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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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당시 우리 동네 어선은 대부분 목선이었다. 목선은 나무를 이어 만든 배라 나무와 나무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올 수 있다. 그래서 선박 바닥에 물이 고이면 수시로 퍼줘야 한다. 어릴 적 아버지는 “부두에 있는 우리 어선에 가서 펌프질해 고인 물을 빼내라”고 하셨다. 원통형 피스톤에 물을 한 바가지 넣고 상하로 된 손잡이를 힘껏 당기면 고인 물이 어선 밖으로 나온다. 주기적으로 이런 작업을 했다. 상선에서는 이를 ‘빌지(bilge)’라고 부른다. 펌프라는 기관을 이용해 외부로 배출하는 작업이다. 선창 청소를 하면서도 고인 물이 생기는데, 어릴 적 뱃전에서 형과 같이 펌프질하던 때가 생각났다.
김인현 고려대법학 전문대학원 명예 교수·선장- 한국해양대 항해학, 고려대
법학 학·석·박사, 전 일본 산코기센 항해사·선장
김인현 고려대법학 전문대학원 명예 교수·선장- 한국해양대 항해학, 고려대 법학 학·석·박사, 전 일본 산코기센 항해사·선장

우리 배가 오징어 잡이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선주인 아버지가 선원에게 보수를 나눠주는 방식이 재밌다. 오징어는 밝은 불빛을 보고 달려들고 이때 낚싯줄에 걸린다. 배에는 선수(앞)와 선미(뒤)가 있고 중앙이 있다. 오징어 잡이 조명은 보통 중앙에 높게 설치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징어는 불빛이 더 밝은 배 중앙으로 몰려든다. 선미와 선수에는 아무래도 오징어가 많이 몰리지 않는다. 선장이 배 중앙에 있고 직급이 낮을수록 선미와 선수에 배치된다. 그래서 오징어를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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