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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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수술을 받은 후 한동안 괜찮았다가 또다시 아파졌어요.”

병원을 찾는 환자 대다수가 겪는 사례다.허리 디스크는 수술 후에도 통증이 반복될 수 있다. 실제로 허리 디스크 수술 후 2~3년 내 재발률은 10~30%에 달한다. 

허리 디스크라 불리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제자리에서 벗어나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 저림, 당김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단순한 사고보다는 잘못된 자세와 퇴행성 변화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 탄력은 떨어지고, 반복적인 압력을 받을수록 손상 위험이 커진다.

수술은 일시적인 통증 완화에는 효과적이지만, 척추의 구조적 불안정성이나 생활 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디스크는 다시 손상될 수 있다. 디스크가 재발하면 같은 부위 디스크가 다시 탈출하거나, 인접한 디스크에 새로운 병변이 생기기도 한다.

디스크 재발을 부르는 세 가지 주요 요인이 있다. 첫 번째는 척추 주변 근육, 특히 코어 근육이 약한 것이다. 이들 근육이 약할수록 척추를 지탱해 주는 힘이 약해서 디스크가 쉽게 다시 탈출한다. 그래서 디스크 수술이후에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한 근육 강화 운동이 필요하다. 

두 번째 잘못된 자세와 반복되는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굴곡 동작이다. 장시간 앉아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드는 생활은 디스크에 과도한 압력을 준다. 특히 바닥 생활을 많이 하는 환경에서는 허리를 굽히는 동작이 많아 디스크 손상 위험이 더욱 커진다. 

세 번째는 흡연과 비만이다.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은 디스크의 혈류를 감소시켜 회복을 방해하고, 과체중은 척추에 지속적인 부담을 준다. 이 두 가지는 디스크 퇴행을 가속화하는 대표적인 위험 요소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른 수술 방법도 나왔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UBE)이다. 절개 부위가 1㎝ 이하로 작고, 피부와 근육 손상이 적기 때문에 회복 속도가 빠르다. 기존의 미세 현미경 수술이나 단일 포털 내시경보다도 정교하게 병변에 접근할 수 있어, 신경 주변 구조물 보존에도 유리하다. 출혈, 감염, 신경 손상 같은 합병증 발생률도 낮고, 절개 자국이 거의 없어 젊은 환자나 여성 환자에게 선호도가 높다. 단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수술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디스크 상태와 위치에 따라 단방향 내시경이나 미세 현미경 수술이 더 적합한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디스크 수술은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통증이 사라졌다고 ‘완치’로 착각하지 않는 것이다.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신경외과 원장 / 현 고려대 의과대 외래교수, 현 대한신경외과학회 정회원, 현 대한스포츠의학회 정회원, 전 서울척병원 전임의, 전 의정부 서울척병원 진료과장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신경외과 원장 / 현 고려대 의과대 외래교수, 현 대한신경외과학회 정회원, 현 대한스포츠의학회 정회원, 전 서울척병원 전임의, 전 의정부 서울척병원 진료과장

디스크는 한 번 손상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운 소모성 조직이다. 반복된 손상은 주변 조직의 약화를 부르고,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디스크 재발을 막기 위한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우선 디스크 수술 후에도 규칙적인 재활 운동과 자세 교정이 필요하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체중 관리와 금연은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또한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의자, 생활환경을 점검해야 한다.

이처럼 허리 디스크는 수술이 끝이 아니다. 통증을 멈추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재발을 막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꾸준한 관리와 올바른 습관이 진짜 치료다. 허리 건강, 지금부터 실천하자!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신경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