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설명│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와 젬마, 메타의 라마 등 미국 기업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 기술이 전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영국과 유럽, 한국, 일본 등 여러 국가는 AI를 연구하고 상용화하는 데 이러한 미국 AI 기술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국가 안보와 경제적인 독립, 기술 주권 확보, 데이터 보호 등을 내세워 자체적인 AI 모델을 개발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중국 딥시크(DeepSeek)가 연초 출시한 ① 추론형 AI 모델 R1이다. 딥시크는 AI 반도체 등의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챗GPT와 견줄 수준으로 구현되는 높은 가성비를 자랑했다. 중국 정부는 AI를 국가 전략의 핵심 기술로 삼고, 자국의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딥시크 쇼크 이후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독립적인 AI 역량을 구축하는 전략인 이른바 소버린 AI가 다시 부각하고 있다. 인도 역시 자체 생성 AI를 개발해 연내 출시할 전망이다. 유럽도 AI 기술 개발을 중요한 국가 전략으로 삼고 미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의존하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자국의 기술 주권과 경제 회복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필자는 글로벌 충격과 미국 정부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은 디지털 경제와 AI를 미래 혁신의 핵심으로 삼아야 하며, 미국 기반의 AI 모델이 반영하는 가치 및 세계관과 유럽의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AI 분야에서 공공·민간 협력 모델이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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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인플레이션, 지난 20년 동안 세계적인 충격이 이어지면서 유럽 전역에서 산업 정책이 부활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되면서 유럽은 경제 회복력을 강화하고 국가 및 지역 안보를 경제정책에 통합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됐다.

현재 노골적이고 적대적인 미국 정부에 직면한 유럽연합(EU)과 영국은 디지털 경제를 핵심 과제로 삼아야 한다. ②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EU 경쟁력 보고서’와 영국의 ‘AI 기회 행동계획(AI Op-portunities Action Plan)’은 모두 디지털 및 AI 기술을 미래 혁신과 성장의 잠재적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가장 큰 과제는 유럽이 미국의 주요 기술 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정부 시절 빅테크에 대해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EU가 새로운 디지털 규제와 세금 추징을 철회하는 조건에 따라 향후 무역협정 체결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 있어 ‘지금까지 해오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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