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딜로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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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생성 AI(Generative AI) 도입에 성별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생성 AI에 대한 신뢰도가 낮았다. 여성은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 등 생성 AI의 보안 침해에 대한 우려가 남성보다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딜로이트가 지난 2년 간(2023~2024년)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성 AI 활용을 조사한 결과, 2023년 생성 AI를 프로젝트나 업무를 위해 사용한다는 비율은 여성(11%)이 남성(20%)의 절반가량에 그쳤다. 2024년 조사에서 전반적인 생성 AI 사용 비율은 두 배 이상 뛰었으나, 여성(33%)과 남성(44%) 간 격차는 여전했다.

하지만 여성의 생성 AI 사용 증가 속도는 남성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2024년 생성 AI를 실질적인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여성 비율이 세 배 늘어, 남성의 증가 배율(2.2배)을 초월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5년 말에는 여성의 생성 AI 사용 비율이 남성 생성 AI 비율을 완전히 따라잡거나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무용으로 AI 사용하는 성별, 남성이 앞서

생성 AI 활용의 성별 격차가 좁혀지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그렇다고 여성이 일상 업무에 생성 AI를 남성만큼 많이 사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딜로이트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생성 AI 사용자 중 하루에 한 번 이상 생성 AI를 사용한다는 비율은 여성이 34%로, 남성(43%)보다 여전히 낮았다. 

질리언 크로선 딜로이트 글로벌 첨단 기술 산업 리더 - 영국 스트라스클라이드대 정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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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업무용으로 생성 AI를 사용한다는 응답자 중 생성 AI로 생산성이 대폭 개선됐다는 비율도 여성이 41%로, 남성(61%)보다 낮았다. 테크 기업과 생성 AI 도입으로 효과를 얻으려는 기업은 이러한 성별 격차를 유념하고, 여성의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성별 격차가 나타나는 일부 원인은 신뢰에 대한 인식에 큰 간극이 있기 때문이다. 생성 AI에 대한 여성의 인식이 ‘기술에 대한 익숙함’에서 ‘실제 실험적으로 사용해볼 수 있다’로 옮겨가면서, 불확실성과 불안· 공포·혼란 등 부정적 감정은 줄고 감탄·흥분·놀라움·신뢰 등 긍정적 감정은 증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험적으로 사용하거나 업무에 실제 활용하는 경우, 여성은 남성보다 생성 AI에 대한 신뢰가 낮았고 불확실성의 감정은 여전히 더 높았다. 생성 AI를 사용한다는 응답자 중 생성 AI 기업이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라는 데 ‘높은 신뢰’ 또는 ‘매우 높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여성이 18%에 그쳐 남성(31%)보다 매우 낮게 나타났다.

신뢰 격차는 생성 AI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전반적인 테크 서비스 및 상호작용에서도 나타난다. 딜로이트의 2024년 조사 결과, 온라인 서비스로 얻는 이점이 개인정보 보호 침해 우려를 상쇄할 만큼 많다는 여성의 비율이 54%로, 2023년(46%)보다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62%)보다 낮았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은 개인정보의 활용 및 보호 방식에 대해 남성보다 우려가 크고 이로 인해 민감한 건강 및 피트니스 정보 등 개인정보를 공유할 의향도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보안 침해나 데이터 남용의 잠재적 피해를 남성보다 심각하게 인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의 신뢰와 관련해 성별 격차가 지속됨에 따라, 다양한 생성 AI 경험에 대한 관심에서도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생성 AI에 대한 여성의 상대적 신뢰 부족은 관련 제품의 구매 위축으로 이어진다. 딜로이트 조사 결과, 여행·쇼핑·피트니스·식단 등 덜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조차 생성 AI와 소통하는 것에 여성이 남성보다 관심이 적은 편으로 나타났는데, 개인 재정, 인간관계, 신체 건강·정신 건강 등 더욱 민감한 주제에 대해 소통하는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관심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소비자 절반 이상, AI 기능 추가에도 기기 업그레이드 無

생성 AI 활용에 대한 신뢰는 성별로 나뉘어 새로운 생성 AI 기술의 구매 양상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이제 테크 기업은 AI 칩을 탑재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요약하고 사진·영상을 생성하고 타 언어 간 즉시 번역도 해내는 임베디드 AI 노트북과 태블릿 PC,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딜로이트 조사 결과, AI 기능이 추가되는 것이 기기 업그레이드 계획에 영향을 미친다는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낮았다. 구체적으로, 임베디드 AI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계획보다 빨리 기기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는 남성은 43%에 달했지만, 여성은 32%에 그쳤다. 반대로 임베디드 AI 스마트폰 출시에도 기기 업그레이드 계획을 전혀 바꾸지 않겠다는 비율은 여성이 58%로, 남성(50%)보다 높게 나타났다. 임베디드 AI 노트북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업그레이드 계획을 앞당길 것이라는 여성은 28%에 불과해 남성(41%)보다 낮았다. 

소비지출의 약 85%(추정치)를 여성이 결정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테크 기업은 AI 기기 업그레이드에 대해 여성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남성에게 편중된 AI 부문 인력 구조, AI 모델의 편향성 심화 리스크는 테크 부문 종사자 중에서는 생성 AI에 대한 신뢰에 성별 격차가 나타나지 않았다. 남녀 모두 비테크 부문 종사자보다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생성 AI 기업이 자신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라 ‘매우 신뢰한다’ 또는 ‘극히 신뢰한다’ 고 답한 비율이 남녀 모두 40%를 넘었다. 

또한 온라인 서비스로 얻는 이점이 개인정보 보호 침해 우려를 상쇄한다는 비율이 남녀 모두 75%였다. 비테크 부문 여성 종사자(54%), 비테크 부문 남성 종사자(60%)를 훨씬 웃돌았다. 테크 부문 종사 여성은 비테크 부문 종사 근로자보다 생성 AI의 메커니즘을 더욱 잘 이해하고 이미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에, 불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생성 AI로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더욱 초점을 맞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테크 부문 종사 여성은 대부분 소속 회사가 생성 AI 활용을 장려(84%)하거나 교육을 제공(72%)한다고 답해, 비테크 부문 종사 여성(각각 55%·45%)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테크 부문에 종사하는 여성은 이처럼 생성 AI 활용과 인식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지만, AI 산업 종사자의 성별 격차는 여전하다. AI 인력 중 여성 비율은 약 30%에 그쳐, STEM (과학·기술·공학·수학) 부문 여성 비율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AI 부문 인력의 성별 격차는 다양한 영역에서 AI 시스템을 개발 및 배치할 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AI 인력의 성별 격차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AI 모델의 성별 편향성이 영구화될 수 있다는 위험이다. 범산업적으로 AI 시스템의 최대 44%가 성별 편향성을 보이고 있어 실제로 여성을 한층 비주류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예컨대 AI 모델의 성별 편향성은 채용 방식에 편향성을 초래하거나, 여성의 헬스케어 품질을 저하할 수 있다. 

또한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AI 모델의 편향성은 직원과 고객의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양성평등을 달성하고 사회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AI 산업에 더 많은 여성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질리언 크로선 딜로이트 글로벌 첨단 기술 산업 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