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기업 ‘뷔나에너지(Vena Energy)’가 한국 해상 풍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8년 한국 진출 이후 7년 만에 한국 직원 수를 2명에서 70명까지 늘리고, 태안과 욕지에서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는 등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이 기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10개국에서 태양광, 풍력, 에너지 저장 장치, 수소 프로젝트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방한한 뷔나에너지의 니틴 압테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한국 내 신재생에너지 사업 이점과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니틴 압테 뷔나에너지 CEO- 인도 뭄바이 공과대 항공공학,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이학·MBA 석사, 전 마테리아 사장 겸 CEO, 전 사빅(Sabic) 고기능성 제품 부문 총괄, 전 제너럴일렉트릭(GE Plastics) 소재 관리 매니저
니틴 압테 뷔나에너지 CEO- 인도 뭄바이 공과대 항공공학,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이학·MBA 석사, 전 마테리아 사장 겸 CEO, 전 사빅(Sabic) 고기능성 제품 부문 총괄, 전 제너럴일렉트릭(GE Plastics) 소재 관리 매니저

뷔나에너지는 어떤 회사인가.

“뷔나에너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특화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기업이다. 태양광, 육상 풍력, 해상 풍력,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특히 호주에서는 수소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현재 한국·일본·대만·필리핀·태국·인도네시아·인도·말레이시아·싱가포르· 호주 등 10개국에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다. 직원은 약 1200명이며, 최근 7년 새 가동 발전 용량이 세 배 이상 성장해 현재 약 4 (기가와트) 규모에 달한다. 이 중 8개국에서는 신규 프로젝트가 건설 중일 만큼 사업 파이프라인도 견고한 편이다.”

한국 사업은.

“2018년 말 한국에 첫 사무소를 열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직원 수는 2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약 70명으로 확대됐으며, 이들은 서울과 각 프로젝트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육상 풍력발전과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 모두를 진행 중이다. 특히 태안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는 500㎿ 규모의 고정가격계약(FIT)을 따냈고, 욕지에서는 384㎿급 해상 풍력발전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을 해상 풍력 거점으로 삼은 이유는.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장점도 크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조선·해양 산업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이다. 아직 아시아에서는 해상 풍력 기술이 초기 단계에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관련 산업 생태계와 협력사의 역량이 뛰어나 기술적으로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가 해상 풍력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점도 굉장히 긍정적이다. 최근 통과된 해상 풍력법 역시 이러한 흐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해상 풍력법 통과 이후 달라진 점은.

“사실 법 통과 자체만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완전히 달라진 점은 없다. 여전히 중앙정부, 지방정부, 지역사회, 어업 단체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협의가 필요하다. 간혹 부처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허가받은 조사나 활동도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해상 풍력법이 조속히 시행돼 각종 절차가 일원화되고, 원스톱 서비스 체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은 한국 해상 풍력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키우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생산 전력은 향후 AI 데이터센터 등 대용량 전력을 필요로 하는 곳에도 공급할 수 있는가.

“우리가 생산한 전력은 한국전력공사 자회사 등을 통해 전력망에 공급되며, 이 전력은 AI 데이터센터나 대형 제조 시설 등 고전력 수요처에도 활용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AI 산업의 성장과 함께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 이러한 산업의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향후 한국에서의 해상 풍력 잠재력은.

“현재 태안(500㎿), 욕지(384㎿) 외에도 향후 입찰을 통해 추가 프로젝트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발전 규모 목표치는 유동적이지만, 한국에서 지속적인 확장 가능성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 해상 풍력 산업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뛰어난 인재 풀(pool)이다. 해상 풍력 경험이 없더라도 엔지니어링 기반 역량이 우수한 인재가 많기 때문에, 신속하게 전문 인력을 육성할 수 있다. 뷔나에너지 한국 직원 중 대다수가 엔지니어 출신이다. 외부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이렇게 튼튼한 인재 풀이 있다는 게 한국 해상 풍력 산업의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뷔나에너지의 한국 사업 중, 2026년 하반기 착공 예정인 태안 해상 풍력발전 가상 이미지. /뷔나에너지
뷔나에너지의 한국 사업 중, 2026년 하반기 착공 예정인 태안 해상 풍력발전 가상 이미지. /뷔나에너지

해상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자연재해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는 발전소 설계를 하기 전에 환경 조사와 환경 영향 평가를 2~3년간 철저히 시행한다. 우선적으로 자연재해 가능성이 작은 곳에 입지를 선정한다. 하지만 필리핀, 일본, 호주 등 자연재해 위험이 높은 지역에서도 발전소를 운용 중이며, 태풍·지진·산불 등에 대비해 지역 특성에 맞는 설계와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필리핀에서는 태풍에 대비해 배수 설비를 강화했고, 자연재해 발생 시 인력 철수 및 발전소 재가동 절차를 매뉴얼화해 빠르게 복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과 기후 특성에 맞춰 태풍에 강한 타워·터빈을 배치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설계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대만의 한 태양광발전소 인근에 철새 도래지가 있어, 철새 보호를 위한 교육센터를 설치하고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한 시설도 함께 조성했다. 이후 해당 지역 철새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설치 비용이 비싸다는 지적도 있다.

“신재생에너지 자산은 장기 인프라 자산이다. 초기에 설비투자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30년에 걸쳐 안정적으로 투자 회수가 가능한 구조다. 기술혁신을 통해 장비 가격을 낮추고, 금융권과 협력해 장기 투자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비용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전체 투자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아시아 국가 다수에서는 신재생에너지가 가장 저렴한 전력원이 되고 있다.”

화학 산업에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으로 직무를 전환한 이유는.

“과거에는 GE(제너럴일렉트릭), SABIC(사빅) 등 저탄소 산업이라고는 결코 이야기할 수 없는 화학 산업에서 오랜 기간 종사했다. 그러나 저탄소 미래를 위한 보상 심리와 책임감을 느꼈고, 재생에너지 업계에서 일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선택이라 판단했다. ‘내가 남긴 탄소 발자국을 지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말을 직원에게 종종 하곤 한다. 그렇다고 다른 산업이 잘못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고, 탄소 중립을 위해 개선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한국 사업 계획은.

“현재 한국에 70여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2018년 당시 2명밖에 없던 조직이 이제는 사무실도 세 차례 확장 이전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향후에도 채용 확대와 조직 강화, 프로젝트 확대를 통해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신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