. IRP는 이직하거나 퇴사할 때 받은 퇴직금을 개인 계좌에 적립해 운용하는 퇴직연금을 말한다. 직장인뿐 아니라 개인 사업자도 가입할 수 있으며, 추가 납입을 통해 연금 자산을 증대할 수 있고, 연금저축을 포함해 세액공제 혜택이 있으므로 노후 자금의 연금 마련에 유용하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사적 연금에 가입한다면 부족한 노후 자금을 채울 수 있다.

3│저축 및 투자

연금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면 투자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상장지수 펀드(ETF)부터 인덱스 펀드까지 성장성을 고려한 공격적인 투자도 가능하지만, 은퇴 전후에는 정기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 연금 비중 확대로 은퇴 시점이 가까울수록 안정적인 자산 배분도 필요하다.

4│리스크 관리

그럼에도 핵심은 리스크 관리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의료비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의료 및 장기 요양 대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자신의 재정계획을 점검하고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

우선 연금 수령 전략을 재검토하는 것도 리스크 관리법 중 하나다. 물가 상승,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연금 수령 전략을 조정하는 것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대로 시기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안전 자산 비중을 늘리고, 리스크 관리를 체크하는 게 중요한 법이다. 연금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금융기관의 ‘자산 관리 솔루션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최신 연금 관리 트렌드를 접하는 좋은 방법이다.

노후 연금 준비는 단순히 연금 가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양한 금융 활동을 병행해 포괄적인 재무 전략을 세워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이것이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보장해 주는 첫걸음이다. 

김태자 하나은행 CLUB1 한남PB센터 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