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 12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는 일제히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6~12단계 내렸습니다. 외환 위기는 그렇게 확대됐고, 한국의 신용등급이 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13~18년이 걸렸습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신용등급의 경제학, 피크 아웃(peak out·정점 통과)’은 한국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한 현실을 계기로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 중심으로 국가신용등급 상황을 진단하고 대응책을 모색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고령화, 안보 불안, 녹색 전환 등 정부가 써야 할 돈은 급증하는데 포퓰리즘으로 재정 정책의 불확실성이 심화해 글로벌 국가 채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국가신용등급 평가에는 거시경제, 국가 채무를 둘러싼 재정 건전성, 대외 경제 여건 등 경제적 요인 외에도 정치적 요인이 작용합니다. 2011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사상 처음 AAA에서 AA+로 강등한 S&P에서 당시 평가위원으로 일했던 모리츠 크래머 독일 LBBW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중한 재정 관리에 대한 정치적 합의 약화를 이유로 꼽고는 “국가 거버넌스(governance·통치 체계) 안정성은 국가 채무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2024년 12월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 갈등으로 내각 불신임안이 가결된 프랑스에 대해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으로 강등한 배경도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10여 년 역대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경제가 정치적 혼돈 탓에 ‘피크 아웃’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한국 경제는 1~2%의 저성장이 장기화 국면을 보이는 데다 기업 신용등급의 하향 수가 2019년 이후 2022년을 제외하고 5년째 등급 상향 수를 웃돌고 있습니다. 김상만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글로벌 경쟁에서 중국에 따라잡힌 한국 기업의 영업이익 창출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자동차,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까지 예고된 상태입니다. 차이나 쇼크에 트럼프 쇼크까지 겹쳤는데 이를 돌파할 정치적 리더십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물론 신용등급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없지만, 이를 둘러싼 경고음은 정치적 안정의 시급함을 요구합니다.
경제 회복 위해 기후 위기 해결해야
마트 과일값이 오르는 일상적인 현상이 궁극적으로 세계경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단순히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북극곰이 집을 잃는다’ 같은 선전 문구가 아니라, 당장 나의 경제 사정에도 기후 위기가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
강은지 직장인
통영산 애플망고, 기쁘지만은 않아
우리나라에서 열대 과일이 자라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비싼 과일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후변화 때문에 재배지가 빠르게 바뀌면서 유통망에 혼란이 와 농산물 가격을 올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후 위기가 식량 위기로 번지지 않기 위해 내재해 종자, 스마트팜 등을 활용한 안정적인 재배 환경이 갖춰지길 기대한다.
정민호 대학생
기후 위기 해결 기술 기대
기후변화에도 농작물이 잘 자라려면 결국 기술 발전이 필요할 것 같다. 지난 호를 읽으며 국내외에서 기후 위기에 강한 종자를 개발하고, 스마트팜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걸 알게 되어 반가웠다. 얼마 전 지하철 역사에서 스마트팜이 운영되는 걸 봤는데, 남는 공간에 스마트팜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기후 변동성의 한계를 넘을 수 있지 않을까.
최지혜 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