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년 후 서울의 모습을 전망해 보다
도시의 미래
김승겸│와이즈맵│2만2000원│272쪽│4월 30일 발행

2050년, 우리가 살아갈 도시는 지금과 얼마나 다를까? 저자는 초반부터 기존 도시 개념을 넘어선 초연결·초지능·초고밀도의 미래형 도시인 ‘네오리스’를 보여준다. 기술 발전 속에서 인간이 어떤 것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모습이다. 신(neo)과 도시(po-lis)를 결합한 네오리스는 겉보기에는 완벽해보인다. 초고층 빌딩과 첨단 기술이 결합된 네오리스에서는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과 드론이 움직이며 인간의 ‘편리함’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기술이란 도구일 뿐이다.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신념을 잊으면 화려하고 풍요로운 이 도시는 언제나 위험한 도시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스마트 도시 기술, 에너지 최적화, 자율 교통 시스템, 공유 경제 등 여러 트렌드를 다루고 상상 속에서나마 그를 대입해보지만, 도시의 명암은 명확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신(新)기술을 활용한 첨단 도시를 보여주면서도 그속에서 사람됨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어떤 도시에서 살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를 던진다.
‘카이스트 미래 수업’ 시리즈의 두 번째 주제로 출간된 이 책은 ‘도시’라는 키워드를 통해 미래 사회의 기술, 산업, 경제, 환경을 통합적으로 바라본다. 이를 통해 ‘이상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인간 간의 '연결성'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저자인 김승겸 카이스트 교수는 20년간 200개 도시를 보고 직접 경험하며 해외 각지에서 신도시, 공원, 관광단지를 설계한 경험자다. 그는 도시를 깊숙이 바라보며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인해 속도가 빨라졌지만, 그 이면에는 통신망 확장과 데이터센터 증설로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나는 환경 관련 문제가 있음을 통찰한다. 인공지능(AI) 도시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동등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약자의 모습도 놓치지 않는다. 도시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바라보며 어떤 도시가 ‘좋은 도시’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한 시간을 책에 담았다.
대한민국 서울은 1000만 인구에 육박하는 글로벌 대도시다. 그러나 2050년에도 ‘살기 좋은’ 혁신 도시의 지위를 지켜낼 수 있을까. 세계는 다가오는 미래를 맞아 자체적인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혁신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두바이는 2030년까지 건축물의 25%를 3D 프린팅으로 건축할 예정이다. 싱가포르는 AI와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스마트 교통 시스템으로 도로 상황과 차량 흐름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분석해 출퇴근 시간대가 되면 교통 신호가 알아서 조정되도록 했다. 덕분에 출퇴근 시간이 평균 20% 줄었다. 세계 각국의 도시들은 각자 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도시는 산업과 인구를 끌어모으며 국가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된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 소멸,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문제, 기후변화와 폐기물 양산 등 도시의 미래를 가로막는 도전 과제도 뒤따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도시의 주체인 사람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사람이 도시를 만든다는 점은 불변의 법칙이라서다.
도시의 진화에 발맞춰,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 25년 후 서울은 어떠한 모습으로 발전할 것인가. 그 답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중증외상센터’ 작가가 들려주는 질병·치료 역사
닥터프렌즈의 구사일생 세계사
이낙준│김영사│2만1000원│336쪽│5월 10일 발행
140만 유튜브 구독자를 사로잡은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이 들려주는 의학과 세계사의 교차점. 감염병이 인류의 운명을 뒤바꾼 결정적 순간을 되살려, 질병과 치료의 역사를 통해 문명의 변화를 조명한다. 에볼라, 페스트, 결핵, 소아마비 등 실제 사례를 토대로 의학이 어떻게 사회와 정치를 뒤흔들었는지 보여준다. 고통 속에서도 살아남고자 했던 인간의 치열한 여정을 엿볼 수 있다.

최저 에너지 비용으로 전기화하기 위한 방법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
사울 그리피스│ 전현우, 김선교, 권효재 옮김│생각의힘│2만3800원│400쪽│5월 20일 발행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실용적 대안서.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기후 정책 보좌관을 역임한 엔지니어가 쓴 책이다. 저자는 에너지전환이 단순히 지구를 깨끗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전기에너지가 더 저렴하고 효율적임을 강조한다. 깨끗한 탈탄소 전기는 화석연료 기반 전기보다 더 저렴하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한국형 에너지 정책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흔들리는 달러의 위상
우리의 달러, 당신의 문제 (Our Dollar, Your Problem)
케네스 로고프│예일대 출판부│35달러│360쪽│5월 6일 발행
세계경제를 지배해온 미국 달러의 위상과 그 불안한 미래를 진단한다. 저자는 미국 달러가 누리고 있는 높은 위상이 어느 정도 행운 덕분이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달러 패권 형성 과정을 회고하며, 과신과 오판이 부른 위기를 경고한다. 아울러 달러가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의 ‘과도한 특권’이 세계 금융을 위협할 수 있다는 통찰이 날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