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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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로이터 연합, 사진2 블룸버그
사진1 로이터 연합, 사진2 블룸버그

6월 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도심에서 이민 단속 항의 시위에 참석한 한 남성이 불타는 ‘웨이모’ 자율주행 택시 위에 서 있다(큰 사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한 반발로 6월 6일 시작된 LA 도심 시위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며 확산 조짐을 보인다. LA 경찰은 6월 10일 하룻밤에만 총 220여 명을 연행했다고 발표했다. LA 경찰이 6월 6일 LA 연방 청사 앞에서 시위 대원을 체포했다(사진 1).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진압을 목표로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2000명을 LA 시위 현장에 투입하도록 명령했다. 

이번 시위는 6월 6일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당국에 소속된 요원들이 다운타운의 의류 도매시장과 홈디포 매장을 급습해 이 지역에서 일하는 불법 이민자 44명을 체포·구금하면서 촉발했다.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가 성난 시위대의 타깃이 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시위가 시작된 이후 나흘 동안 최소 6대의 웨이모 택시가 불에 탔다. 이 지역에 우버 등 승차 공유 서비스 기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민자가 많은 만큼, 자율주행 택시가 자기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판단,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운전자가 없어 불을 내도 직접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표적이 됐다는 의견도 있다. LA 지역 한인은 시위가 격해질까 봐 긴장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6월 9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1992년 LA 폭동 당시 총기를 들고 옥상에서 건물을 지킨 한인 자경단 사진을 게시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시위는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워싱턴 D.C. 등 다른 대도시로 확산 조짐을 보인다. 6월 8일 샌프란시스코 이민국 청사 앞에서 열린 시위 현장에서도 폭력 행위 등 혐의로 약 60명이 체포됐다. 

이번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인 6월 14일에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이기도 한 이날, 수도 워싱턴 D.C.에는 대대적인 군사 퍼레이드가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진영에선 군사 퍼레이드에 맞서 전국 곳곳에서 ‘왕은 없다(No Kings)’ 시위를 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퍼레이드를 나흘 앞둔 6월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육군 기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 2).

이용성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