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 코끼리를 삼키는 방식의 인수합병으로 핵심 기술을 빠르게 확보해 반도체 시장에서 지위를 업그레이드하겠다. 또 300억위안(약 5조7100억원)을 출자해 닝보 동방이공대를 세워 ‘대학 연구개발-기업 제품화-산업 응용’의 폐쇄 순환 모델로 중국 반도체 산업을 위한 최고 정상급 인재를 키우겠다.” 지난 2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년 만에 다시 민영기업인과 만난 자리에서 위런룽(虞仁榮) 웨이얼 반도체 회장이 한 얘기로, 기업가 정신이 느껴집니다. 웨이얼은 한국이 한 개 기업도 진입시키지 못한 세계 10대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에 들어간 유일한 중국 기업으로, 이미지 센서 세계 3위 기업입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더 강해진 중국 레드테크의 공습’은 올 들어 부각되고 있는 중국 기술 굴기의 배경을 살폈습니다. 미국 빅테크의 전유물로 여겨진 생성 AI 시장의 선두 경쟁에 중국 스타트업이 진입한 딥시크 쇼크 이후 AI 모델과 반도체, 자율주행,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드론 등 AI의 전 가치 사슬에서 약진하는 중국의 모습이 조명받고 있습니다. 특히 10년 전인 2015년 5월 출범한 ‘중국 제조 2025’ 사업 덕에 중국이 제조 대국에서 강국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미국의 컨설팅 기관 로듐은 주중 미국상의의 위탁을 받아 5월에 낸 중국 제조 2025  평가 보고서에서 중국이 약진한 전기차, 통신 장비, 드론, 첨단 선박 등의 특징으로 높은 자본 집중도, 거대한 내수 수요, 확고한 글로벌 리더가 등장하지 않은 신흥 기술을 꼽았습니다. 실제 중국 벤처 투자시장에서 정부 펀드를 통해 흘러간 자금의 비중이 2024년 25.4%로 2015년(4.24%)의 여섯 배 수준에 달했습니다. 14억 인구에 더해진 규제 완화는 신흥 기술 수요를 키웁니다. “2030년 중국에서 차량 호출 시장의 60%를 로보택시(Robotaxi·자율주행 택시)가 차지할 것(IHS마킷)”이라는 전망이 그렇습니다. 일관된 정책, 거대 시장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생존 경쟁, 천재 양성 교육 3박자가 축적시킨 힘이 중국 기술 굴기의 원천입니다. 

지난 20년간 10대 수출 품목이 거의 바뀌지 않을 만큼 성장 동력이 정체된 한국이 6월 3일 새 지도자를 뽑았습니다. 중국 기술 굴기에서 한국의 약한 고리를 단단하게 할 교훈을 얻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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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변화, 흥미로워

디자인 혁신과 수평적 소통, 외부 인재 발탁 등 현대차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기사를 통해 잘 알 수 있었다. 정의선 회장의 순혈주의 타파, 수평적 협업 리더십이 현대차 브랜드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실제 사례와 수치, 인물 중심의 서술이 흥미로웠고, 리더십 스타일 변화에 대한 통찰도 인상 깊었다. 

-송진형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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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 시장을 주도한다

현대차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자동차 회사 특유의 수직적이고 관료주의적인 기업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 40대 여성을 외부에서 영입해 인사 정책을 책임지게 했다는 사실도 재밌게 읽었다.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시장 변화를 주도한다. 

-김기범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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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싼 맛에 타는 車 아냐

이민자로서 본 미국에서 현대차 이미지는 과거 ‘싼 맛에 타는 차’였지만, 지금 현대차에 그런 평가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십 년간 현대차는 제품력을 올리고, 상품성을 개선했으며, 서비스 수준을 높였다. 이런 현대차는 지금 미국에서 명실상부 누구나 사고 싶어 하는 차가 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브랜드 가치 향상이 주는 자부심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나윤진 사업가

오광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