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트럼프 쇼크’와 ‘인공지능(AI) 쇼크’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는 1기(2017~2020년)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설계하고 주도해 온 자유무역의 개방적 무역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이 질서를 활용해 산업화에 성공한 대표적 국가가 한국이고 다른 어떤 나라보다 경제에 수출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한국의 교역 대상국 1위 국가(중국)와 2위 국가(미국) 간 갈등은 한국 경제를 더 불안하게 하고 있다. 기업은 무역 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재편성이라는 구조조정의 압력에 놓여있다.
다른 충격은 ‘챗GPT’ 출현과 함께 진행 중인 AI 혁명이다. 생성 AI(Generative AI)가 AI의 영원한 숙제로 남아있던 자연어 처리를 완벽에 가깝게 구현함으로써, 이제 AI는 대중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됐다. 이는 PC 활용을 명령어에서 마우스 클릭으로 전환했던 PC 운영체제(OS) 혁신, 인터넷을 누구나 사용 가능한 기술로 만든 웹 기술, 모바일 기기를 전화기에서 인터넷 기기로 전환한 스마트폰 기술처럼, AI 기술의 대중화를 가져왔다.

한마디로 경제 질서와 파괴적 혁신 기술의 충격이 동시에 덮치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런 전환기에 승자와 패자가 바뀐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경영자는 지금의 불확실성에서 기존 사업 모델을 재검토하고 기회와 위협을 식별해야 한다.
경영자가 첫째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조직원의 학습 능력과 창의력 그리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AI는 개인 코치처럼 개인의 학습과 아이디어, 콘텐츠 생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조직 구성원의 AI 활용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첫 단계다. 이는 별도 투자 없이 손쉽게 시작해 조직원의 AI 활용 능력을 높여 조직 역량 강화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AI는 번역과 프로그래밍을 자동화하고 있어서 프로그래밍이나 글로벌 정보 교환 일을 하는 직원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고객 서비스에서 적극적인 활용이다. 자사의 고객 서비스나 제품, 사업에 관한 데이터로 AI를 훈련하면 고객 응대 자동화를 고도화할 수 있다. 이는 많은 기업이 활용하고 있고 시장도 성숙해 가고 있다.
세 번째는 AI의 본래의 장점인 예측력 활용이다. 회사 사업 데이터를 AI에 결합해 예측 판매, 예측 물류, 생산 설비의 예측 정비 등을 통해 회사 전반의 업무 예측 가능성을 키우는 것이다. 실제 활용을 시작해야 데이터 품질이 관리된다는 점을 유념해 과감한 시도를 해 봐야 한다. AI는 기업의 연구개발(R&D) 플랫폼 혁신에 기여할 것이다. 구글의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 DNA 정보를 접목한 기술은 성공 가능한 물질 범위를 좁히고, 제품 구매 가능한 고객을 선별하는 AI는 마케팅 전략 테스팅의 효율을 크게 향상시켜 R&D 과정을 개선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라면, 제품 AI화(化)를 통한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는 리모컨이 등장하고 나서는 리모컨 없던 TV를, 스마트폰이 나오고는 그 이전 모바일 기기는 사용할 수 없다. AI로 사용자 편의를 크게 높이면 기존 제품 교체가 늘어 새로운 시장이 생긴다.
마지막으로는 사업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를 상상해야 한다. 만약 고객 수요 예측 능력이 크게 높아진다면, 지금 온라인 사업에서하듯이 주문 후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수요 시점에 미리 배달하고 고객이 채택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전기모터가 나오고 수십 년이 지나 포드(Ford)는 자동차 생산을 컨베이어벨트로 전환해 획기적인 생산성을 구현할 수 있었다.
불확실성은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다. 경영자의 기회 포착이 기업은 물론 한국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최고경영자의 결단과 지혜와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