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격자에서 개척자가 된 중국의 AI 기술
딥시크 딥쇼크
이벌찬│미래의창│1만9000원│ 250쪽│3월 10일 발행

1월 27일(이하 현지시각) 엔비디아 주가가 17% 폭락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6000억달러(약 861조6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단일 기업의 시가총액 하루 감소 폭으로는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였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부상이 직격탄이었다. 이른바 ‘딥시크 쇼크’다. 엔비디아의 값비싼 고성능 칩 없이도 충분히 뛰어난 성능의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딥시크가 증명했다. 딥시크의 거대 언어 모델(LLM) ‘V3’ 학습 비용은 557만6000달러(약 81억원)로, 오픈AI GPT-4 학습 비용(7835만달러)의 14분의 1 수준이었다.
딥시크가 세계를 뒤흔들자,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이었던 저자는 설 연휴를 반납하고 중국으로 복귀했다. 딥시크 실체를 제대로 확인하려면 현장으로 가야 했다. 정보는 많지 않았다. 딥시크를 창업한 량원펑(梁文鋒)은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다. 량원펑의 고향인 광둥성 우촨의 미리링촌으로 향했다. 인구 1000여 명의 작은 농촌 마을이지만 전국각지에서 몰려든 학부모로 북새통이었다. ‘공부가 운명을 바꾼다(讀書改變命運)’는 교훈을 자식에게 주기 위해서였다. 이미 중국에서 량원펑은 공부로 자기 인생뿐 아니라 국가를 바꾼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저자는 중국에서 딥시크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도 ‘공부’에서 봤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천재 한 명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공을 들인 중국 정부의 노력이 있었다. 국가와 천재의 컬래버레이션이다.
중국의 천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량원펑은 해외 유학 없이 중국 저장대에서 반도체와 알고리즘을 공부한 순수 국내파다. 그가 뽑은 딥시크의 인재도 미국 명문대 출신이 아닌 경력 1~3년 차 중국 토종 인재였다. 중국이 이런 이공계 천재를 양성하는 핵심은 철저한 ‘비평준화’다. 재능이 뛰어난 인재를 일찌감치 찾아낸 뒤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게 한다. 매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약 2000만 명을 대상으로 10여 년에 걸쳐 영재반 테스트, 중카오(中考·고등학교 입학시험), 가오카오(高考·대학교 입학시험), 경시대회를 통해 원석 중의 원석을 찾아낸다. 여기에 세계 각지에서 모셔 온 석학들이 이 인재를 가르치게 하니, 량원펑이 갑자기 나타난 천재가 아니란 것이다.
천재를 만들었으니, 천재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무대도 정부가 마련해 둔다. 국가 주도로 각급 국영, 민간 연구소에서 첨단 기술을 개발하게 하고, 기업은 정부의 전폭적인 산업 보조금과 규제 완화를 통해 돈에 연연하지 않고 빠르게 성장한다. 바이두를 비롯해 비야디(BYD), 창장메모리(YMTC), 중신궈지(SMIC) 모두 정부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한 기업이다. 지난 몇 년 사이 중국에서 뛰어난 AI 기업이 빠르게 늘고, 기술력까지 비약적으로 개선된 배경이다.
딥시크 쇼크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다. “딥시크의 성공 경로는 정부가 산학연을 지휘해 탄탄한 첨단 기술의 기반을 만든 다음 그 위에 몸집이 가벼운 천재를 풀어놓는 방식을 따랐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래서 딥시크 쇼크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앞으로 늘 일어날 일의 시작점이다. 제2의, 제3의 딥시크가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미국의 대중 제재로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안주했던 한국에 딥시크 쇼크가 뼈아픈 경고로 다가오는 이유다.

구글이 실행하고 입증한 조직 관리 비법
모닥불 타임
마틴 곤잘레스, 조시 옐린│ 김태훈 옮김 │김영사│ 2만3000원│432쪽│2월 10일 발행
한때 잘나갔던 기업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글 본사에서 조직 및 인재 개발을 책임졌던 저자들은 기업 실패의 원인이 제품이나 투자 문제에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한다. 대부분 인간관계 때문에 망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조직 내 인간관계 문제를 해결하는 워크숍 방식 ‘모닥불 타임’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트럼프 2.0 시대, 한반도의 운명은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김동기│해냄│ 1만9800원│264쪽│2월 17일 발행
“나는 김정은과도 잘 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 9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취임 전부터 북한과 관계를 다질 준비를 했던 그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다. 저자는 한국이 이런 트럼프의 의도를 잘 파악한다면 미국, 중국, 북한과 외교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격변하는 시대의 리스크와 투자 기회
시장은 알고 있다
로런스 맥도널드, 제임스 패트릭 로빈슨│이경남 옮김 │ 생각의힘│2만5000원│336쪽│ 2월 14일 발행
거시경제 전문가인 저자들이 찰리 멍거, 데이비드 아인혼, 데이비드 테퍼 등 전설적 투자자 인터뷰와 각종 경제 데이터를 결합해 글로벌 경제의 미래를 생생하게 제시했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지금의 경제 현실을 돌파하려면, 이 책의 핵심인 위기를 감지하고 대응하는 능력, 즉 거시경제를 바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과거의 눈으로는 미래를 볼 수 없다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
윤종원│한국경제신문│ 2만5000원│352쪽│2월 28일 발행
대한민국 금융 시스템이 경제성장과 사회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금융이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과제와 해법을 제시한다. 금융정책과 현장을 모두 경험한 경제 관료 출신 저자의 통찰을 바탕으로, 금융의 거시적·미시적 역할과 현실의 문제점,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금융 협력 등의 주제를 다뤘다.

진짜 백석을 찾아 떠나는 다큐멘터리 장편소설
백석의 불시착 1, 2
홍찬선│스타북스│ 1만7000원│276쪽│2월 15일 발행
지금까지 우리는 백석을 잘못 알고 있었다. 백석은 김영한이라는 기생과 깊이 사귀거나 동거한 적이 없고, 그녀에게 ‘자야’라는 호를 지어주지도 않았다. 시인이자 신문기자 출신인 저자가 백석의 꿈을 꾸고 2년 동안 백석이 살았던 곳을 답사하며 백석의 삶의 궤적을 쫓았다. 백석의 시가 어떤 배경에서 쓰였고, 어떤 뜻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

중국의 부상이 불안한 미국
중국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일곱 가지
톰 코튼│하퍼콜린스│34달러│224쪽│2월 18일 발행
공화당 소속 톰 코튼 미국 아칸소주 상원의원은 종종 ‘중국의 위협이 정말 그렇게 심각한가’라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그의 대답은 이렇다. “아니다.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미 상원 정보위원장인그가 미국 사회에 중국이 얼마나 깊숙이 침투해 있으며, 머지않아 미국과 대등해질 중국의 위협적인 군사력에 대해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