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자녀 수에 따라 우대금리 혜택을 강화하는 등 저출생 극복을 위한 상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최대 10%까지 높은 금리를 받을 수도 있고 대출금리도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등 다양한 상품을 확대하는 중이다. 올해부터는 결혼·출산과 관련된 금융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가 문을 열어 상품을 한눈에 볼 수도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예·적금 상품이 가장 인기…2자녀 이상이면 대출금리 우대도

은행연합회는 소비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은행권의 저출생 극복 상품을 비교하고 검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저출생 극복 상품 공시 사이트’를 올해 1월부터 운영 중이다. 현재 공시 사이트에는 총 27개의 상품이 등록돼 있다. 은행연합회는 1월 개설 이후 참여 은행 및 상품을 지속해서 확대 중이다.

임산부가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상품은 수신 관련 상품으로, 예·적금이 가장 인기다. 최근 신한은행은 연 최고 8%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다둥이 상생 적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가입 기간 중 결혼, 임신(난임), 출산을 한 고객 또는 다자녀(2자녀 이상) 고객 등 저출생 극복에 이바지한 이들에게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가입 기간은 12개월이며 월 최대 3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다. 금리는 기본 금리 연 2.5%에 우대금리는 최대 연 5.5%포인트까지 가능하다.

최고 1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적금 상품도 있다. KB국민은행의 ‘KB아이사랑적금’ 은 임신확인서를 제출하면 연 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KB스타클럽 등록 가족 중 만 18세 이하 자녀 수에 따라 최고 연 4%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하고 국민은행 입출금 통장으로 아동수당 수령 등 요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10.0%가 제공된다.

IBK기업은행의 ‘IBK부모급여우대적금’도 연 6.5%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계약 기간은 1년이며 납부 한도는 월 50만원 이내다.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부모 급여 또는 아동수당을 6개월 이상 입금받아야 한다. 토스뱅크가 내놓은 ‘아이적금’은 토스뱅크의 ‘아이통장’을 보유한 고객에게 최고 연 5.3% 금리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의 ‘NH아동수당우대적금’도 아동수당 수령, 형제자매 가입 등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6.4%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 최고 금리가 연 5% 이상으로, 최근 연 3%대 예·적금 금리 상품도 자취를 감추는 상황에서 찾아보기 힘든 금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2.4~2.9% 수준이다.

대출금리로도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앞으로는 2자녀 이상 가구도 다자녀로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관련 상품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저출생 문제 대응을 위해 4월 1일부터 2자녀 이상 가구도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때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우선 기존 3자녀 가구부터 주던 우대금리(0.7%포인트)를, 2자녀부터도 최대 0.5%포인트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2자녀 가구에 대한 우대금리는 없었다. 1·2자녀 가구에 대한 보금자리론 소득 요건을 1000만원씩 완화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여신 상품도 다양하다. 신한은행은 연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서민 고객이 받을 수 있는 ‘새희망홀씨’ 대출 상품에 대해 다자녀 가구 조건 충족 시 우대금리를 지원한다. 만 19세 미만 자녀가 세 명이면 금리를 연 0.2%포인트 더 낮게 적용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도 ‘NH새희망홀씨Ⅱ’ 대출 상품에 대해 3인 이상 다자녀 대상으로 0.2%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고, 하나은행은 ‘다둥이전세론’ 상품에 대해 미성년 자녀 두 명 이상 부양 중인 가구주를 대상으로 전세 자금 대출금리 0.15%포인트를 추가로 감면받을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자녀 기준이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되는 등 기준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도 그에 맞춘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부터 관련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도 생긴 만큼 은행이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각 사
자료=각 사

이미지 크게 보기

아이 양육 중이면…고금리 받을 수 있는 저축은행 상품 주목

저축은행에서도 비슷한 상품이 나와 눈길을 끈다. 특히 저축은행은 아이를 양육하는 조건만 충족되면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많다.

저축은행 상품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건 웰컴저축은행의 ‘웰컴 아이사랑 정기적금’이다. 가입 조건은 만 16세 이하 어린이 혹은 부모로, 만 16세 이하의 가구원 수에따라 최대 연 7%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한 명은 3.0%포인트, 두 명은 4.0%포인트, 세 명 이상부터는 7.0%포인트가 각각 적용된다. 가입 기간은 1년부터 최대 3년까지로, 납부 금액은 월 10만원까지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애(愛)랑해적금’은 최고 연 8.0% 금리를 제공한다. 임신, 출산, 자녀 양육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3.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입출금 통장 월 평잔 실적 조건을 달성할 경우 1.5%포인트의 추가 우대금리도 받을 수 있다. 가입 기간은 1년으로 월 30만원까지 납부 가능하다.

고려저축은행의 ‘자녀와 행복PLUS 정기적금’은 영업점 창구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최고 연 5.5% 금리를 제공하며, 만 18세 이하 청소년 본인 혹은 자녀를 둔 부모가 가입할 수 있다. 우대금리 조건은 ‘자녀와 행복 PLUS계좌’를 유지하고, 6회 이상 입출금 통장 자동이체로 납부 등만 충족하면 된다. 부림저축은행의 아이사랑 정기적금도 영업점 전용 상품으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가입할 경우 우대금리를 지급해 최고 연 4.1%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저축은행 업계는 저출생 위기 대응을 위한 우대 금융 상품을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3월 저축은행중앙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저출생 위기 공동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저출생 대응 금융 상품 취급 활성화, 저축은행 업계 가족 친화적 기업 문화 확산, 출산 및 육아 지원을 위한 사회 공헌 활동 확대 등 공동 과제를 발굴·추진하기로 했다. 해당 금융 상품은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오은선 조선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