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시대의 행동경제학
결정력 수업
캐스 선스타인│신솔잎 옮김│윌북│1만9800원│320쪽│4월 10일 발행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인간 판사보다 더 공정하고 현명한가?” 이 질문에 캐스 선스타인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이렇게 답한다. “그렇다. 우리를 지배하는 인지 편향의 폐해를 알고리즘으로 극복할 수 있다.”
‘결정력 수업’은 우리가 일상에서 내리는 크고 작은 결정이란 무엇이며, 어떤 결정법이 합리적이고, 사람이 어떠한 함정과 모순에 빠지는지를 두루 살핀다. 베스트셀러 ‘넛지’와 ‘노이즈’의 공저자인 선스타인 교수의 신간이다.
삶이 180도 바뀔지도 모를 중대한 기로에 섰을 때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무엇을 물어야 하는가. 아는 것이 힘인가, 모르는 것이 약인가. 정치적 신념은 왜 이토록 극단으로 치닫는가. 그리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인간은 알고리즘을 따라야 하는가’라는 다양한 질문을 깊고 넓게 탐구한다.
이 책은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부담이크다는 등의 이유로 의사 결정 상황에 발을 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을 위한 ‘이차적 결정(second-order decisions·결정에 관한 결정)’ 전략을 가르쳐준다. 예를 들어 ‘규칙’을 세우는 것이 이차적 결정 사례다. 정보가 부족할 경우 의사, 변호사 등 전문가에게 판단을 위임하는 것도 이차적 결정이다. 언제 어떤 결정 전략을 짜야 가장 바람직한가? 이 책의 핵심이자 차별점은 단순히 경제학의 비용편익분석으로 접근하지 않는 것이다. 결정에는 나 말고도 여러 사람이 얽히며, 우리는 때때로 인지 편향에 빠지고, 또한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모두를 놓치지 않고 세세하게 고려하면서 가장 바람직한 결정법을 모색한다.
책에는 몇 가지 흥미로운 행동과학 연구가 소개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 판사는 머그샷(체포 후 촬영한 피의자의 얼굴 사진)이 지저분하기보다 깔끔할 때 더 많이 석방했다. ‘머그샷 편향’은 알고리즘이 인간보다 나은 한 가지 이유가 된다. 존 클라인버그 코넬대 교수는 알고리즘과 인간 판사의 판단력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을 구속할지 석방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를 알고리즘은 얼마나 잘 풀어내는지를 탐구한 것이다. 연구진은 판사에게 주어지는 피고인의 과거 범죄 기록과 현재의 위법 행위 데이터를 입력한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놀랍게도 알고리즘은 구금률을 인간 판사와 동일하게 유지할 때 범죄율을 24.7%까지 낮췄다. 반면 인간 판사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는데, 알고리즘이 가장 위험한 상위 1%에 속한다고 판단한 피고인 중 48.5%를 풀어줬다. 이들이 재구속될 가능성은 62.7%였다. 책은 그러면서 ‘알고리즘에 의한 결정’이라는 오늘날 시급한 현안을 다룬다. 알고리즘으로 결정하는 게 나은가. 그렇다면 언제 그래야 하는가. 알고리즘은 편향됐을까. 저자는 과감하게 주장을 펼치며 알고리즘에 의한 결정을 크게 지지한다. 동시에 사람에게 퍼진 알고리즘 혐오와 알고리즘이 할 수 없는 일까지 폭넓게 조명한다.
“자유주의가 큰 압박을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선택의 다양성과 결정의 자율성을 예찬하며 글을 마친다. 고성능 AI가 실재와 구분되지 않는 생성물을 쏟아내고, 이념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와중에 넘치는 가짜 뉴스와 악의적인 선전·마케팅이 우리 판단을 왜곡하고 결정을 조종하려하는 시대다. 경제학부터 심리학, 법과 공공 정책, 철학까지 통찰하는 이 책으로 흔들리지 않는 ‘결정력’을 길러보자.

생각 정리 솔루션
가짜 불안
닉 트렌턴│박선영 옮김│갤리온│1만8000원│224쪽│3월 25일 발행
실체 없는 막연한 불안에 압도돼 걱정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지만, 정작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심리학과 뇌과학에 기반한 검증된 전략과 구체적이고 확실한 행동 지침을 제시하며, 우리를 갉아먹는 ‘가짜 불안’을 구별하도록 안내한다. 더 이상 불안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해준다. ‘생각 중독’의 저자 닉 트렌턴의 신간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 법칙
AI 시대의 플랫폼 비즈니스
김기훈│토트│1만9800원│328쪽│3월 31일 발행
많은 기업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당신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건, 어떤 사업을 계획하고 있건 이제는 플랫폼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AI로 달라진 사업 환경을 읽을 줄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 저자는 거의 모든 영역의 사업을 플랫폼으로 확장·진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플랫폼 기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진화해 왔는지 살피고, 통찰을 보여준다.

가치주 복리 혁명
가속화 장기투자 법칙
임인홍│길벗│2만2000원│304쪽│3월 25일 발행
투자는 원래 어렵다. 가격이 오르는 자산을 팔지 않고 참는 행위가 어렵고, 무섭게 떨어지는 가격을 보고도 본전 생각에 투자를 쉬이 멈추기도 어렵다. 그래서 ‘장기투자’는 단기 투자보다 오히려 더 어려운 투자다. 저자는 “세계적으로 꼽히는 투자자 대부분은 좋은 주식을 사서 오래 보유하는 전략으로 돈을 벌었다”고 강조한다. 일반인 투자자의 성공적인 장기투자 여정이 담겨있다.

건축 공간의 발달사
공간 인간
유현준│을유문화사│1만9500원│392쪽│3월 20일 발행
‘인문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의 신간이다. 건축양식이 변화해 가는 흐름 속에서 공간과 인간 사회가 함께 진화해 온 역사를 읽어 나간다. 신전이 만들어지고 종교 권력이 생겼고, 극장과 경기장이 들어서고 관람 문화가 생겨났으며, 수정궁이 건축되고 소비자라는 계층이 형성됐다. 공간의 눈으로 인류사를 보면 전쟁과 갈등이 아닌 성취와 진화의 과정으로 읽힌다.

노화 종말의 서막
슈퍼 호르몬
조영민│21세기북스│2만2000원│320쪽│3월 19일 발행
미래 의학의 핵심 키워드는 호르몬이다. 위고비, 오젬픽, 마운자로 등 다양한 비만 치료제는 공통으로 ‘GLP-1’이라는 호르몬 수용체 작용제다. 저자인 조영민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호르몬을 모르고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28년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호르몬이 오늘날 건강하게 잘 사는 법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보여 준다.

메타 내부 고발을 담은 회고록
거리낌 없는 사람들(Careless People)
세라 윈-윌리엄스│팬 맥밀런│32.99달러│400쪽│3월 11일 발행
페이스북 모 기업 메타플랫폼스(메타)의 글로벌 정책 책임 임원을 지낸 세라 윈-윌리엄스의 회고록이다. 메타는 이 책 출간 당시 법원에 긴급 중재를 요청하며 책 홍보를 막았지만, 출간 첫 주에만 6만 부가 팔리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는 페이스북의 내부 문화와 의사 결정 관행을 비판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공산당과 긴밀하게 협력했다고 폭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