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은 3월 28일(현지시각)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RLT·Radioligand therapy)인 ‘플루빅토(루테튬 비피보타이드테트라세탄)’를 전립선 특이 막항원(PSMA) 양성 전이성·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CRPC)에 대한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플루빅토는 지난 2022년 항암 화학요법 이후 사용토록 승인됐지만, 이번에 화학요법 이전에 투여할 수 있게 적응증이 확대됐다. 이로 인해 플루빅토를 사용할 수 있는 환자 수는 세 배로 늘어났다.
최근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는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주변 건강한 세포를 피해 암세포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표적 치료가 대세로 떠올랐다. 그중 하나가 암세포에만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전달해 치료하는 RLT다.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암세포에 달라붙는 항체에 약물을 결합해 전달하는 원리라면, RLT는 암세포에 결합하는 물질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여 리간드(표적물질)로 암세포의 위치를 찾고 동시에 방사선을 전달하는 이중 효과를 제공한다.
현재 전 세계 RLT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은 노바티스다. 플루빅토는 출시 1년 만인 2023년 연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하며 방사성 의약품 최초의 블록버스터가 됐다. 2024년에는 13억9200달러를 기록했다.
이 약은 루테튬 방사성 동위원소가 전립선암에서 나타나는 단백질과 결합해 암세포에만 방사선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기존 치료보다 무진행 생존 기간(암의 진행이나 전이 없이 생존한 기간)을 두 배 이상 늘렸고 사망 위험도 38% 줄였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8월부터 처방되고 있지만, 아직 급여가 되지 않아 회당 수천만원에 이른다.
주디스 러브 노바티스 아시아·태평양, 중동 및 아프리카(APMA) 총괄사장은 “RLT는 암세포에 방사선을 정밀하게 전달해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다양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며 “이를 널리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의료진 교육과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러브 총괄사장과 일문일답.
최근 글로벌 항암제 시장 동향은 어떠한가.
“최근 다양한 암 발생률이 증가하면서 제약사는 신약을 출시하고 기존 약물에 대한 적응증(특정 치료나 약물이 치료할 수 있는 암의 종류나 상태)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현재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FDA는 2025년 항암 신약 74개를 승인할 예정이다.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제가 속속 등장하며 앞으로도 항암제 시장은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노바티스가 글로벌 제약사로서 선두에 선 비결은 무엇인가.
“연구개발(R&D) 인력에 집중투자한다는 데 있다. 노바티스 R&D 인력은 약 1만 8000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약 20% 이상에 해당한다. 또한 모르포시스(MorphoSys AG)와 마리아나 온콜로지(Mariana Oncology), 엔도사이트(Endocyte Inc) 등 항암 치료제 분야의 여러 기업을 인수합병하며 R&D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노바티스가 지금까지 상용화한 항암제는 모두 몇 종인가.
“미국 시장 기준 약 27개 품목을 이미 상용화했다. 최근엔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표적 치료제와 항암 화학요법제, 면역 항암제, 호르몬제제 등 다양한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유방암 등 고형암과 만성골수백혈병 등 혈액암 분야에서 다수의 핵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3차 및 4차 후기 치료 단계에서 효과가 확인된 기존 치료법을 이보다 앞선 차수로 확장해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특히 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플랫폼인 RLT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다. 이 약물은 암세포에 직접 방사선을 전달해 암을 치료하도록 설계됐다. 즉 표적물질로 종양 위치를 식별하는 동시에 방사선으로 종양을 제거한다. 우리는 이 RLT의 치료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치료제 접근 경로를 모색하고, 글로벌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제조 시설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는 키메라항원수용체 T (CAR-T)세포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환자의 T세포를 수정해 암세포를 더 효과적으로 표적화하는 기술이다. 이런 혁신 치료제는 다양한 암종에 적용 가능하며, 기존 치료법보다 개인 맞춤형으로 치료 효과도 훨씬 크다.”
RLT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암치료는 치료제 개발뿐 아니라 환자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기존 항암 화학요법제가 유발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 난제다. 이들 약은 암세포뿐 아니라 주변 건강한 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RLT는 암세포에 방사선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주변의 건강한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주는 혁신적인 치료법이다. 다양한 방사성 동위원소와 리간드를 블록을 조립하듯 결합해 여러 유형의 암을 진단, 모니터링 및 치료할 수 있다. 이 블록은 교환 가능해 암세포를 정밀하게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 여러 종양 유형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RLT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노바티스는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한 RLT 치료 옵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혁신 신약은 암 치료에 있어 중요한진전을 이루며, 훨씬 효과적이고 표적화된 치료제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다. 환자의 치료 성과와 생존율 개선에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RLT 같은 혁신 신약이 상용화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교육과 인식 제고가 필수적이다. 노바티스는 의료진에게 RLT와 세포 치료의 과학적 기초에 대해 교육함으로써 이들 치료법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의료진에게 최신 치료법과 적응증, 치료 효과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옵션을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환자가 이러한 치료의 이점과 안전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신중한 의사 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한다. 환자는 본인의 치료 옵션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의료진과 충분히 소통해 최적의 치료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종류의 정책 지원과 투자가 필요한가.
“RLT 같은 혁신 신약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의료 시스템 내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가 있다. 급여 정책뿐만 아니라 의료진 교육, 양전자 방사 단층촬영법(PET) 이용 보장 등이다. 정책, 규정, 임상 지침의 표준화가 불필요한 장벽을 줄이고, RLT 및 미래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글로벌한 시각에서는 환자에게 실질적인 치료 가치를 제공하고 접근성을 확대하는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여전히 적절한 의료 서비스와 의약품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고령화, 빈곤, 불평등 같은 인구·사회·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제한적인 의료 인프라, 숙련된 의료 인력 부족, 의료 및 약제 비용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이해 관계자 간 협력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통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접근이 필요하다.”
노바티스는 글로벌 제약사로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
“노바티스는 혁신적인 치료제가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항암제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견고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보건 의료 시스템 내에서 의료 전문가, 정책 결정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환자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협력해, 연구·혁신·신기술과 치료법 도입을 촉진하는 정책 환경을 함께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노바티스는 치료가 절실한 환자가 신속하게 치료에 접근하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우리의 연구개발 및 치료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동시에, 의료 현장에서 다양한 니즈와 통찰도 얻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