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한 상점에 전시된 스튜디오 지브리 예술 작품들. / 사진 셔터스톡
일본 도쿄 한 상점에 전시된 스튜디오 지브리 예술 작품들. / 사진 셔터스톡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한국에서 개봉한 것은 2002년이다. 당시 우리 부부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이었던 아들과 딸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영화를 함께 본 기억이 난다. 나는 어딘가에 기고할 이 영화 리뷰 작성을 놓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동화 혹은 민담 성격을 띤 이 영화의 주제, 심리학적 의미와 상징을 파악하는 데 골몰하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알 리 없는 아들과 딸은 순수한 어린이 감성 그대로 판타지 성격의 이 영화에 흠뻑 빠져들고 있었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부모님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영화에 몰입했다는 것이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아하, 우리 아이들은 자신들 상상 속의 친구들이 영화에 나올 때, 그들을 어린이 본연의 동심(童心)으로 자연스레 받아들이는구나.’ 또 ‘부모님의 마음속에도 아이들과 유사하게 자연스레 상상력을 동원해서 판타지 자체에 몰입하게 만드는 또 다른 동심의 원천인 ‘내적인 아이(inner child)’가 살아 있구나.’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내가 한글 자막도 없는 도쿄의 한 영화관에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나는 형언하기 힘든 영상미학의 극치에 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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