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물 확보 위한 미·중의 총성 없는 전쟁
광물 전쟁
어니스트 샤이더│안혜림 옮김│위즈덤하우스│2만5000원│584쪽│5월 21일 발행

오늘날 땅속의 핵심 광물을 캐내는 일은 전기화에 따른 새로운 부의 기회를 움켜쥘 기회이자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지켜낼 보루고, 역설적으로 기후변화를 막아낼 희망이다. 영국 로이터통신 기자가 쓴 신간은 미국, 볼리비아, 콩고, 중국의 광산에 얽히고설킨 채 충돌하는 각 분야 전문가 이야기를 직접 취재해 정리한 것이다.
환경 파괴의 화근이자 에너지 패권을 지킬 보루인 미국 내 광산업의 현장을 저자가 찾아가, 광물 자립의 딜레마에 빠진 미국의 현실과 전 세계 경쟁 현황을 생생히 보여준다. 이어 콩고의 텐케 코발트 광산, 중국의 바이윈어보 희토류 광산 등을 통해서는 핵심 광물을 둘러싼 국제 정세의 변화를, 볼리비아의 우유니 리튬 프로젝트 등을 통해서는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직접리튬추출(DLE) 기술 등도 상세하게 전한다. DLE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물 사용량을 대폭 줄이고 화학 반응물질 소비도 감소시켜 운영 비용 절감과 환경 부담 경감 효과가 있다.
책은 다섯 가지 핵심 광물 자원인 리튬·니켈·구리·코발트·희토류를 둘러싼 국제적인 경쟁을 생생하게 담았다. 이들 다섯 가지 광물은 현대 산업에서 필수적이다. 가령, 아이폰이 계속해서 가벼워지고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어지는 건 리튬이온 배터리 덕택이다.아이폰의 햅틱(촉각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 구현을 위해선 희토류 자석이 필요하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다. 노트북, 전기차, 풍력발전기와 전투기 등 다양한 산업·군사 분야에서 이들 광물이 사용된다.
최근 중국은 광물자원 공급망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 가공의 90%를 장악했다. 여기에 리튬 가공의 59%, 코발트 가공의 73%를 움켜쥐었다.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200곳 중 148곳(약 78%)을 점유한 곳도 중국이다. 중국은 더군다나 광물 수출을 외교·안보에서 무기처럼 활용하는 전략도 서슴지 않는다. 이는 자원 확보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외교와 안보까지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는 뜻이다.
미국도 상당한 양의 광물을 ‘땅속에’ 보유하고 있다. 네바다주의 한 광산에는 1조4600억만t 규모의 리튬이 잠자고 있다. 애리조나주에는 구리가 풍부하고, 캘리포니아주에는 희토류 광산이 있다. 문제는 규제 기관의 엄격한 환경 기준 탓에 회사가 선뜻 개발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미국 연방 정부에서 광업 허가를 받으려면 10년 혹은 그 이상 걸리지만 캐나다에서는 보통 몇 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특히 네바다주의 리튬 광산, 애리조나주의 구리 광산, 캘리포니아주의 희토류 광산 등은 모두 오랜 기간 허가와 법적 절차에 막혀 있는 상태라고 한다. 다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깨기 위해 그린란드 병합이라는 무리수까지 두고 있다. 그린란드 동토 아래에는 엄청난 양의 희토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두 나라의 ‘광물 전쟁’ 결과는 어떻게 펼쳐질까. 저자는 속단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의 지역 주민, 주요 기업, 정부 관계자를 만나 그들의 실제 목소리를 듣고, 미국이 광물자립과 에너지 안보라는 거대 미로 속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광물 전쟁 뒤에 숨은 불편한 진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콩고·볼리비아·브라질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어린이가 맨손으로 코발트를 캔다. 광산 댐이 붕괴해 수백 명이 숨지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광물 전쟁이 누군가의 일상과 생명을 빼앗는 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저자는 친환경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를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해선 폐기기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재활용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근거로 밝히는 브랜드 성장 공식
마케팅한다는 착각
세리자와 렌│오시연 옮김│알에이치코리아│2만9000원│544쪽│5월 28일 발행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마케팅 상식’을 근본부터 되짚는다.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흔히 ‘성공 사례’로 포장되는 마케팅 기법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무력한지 드러낸다.
기존 마케팅 서적이 ‘차별화’와 ‘팬층 확보’ 를 강조해 온 데 반해, ‘반드시 남들과 달라야 할 필요는 없다’ ‘깊게 파고들기보다 넓게 퍼뜨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는 논리를 설득력 있게 전개한다.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한 프랭클린의 생활 철학
호루라기에 너무 큰돈을 쓰지 마라
벤저민 프랭클린│이혜진 옮김│여린풀│1만8800원│288쪽│5월 20일 발행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위한 ‘생활 철학서’ 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남긴 자서전·에세이· 편지 등에서 ‘생활 철학’에 대한 글을 추려 엮었다. 프랭클린은 누구보다도 실용적이면서 깊이 있는 통찰로 인생을 바라본 인물이었다. 그의 진가는 어떤 상황에서도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인생을 대하는 태도’ 에 있다. 그래서 18세기의 언어로도 우리가 곱씹어 볼 만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것이다.

일의 미래, 그리고 기본 소득 모두를 위한 자유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박종대 옮김│열린책들│3만원│ 584쪽│5월 30일 발행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급진적인 기술 발전이 노동시장을 흔들고 있다. 저자는 현대인이 생존을 위해서만 일하지 않는다고 진단한다. 소속감을 추구하려고 노동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책은 이 같은 노동 개념이 우리의 일상과 사회 전체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 준다. 특히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본 소득을 중심으로 한 사회 시스템 재편이 왜 필요한지 설득해 나간다.

남성과 아기의 자연史
아버지의 시간
사라 블래퍼 흘디│ 김민욱 옮김│ 에이도스│ 2만6000원│584쪽│ 4월 25일 발행
저자는 인류가 진화를 거듭하는 동안 남성의 몸과 마음에 깊이 새겨진 ‘양육 본능’이 있음을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통해 보여준다. 남성의 생물학적 의미를 재발견하고, ‘남성성’ 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함께 전 지구적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갈 방법을 제시하는 한편, 학문과 삶에서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 이분법이 얼마나 견고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보여준다.

리더를 위한 고품격 인사이트
통찰 vol.2
휴넷리더십센터│행복한북클럽│2만5000원│524쪽│5월 15일 발행
휴넷CEO의 ‘비즈니스 리뷰’ 중 경영자에게 필요한 콘텐츠 50편을 엄선해 담았다. 휴넷CEO는 200여 명의 전문가가 필진으로 참여하는 ‘구독형 싱크탱크’다. 책은 다양한 분야의 리더가 반드시 알아야 할 통찰을 제공한다. ‘AI로 돈 벌 수 있을까?’ ‘생성 AI 시대의 불쾌한 골짜기’ 등 AI 시대의 핵심 이슈와 ‘실리콘밸리, 불로장생에 베팅하다’ ‘토핑 경제 시대’ 등 소비 트렌드까지 폭넓게 다룬다.

세계화가 실패하면 어떻게 될까
유배 경제학(Exile Economics: What Happens If Globalisation Fails)
벤 추│베이직북스│27.98달러│300쪽│5월 6일 발행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과 에너지 위기, 미·중 갈등의 여파로 세계화에 대한 믿음이 약화되고 뺏고 빼앗는 ‘제로섬 사고’가 힘을 얻는 과정을 설명한다. 보호무역주의는 트럼프의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저자는 식량과 에너지, 첨단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공급망의 이점을 분석해 결국 상호 의존과 다자주의가 우세할 수밖에 없음을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