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 조직 구성원은 개인의 성장과 자아실현을 어느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와 동시에 일터가 제공해야 할 경제적 보상과 심리적 안정까지 높은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다. 오늘날, 구성원에게 동기를 주기 위해 리더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동기부여에 관한 고민은 과거부터 지속돼 왔다. 사람의 욕구를 6단계(생리·안전·소속감 및 애정·존중·자아실현, 자아 초월)로 구분하고, 각 욕구를 성취하기 위한 동기로부터 행동이 시작된다는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의 욕구 계층 이론(Hierarchy of Needs)은 널리 알려진 것이다.
또 개인의 흥미나 호기심 등 자발적 이유로 행동이 시작됐을 때 동기 수준이 가장 높고, 강제나 강요에 의해 행동하게 됐을 때는 동기 수준이 가장 낮다는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와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의 자기 결정성 이론(SDT·Self-de-termination theory)까지 동기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자기 결정성 이론은 구성원을 움직이고, 행동하게 하는 다양한 동기의 종류를 직접적 동기와 간접적 동기로 구분한다. ‘직접적 동기’는 업무와 연관성을 가지면서도 정체성이나 가치, 신념과 연결된 요소를 일컫는다. 예를 들면 가치 있는 일을 수행하면서 느끼는 ‘의미’, 노력하는 과정과 결과를 통해 느끼는 ‘성장’ 그리고 일하는 것 자체가 신나고 재밌는 ‘즐거움’이 있다.
반면, ‘간접적 동기’는 수행하는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떨어지지만, 누구나 언제든 느낄 수 있는 요소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하루하루가 똑같은 ‘타성’, 생계 수단으로 느끼는 ‘경제적 압박’ 그리고 성과에 대한 부담이나 압박에서 오는 ‘정서적 압박’이다.
그간 직접적 동기는 구성원으로 하여금 진심으로 원해(Want to do) 그 일을 하게 하는 고차원적 동기로, 간접적 동기는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만 하므로(Have to do) 하는 저차원적 동기로 정의됐다. 이 때문에 많은 리더는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위한 방안으로 직접적 동기를 높이고 간접적 동기를 낮추는 게 효과적이라는 인식을 해왔다. 그러나 기계적으로 직접적 동기를 높이고 간접적 동기를 낮추는 데만 집중하는 것만으로는 동기부여가 충분치 않다. 리더가 각 동기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적절히 활용해야만 효과적인 동기부여가 가능하다.
이에 직접적 동기와 더불어 단순히 낮춰야 하는 요소로 여겨졌던 간접적 동기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 상황에 따라 효과적으로 구성원에게 동기를 부여할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첫째, 구성원을 움직이는 동기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음을 이해하자. 유명한 프로야구 선수 이종범은 어린 시절 가난에서 탈출하고, 부모님에게 효도하자는 일념으로 야구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야구계 전설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경제적 여건 때문에 시작한 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인의 성장을 촉진하고 나아가 의미를 가져다주는 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반대로 매일 즐거움을 느끼며 해오던 일도 어느 순간 타성에 젖어 대하게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사람마다 다른 동기로 일을 시작하게 되고, 또 시간에 따라 경험하게 되는 동기가 변화한다는 것을 리더는 받아들여야 한다.
직접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던 구성원이 어느 날 간접적 동기로 일할 때도 이를 이해하고 다독이는 애정이 필요하며, 간접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구성원에게는 일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리더의 마음가짐이 동기부여의 바탕이 돼야만 한다.
둘째, 리더 먼저 자신의 동기를 정리하자. 조직 내 리더 대상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리더가 자신의 동기에 대한 성찰적 질문은 던지지 않은 채 구성원에게는 동기 성찰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느낀다.
직접적 동기 차원에서 자신과 팀이 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소비자에게는 어떤 가치를 주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성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리더가 되기 전 느꼈던 다양한 압박을 되돌아보며 이를 스스로 어떻게 극복했는지 되새겨 현재 구성원이 혹시나 경험하고 있을 어려움에 대해서도 한층 깊이 공감 해봐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이다.
셋째, 간접적 동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자. 누구나 일을 통해 성장하고, 의미를 느끼고, 즐거울 수만은 없다.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사명감이 있는 공무원도 매일 반복되는 업무는 항상 의미 있을 수 없고, 타성에 젖기 쉽다. 또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야 하는 디자이너도 어쩌면 과거 성공 경험에 기반해 비슷하게 일하면서도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압박에 노출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가 아무리 일을 통한 즐거움이나 의미, 성장을 이야기한들 구성원의 귀에는 그저 ‘듣기 좋은 교과서 속 말’일 뿐이다.
그 때문에 리더는 직접적 동기와 더불어 간접적 동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구성원의 간접적 동기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활동에 나서야 한다. 간접적 동기는 단시간 성과를 촉진하는 긍정적 영향도 주지만, 지속될 경우 구성원에게 지나친 압박감과 타성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쉽다.
리더는 구성원과의 공식적인 일대일(1 on 1) 면담은 물론 점심시간에 나누는 대화나차담(茶談) 속 수다 같은 비공식 대화를 통해 그들이 업무 수행에 지나친 부담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타성에 빠지기 쉬운 심리 상태는 아닌지, 최근 동료와 관계는 문제가 없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시도를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은 스스로가 보살핌을 받는 존재라고 여길 것이며, 리더는 그들이 느끼는 잠재적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조치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구성원의 간접적 동기 수준을 확인하려는, 작지만 꾸준한 노력이 바탕이 돼야만 직접적 동기라는 씨앗이 구성원의 마음속에 싹틀 수 있음을 기억하자.
구성원의 마음속에 동기라는 불꽃을 일으키고 싶은가. 양손에 아무런 의미 없는 돌멩이를 쥐고 부딪쳐봐도 불꽃은 일어나지 않는다. 철과 석영이라는 성분을 가진 두 돌멩이가 만나야만 불꽃이 이는 이치처럼 한 손에는 직접적 동기를, 나머지 한 손에는 간접적 동기를 쥐고 부딪쳐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