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행보 거부감에 순자산 하루 새 30조원 증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미국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인 일론 머스크를 규탄하는 시위의 참가자가 2월 22일(이하 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있는 테슬라 매장 건너편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과거 독일의 나치 당원은 ‘히틀러 만세(Heil Hitler)’ 구호와 함께 왼쪽 손을 배에 댄 채 오른팔을 높이 뻗는 ‘나치식 경례’를 했다. 그런데 머스크는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축하 행사에서 연설 도중 이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두 차례나 해 물의를 빚었다. 좌측 참석자 손에 들린 종이의 사진과 문구는 당시 상황을 빗댄 것이다(큰 사진).


테슬라의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미국과 유럽 중고차 시장에는 테슬라 차량이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테슬라 차량 소유주는 ‘일론(머스크)이 미치기 전에 샀어요’라고 적힌 스티커를 차량에 부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사진 2).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에 따르면, 1월 유럽 내 테슬라 차량 신차 등록이 99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같은 기간 유럽 전기차 판매가 37%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낮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간 영국에서 테슬라 신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 비야디(BYD)에 추월당했다.
이 같은 흐름은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2월 25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39% 폭락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9739억달러(약 1398조5000억원)를 기록,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1조달러가 붕괴했고, 머스크의 순자산은 하루 새 220억달러(약 31조5920억원)가 증발했다. 테슬라 주식은 머스크 보유 자산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는 머스크의 극우 행보가 테슬라 브랜드 매력을 훼손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최근 독일 총선을 포함해 유럽의 극우 정치 지도자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명해 비난의 표적이 됐다. 머스크가 연방정부 개혁에 집중하면서 테슬라에 신경을 덜 쓰게 된 것도 오너 리스크를 키웠다는 의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