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유튜브 시청자가 1년 동안 쇼핑과 관련된 영상을 시청하는 데 쏟는 시간은 350억 시간, 무려 400만 년에 달합니다. 매일 평균 9000만 시간 이상의 쇼핑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는 셈입니다. 특히 한국에선 지난해 6월 ‘유튜브 쇼핑 제휴 프로그램(이하 제휴 프로그램)’을 출시했습니다. 현재 쿠팡이 제휴사로 참여하고 있는데 올해부턴 제휴사 확대와 다양한 브랜드·소상공인 유치에 본격적으로 집중할 예정입니다.”
트래비스 카츠(Travis Katz) 유튜브 쇼핑 부문 총괄 겸 부사장은 4월 17일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쇼핑은 유튜브 경험의 핵심적인 부분이며,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24년 8월 유튜브 쇼핑 부문 총괄 겸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카츠 총괄은 2010년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을 창업해 2017년에 씨트립에 매각한 주인공이다. 이외에도 소셜미디어(SNS)의 원조로 꼽히는 ‘마이스페이스’, 항공권 검색엔진 ‘스카이스캐너’, 현재 제너럴모터스(GM) 산하 전기차 제조 업체인 ‘브라이트 드롭’ 등에서 최고경영자(CEO) 또는 부사장을 역임했다.
한국은 미국 외 국가에서 최초로 제휴 프로그램이 도입된 나라다. 유튜브는 2022년부터 CJ온스타일과 쇼핑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내 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당시 협업은 라이브 스트리밍 등에 한정됐으나, 2024년 6월 제휴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쇼핑 기능이 대폭 확대됐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크리에이터는 간단한 등록 절차를 거쳐 제휴사인 쿠팡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제품을 콘텐츠에 태그해 소개할 수 있다. 시청자는 태그를 클릭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크리에이터는 이를 통해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크리에이터가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유튜브 쇼핑을 위한 전용 스토어도 개설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와 유튜브가 공동 개발했다. 이 경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제품을 태그하는 것은 물론 ‘제품 보내기’ 기능을 활용해 협업 중인 다른 크리에이터의 콘텐츠에 제품을 태그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휴 프로그램을 한국에 빠르게 도입하게 된 배경은.
“한국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게 익숙하다. 이커머스가 문화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비디오 커머스도 마찬가지다. 제휴 프로그램을 한국에 먼저 론칭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한국에서의 성과는 어땠나.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 3월 기준, 한국에선 2만5000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유튜브 쇼핑에 참여하고 있다. 제휴 프로그램 출시 후 제품이 태그된 동영상 수는 95만 개가 넘는다. 사용자의 활동성, 예컨대 제품 클릭 수와 구매 연결 건수 등도 빠르게 높아졌다.”
시장조사 기관 입소스(Ipsos)에 따르면, 사용자가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른 소셜 플랫폼 크리에이터 대비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추천을 98% 더 신뢰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시청자 73%는 유튜브를 통해 구매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Z 세대 시청자의 경우 그 비율이 87%에 달했다.
다른 소셜 플랫폼도 쇼핑 기능을 도입했는데 유튜브만의 강점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시청자와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왔다. 크리에이터도 이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또 제휴 프로그램은 협찬을 받아서 만드는 콘텐츠 대비 훨씬 더 솔직하게 제품에 대한 후기를 공유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와 시청자 간 신뢰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크리에이터는 채널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보이거나 제품을 홍보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쇼핑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지 신중하게 고려한다. 이는 다른 플랫폼과의 차별점이자, 장기적으로 유튜브의 핵심적인 강점이 될 것이다.”

크리에이터가 콘텐츠와는 전혀 상관없는 제품을 태그했을 경우 제재를 하고 있는지.
“제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크리에이터가 영상과 관련 없는 제품을 태그하면 유튜브 차원에서 태그를 제거한다. 시청자가 콘텐츠와 관련 없는 제품을 보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도 자사 제품이 관련 없는 영상에 태그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체 브랜드를 가진 크리에이터에게는 어느 정도 자율성을 주고 있다.
제품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콘텐츠에도 자신의 제품을 전부 태그하는 크리에이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유튜브가 억지로 태그를 제거하지는 않지만, 시청자가 제품을 클릭하거나 구입하지는 않는다. 영상에서 제품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야만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자율적 규제가 되는 셈이다.”
편의성 개선을 위해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시청자가 크리에이터의 영상에 태그된 제품을 클릭하면 유튜브 안에서 주문, 결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쿠팡 또는 판매자의 스토어로 이동하게 된다. 시청자 편의를 위해 향후 유튜브에서 (팝업 형태로) 구입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유튜브가 직접 결제를 처리할 계획은 없다.”
구글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유튜브 쇼핑에 활용할 계획도 있는지.
“현재는 쇼츠 등 방대한 쇼핑 영상을 AI가 분석해 사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검색과는 달리 쇼핑 분야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더 쉽게 찾고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는 크리에이터가 여러 상품을 소개할 때 자동으로 태깅을 제안하거나, 콘텐츠 재생 중 딱 맞는 시점에 제품이 등장하는 기능도 개발할 계획이다.”
유튜브 쇼핑의 비전은.
“시청자가 모든 제품을 유튜브 쇼핑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사용자, 크리에이터, 브랜드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겠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더 많은 한국 브랜드와 소상공인이 유튜브 쇼핑에 참여해 새로운 고객층과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소규모 브랜드의 경우 입소문과 신뢰가 핵심이다.
유튜브는 ‘친구의 조언’ 같은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소비자와 연결되고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다. 앞으로 파트너십 확대와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한국의 유튜브 쇼핑 생태계를 성장시키겠다.”
20세 된 유튜브, 매일 2000만 개 넘는 동영상 업로드

2025년 4월 23일, 유튜브가 업로드 20주년을 맞았다. 2005년 4월 23일 유튜브의 공동 창업자인 자베드 카림이 올린 19초 길이의 짧은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간 최초의 동영상이다. ‘Me at the zoo’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카림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코끼리의 큰 코를 칭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짧은 동영상 하나로 시작한 유튜브는 어느덧 음악, 쇼츠, 팟캐스트 등을 포함해 200억 개가 넘는 동영상이 업로드된 공간으로 성장했다. 20년 만에 이룬 놀라운 성과다. 유튜브에는 매일 평균 2000만 개가 넘는 동영상이 업로드되고 있다.
올해는 유튜브 20주년이기도 하지만 유튜브 뮤직과 유튜브 키즈가 출시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유튜브 뮤직은 출시되기 전까지는 우드스톡(Woodstock)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렸다. 유튜브에는 2024년 기준 하루 평균 1억 개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다양한 소통이 일어나고 있다. 크리에이터는 하루 평균 1000만 명의 시청자 댓글에 하트를 눌렀다. 유튜브 동영상은 하루 평균 35억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고 있다. 그중 10억 조회 수가 넘는 뮤직비디오는 300개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