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는 다양한 광학 장비, 특히 고성능 렌즈와 결합하면서 단순한 기록의 도구를 넘어 망원경이나 현미경처럼 작동하는 시각 확장 장치가 됐다. 이로써 우리는 맨눈으로는 결코 포착할 수 없는 세계를 눈앞에 불러올 수 있게 됐다. 사진은 대상에 극도로 밀착하거나 혹은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대상을 들여다보는 힘이 있어, 거대한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입자까지도 세밀하게 드러낸다.
사진은 렌즈의 힘을 통해 ‘클로즈업’이라는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낸다. 가까이 다가간 것이든, 멀리 떨어진 것이든, 사진에서 대상은 압도적으로 확대되거나 압축된다. 이 과정에서 보는 이는 자연스러운 거리감을 상실하고, 과장된 디테일과 변형된 스케일 앞에서 감각 균형이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클로즈업은 인간 시야를 넘어서 또 다른 차원의 스케일을 만들어내며, 우리를 낯선 감각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오스트리아 사진가 클라우스 피클러(Klaus Pichler)가 클로즈업을 통해 들여다보기로 한 대상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는 흔한 대상인 먼지였다. 그는 새 아파트로 이사하기 위해 빈 7구에 있는 자신의 옛 아파트를 정리하면서 이상한 점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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