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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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파견된 구조대원들이 3월 31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임신 중인 생존자를 옮기고 있다(큰 사진). 앞서 3월 28일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에서 규모 7.7 강진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진앙과 비교적 가까운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 등이 큰 피해를 입었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최소 2886명이라고 4월 2일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진 발생 후 72시간 이내를 뜻하는 ‘구조 골든 타임’이 지난 데다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인해 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 DVB는 4월 1일 기준 사망자가 3756명에 달한다고 자체 집계했다. 4월 2일 새벽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는 26세 청년 나잉 린 툰이 매몰 108시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통상적인 골든 타임을 넘겼지만, 린 툰은 의식을 잃지 않았다. 당시 구조대는 내시경 카메라를 통해 붕괴된 호텔 잔해 속의 린 툰을 발견했고, 드릴로 바닥에 구멍을 내 진입로를 확보했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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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내전을 겪던 미얀마는 이번 지진으로 충격이 가중됐다.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사진 1) 최고사령관은 2021년 2월 1일 쿠데타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권을 몰아냈다. 이후 군부는 반대 진영을 폭력으로 진압했고 저항 세력이 무장투쟁에 나서면서 내전으로 치달았다.

미얀마 정부군은 3월 28일 강진이 강타한 이후에도 반군을 상대로 세 차례 공습을 실시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미얀마 군사정부는 4월 2일 3주간 일시 휴전을 선포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미얀마의 인도적 위기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고 의료품과 침구 등 물자를 지원하고 있다. 바바르 발로치 UNHCR 대변인은 “가장 시급한 건 피난처와 구호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필요한 구호품 물량을 계속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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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강진 여파로 1000㎞ 이상 떨어진 방콕에서 공사 중인 30층 높이 빌딩이 무너지는 등 태국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사진 2). 이와 관련해 해당 건물이 먼지 폭풍을 일으키며 종잇장처럼 한순간에 와르르 붕괴하는 모습과 방콕 곳곳의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놀란 주민들이 길거리로 뛰쳐나오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급속히 퍼지기도 했다. 이번 지진으로 태국에서는 20명이 숨졌으며, 74명이 실종 상태다.

이용성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