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오광진
에디터 오광진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4일 취임사에서 ‘실용주의 시장주의’ 정부가 되겠다면서 밝힌 내용입니다.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던 지난 1월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니겠는가. 탈이념·탈진영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한 것과 맥이 통합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 앞 4대 격랑’은 6월 3일 대선 승리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헤쳐 나가야 할 네 가지 도전을 조명합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첫날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를 가동한 것은 한국 경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제로 성장, 국가 채무 리스크, 부동산 과열 등 대내외 악재로 사면초가에 둘러싸여 있음을 방증합니다. 통상 이슈는 한미만의 경제 관계에 머물지 않습니다. 백악관은 한국 대선 논평을 내면서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여전히 우려하고, 반대한다”고 했고, 중국 외교부는 “미국은 중·한 관계 이간질을 중단하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미·중 사이 균형 외교 어려움을 예고합니다.

제로성장 탈피를 위한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인공지능(AI) 산업은 원전과 재생에너지 간 균형 발전을 요구합니다. 추경을 위한 국채 발행이 시급하지만, 국가 채무 리스크를 성장 확대로 상쇄할 수 있는 효율적 재정 운용이 필요합니다. 부동산 과열 우려가 경기 부양용 금리 인하 공간을 줄이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공급 확대 공약이 부동산 안정을 이끌지 주목됩니다. 

한결같이 쾌도난마식 해법이 없는 문제지만, 실용주의식 접근은 바람직해 보입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에서 배척되던 ‘시장’을 쥐만 잡으면 되는 좋은 고양이로 격상시켜 중국의 고성장 시대를 이끌었습니다. 큰 정부의 귀환 우려가 시장경제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실용주의적 균형이 필요합니다. 공정에만 집착하는 정부, 부의 창출만을 고집하는 시장의 대립은 분열로 이어집니다. 이재노믹스의 추동력은 균형과 통합을 통해 담보될 수 있습니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취임사 선언이 이 대통령의 5년 국정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READER’S LETTER

‘짝퉁’ 지탄받던 중 기술 발전 놀라워

중국이 ‘세계의 공장’ ‘카피캣’으로 불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급속도로 변하는 세상에서 과거 지식으로 현재를 판단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만큼이나 미국을 무조건 떠받드는 것도 경계해야 할 것 같다. 

- 주수진 자영업

미·중 ‘양자택일’로 바라보면 곤란

분단국가인 한국은 외교·안보 측면에서 미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동시에 경제 측면에서는 지척에 있는 인구 14억 거대 시장 중국과 가까울 수밖에 없다. 중국 첨단 기술 굴기를 다룬 지난 호 커버스토리 기사를 읽으면서 이제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국익을 위한 균형 외교를 잘 전개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 강세형 대학원생

기술 발전과 디자인 발전 발맞춰야

“좋은 디자인은 겉모습을 넘어 사람의 경험까지 바꾸는 것”이라는 탠저린 창업자 마틴 다비셔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치열한 비즈니스 전쟁에서 때로는 디자인이 승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디자인은 기술을 담는 그릇과도 같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국가 차원에서 디자인 역량을 끌어올릴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장윤미 회사원

오광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