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조시대 양(梁)나라에 왕씨(王氏) 열녀가 있었다. 그녀는 남편 위경유(衛敬瑜)를 열여섯의 꽃다운 나이에 잃고 과부가 됐다. 친정 가족이 재가하라고 핍박했지만, 끝까지 수절했다. 그녀의 집 처마 밑에는 한 쌍의 제비가 집을 지어 놓고 아침에 날아갔다가 저녁에 날아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에 한 마리만 돌아왔다. 가엽게 여긴 왕씨는 그 다리에 실을 묶어 표시해 두고 다음 해에도 다시 오기를 기다렸다. 과연 그 제비는 다리에 실이 묶인 채로 다시 왔다. 감동한 왕씨는 시를 지어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을 나타냈다. “지난해에 짝 없이 가더니, 올봄에 여전히 홀로 돌아왔구나. 옛사람 은혜가 그리도 소중해, 차마 다시 둘이서 날지 못하네(昔年無偶去, 今春猶獨歸. 故人恩旣重, 不忍復雙飛).”
이 시는 ‘고연시(孤燕詩)’라는 제목으로 후대에 전해진다. 여기서 ‘고인(故人)’은 먼저 간 자신의 남편을 그리워하는 표현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 애절한 사연은 ‘남사(南史)’의 ‘효의전(孝義傳)’에 실려 있다. 그 뒤 이야기는 당의 이공좌(李公佐)에 의해 ‘연녀분기(燕女墳記)’로 부연(敷衍)됐다. 주인공은 기생 출신으로서 양가의 아낙이 된 요옥경(姚玉京)으로 바뀌..
이코노미조선 멤버십 기사입니다
커버스토리를 제외한 모든 이코노미조선 기사는
발행일자 기준 차주 월요일 낮 12시에
무료로 공개됩니다.
발행일자 기준 차주 월요일 낮 12시에
무료로 공개됩니다.
멤버십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