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롯데웰푸드는 2월 6일 인도 푸네에서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을 했다. 신공장은 롯데웰푸드가 2017년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 증설한 생산 시설이다. 신동빈(왼쪽) 롯데 회장이 신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 신 회장(오른쪽)이 신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3 같은 날 인도 푸네시 롯데웰푸드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에서 신 회장(오른쪽)과 만난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4 같은 날 신공장 준공식에서 신 회장(오른쪽)과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 /사진 롯데지주
1 롯데웰푸드는 2월 6일 인도 푸네에서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을 했다. 신공장은 롯데웰푸드가 2017년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 증설한 생산 시설이다. 신동빈(왼쪽) 롯데 회장이 신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 신 회장(오른쪽)이 신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3 같은 날 인도 푸네시 롯데웰푸드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에서 신 회장(오른쪽)과 만난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4 같은 날 신공장 준공식에서 신 회장(오른쪽)과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 /사진 롯데지주

올해 2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웰푸드 인도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신공장은 롯데웰푸드가 2017년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 증설한 생산 시설이다. 

2004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롯데웰푸드는 이번 빙과 신공장 가동에 이어, 하반기 현지에 초코파이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빼빼로의 첫 해외 생산 기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신 회장이 인도 시장을 직접 챙긴 이유는 소비 위축으로 국내 사업이 정체된 가운데, 인도 법인의 성과가 두드러져서다. 인도는 인구 14억 명의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제과 시장 규모가 국내의 네 배가 넘는 17조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 롯데웰푸드의 인도 매출은 약 2900억원이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인도 법인 매출을 전년 대비 15% 늘리는 데 이어 2030년까지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제과 업계뿐만 아니다. 인도는 미·중 관세 전쟁의 수혜국으로 불리며 전 세계 유통 업체의 생산 기지이자, 소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인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4%를 기록했다. 글로벌 평균 성장세가 3% 초반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중산층 인구↑…럭셔리·패션 新시장 부상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는 중산층 인구수가 급증하고 있어 럭셔리 및 패션 소비 시장으로서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의 중산층은 4억3000만 명으로, 미국과 서유럽 중산층을 합친 수보다 많다. 또 자산 3000만달러(약 436억원) 이상을 가진 초고액 자산가는 2023년 1만3000명에서 2028년 2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층이 많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인도 인구의 중위 연령은 27.9세로 젊고, 인구 절반이 30세 미만이다. 이에 따라 인도 경제 수도로 불리는 뭄바이 중심지에는 명품 브랜드 상권이 형성되고있다. 2023년 문을 연 럭셔리 쇼핑몰 지오월드플라자에는 루이비통, 구찌, 디올, 까르띠에 등 66개의 글로벌 명품이 입점했다. 프랑스 백화점 갤러리라파예트도 뭄바이와 델리에 백화점을 열 예정이다.

명품 및 패션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산하의 귀금속 브랜드 불가리는 인도 내 매장을 현재 6개 도시 12개에서, 12개 이상 도시에 2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프랑스 종합 스포츠 브랜드 데카트론은 인도 내 매장 수를 110개에서 190개로 늘리고, 향후 5년간 인도 시장에 1억1100만달러(약 1613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맥킨지앤드컴퍼니는 인도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계획 중인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2025년 24개로 2023년(4개)의 여섯 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 올해 인도의 비(非)럭셔리 판매 증가율을 전년 대비 12~17%, 럭셔리 판매 증가율을 15~20%로 내다봤다.

국내 업체도 인도 진출 속도

국내 업체도 인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OEM) 의류 업체 영원무역은 인도를 방글라데시, 중국, 베트남, 엘살바도르에 이은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낙점하고, 1억2000만달러(약 1742억원)를 들여 인도 텔랑가나에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LF의 헤지스도 올해 중동과 함께 인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헤지스는 올해 연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아시아 진출 권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류 붐을 활용한 플랫폼 사업으로 성과를 내는 곳도 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마카롱’은 코스알엑스, 조선미녀 등 380여 개 K뷰티 브랜드와 1만8000여 개 상품을 인도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마카롱 운영사 블리몽키즈의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3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9% 증가했다.

미비한 유통 인프라·강한 규제는 걸림돌

다만 유통 인프라가 미비하고 규제가 강하다는 사실은 인도 진출의 장애물로 지목된다. 인도에선 외국 지분이 51% 이상인 글로벌 기업의 경우 제품에 사용되는 재료 30%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해야 한다. 이에 해외 기업은 현지 회사와 합작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다.

롯데웰푸드는 현지 제과 업체 패리스를 인수하며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도 현지 그룹과 합작으로 인도에 진출, 매장을 현재 450여 개에서 2028년까지 10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프랑스 갤러리라파예트도 인도 기업 아디타 비를라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강영훈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는 “인도에서도 한국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아마존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듯, 인도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온라인 유통 업체와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랄프로렌, H&M, 망고 등이 인도 최대 패션 플랫폼 ‘민트라(Myntra)’를 통해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민트라의 월 활성 이용자(MAU)는 6000만 명에 달하며, 주 이용자는 Z 세대(1997~2010년생)다. 

Plus Point

구광모·정의선도 인도行
관세 리스크 최소화, 성장 잠재력 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월 24일부터 나흘간 인도를 방문해 현지 연구개발(R&D)센터와 현지 생산 공장, 제품 판매 현장 등을 둘러봤다. 구 회장이 인도를 찾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LG그룹 회장이 인도를 방문한 것도 2004년 구본무 선대 회장 이후 21년 만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레드시어 리포트(Redseer Report)’에 따르면, LG전자는 2024년 상반기 기준 인도에서 세탁기, 냉장고, TV, 인버터 에어컨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였다. 구 회장은 직원에게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선 지금이 지속 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인도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 기업과 차별화 전략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광모 회장만이 아니다. 최근 1년 새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이 앞다퉈 인도를 찾았다. 

이재용 회장은 2024년 7월 현지 법인 직원에게 삼성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인도 시장 공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은 작년에만 두 번 인도를 찾아 인도를 글로벌 소형차 허브로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2024년 10월 인도를 방문해 현지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함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지에서 자본 조달까지 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 인도 법인이 2024년 10월 인도 증시에 상장한 데 이어 LG전자 인도 법인도 3월 13일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IPO(기업공개) 계획안을 승인받았다. 

재계 총수들이 인도를 주목하는 것은 인도의 성장 잠재력이 크고,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체 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인도는 인구수 세계 1위에 25세 미만 인구가 40%에 달한다. 

김은영 조선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