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시오 수아레스 주한 에콰도르 대사 - 에콰도르 가톨릭대 법학 박사, 전 주이탈리아 에콰도르 대사관 공사, 전 FAO·WFP·IFAD 주재 부대표, 전 유엔 테러 및 법률 담당 외교관, 전 주카타르 에콰도르 대사관 공사, 전 주유엔 에콰도르 상임대표부 법률 자문관, 전 주독일 에콰도르 대사관 서기관, 전 에콰도르 외교자문단 차관 / 사진 이신혜 기자
파트리시오 수아레스 주한 에콰도르 대사 - 에콰도르 가톨릭대 법학 박사, 전 주이탈리아 에콰도르 대사관 공사, 전 FAO·WFP·IFAD 주재 부대표, 전 유엔 테러 및 법률 담당 외교관, 전 주카타르 에콰도르 대사관 공사, 전 주유엔 에콰도르 상임대표부 법률 자문관, 전 주독일 에콰도르 대사관 서기관, 전 에콰도르 외교자문단 차관 / 사진 이신혜 기자

“에콰도르는 한국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이 포니(PONY)를 처음 수출한 국가다. 1949년 에콰도르 대지진이 일어났음에도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식품·의약품을 전달하며, 에콰도르 국민도 도움을 줄 수 있어 자긍심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5월 2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만난 파트리시오 수아레스(Patricio Suarez) 주한 에콰도르 대사는 2024년 10월 대한민국에 발을 디뎠다. 온화한 기후의 나라들에서 근무하다가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 겨울에 와서, 이제는 한국의 첫 무더운 여름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에콰도르는 한국전쟁 때부터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은 나라다. 1950년 개발도상국이었던 우리나라에 전쟁이 발생하자 각종 전쟁 구호물자를 보냈으며, 1976년 현대차가 처음으로 포니를 수출한 국가이기도 하다. 한국과 에콰도르는 올 하반기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킬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체결을 앞두고 있다. 젊은 시절 에콰도르에서 포니를 몰았다는 수아레스 대사는 협정 체결을 앞두고 양국 간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비췄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한 에콰도르 대사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됐다고 들었는데, 한국 생활은 어떤가. 에콰도르와 기후가 매우 다른가.

“한국에 도착해 현재 아내, 아들과 함께 서울에서 지내고 있다. 한국의 새로운 문화와 환경이 신선하게 다가와 가족 모두가 매우 만족하고 있다. 에콰도르는 건기와 우기로 구분되며, 수도 키토의 평균기온은 15~16도로, 연중 쾌적하다. 0도 이하로 내려가거나 40도 이상 오르는 일이 거의 없고, 해안 지역은 다소 덥지만, 기온이 가장 높을 때도 38도 정도에 머문다. 아마존 지역 기후도 비슷하다. 한국처럼 극단적인 계절 변화가 없는 것이 특징이며, 일부 고지대는 2000m가 넘는해발고도 덕분에 시원하고 선선한 날씨를 유지한다.”

이전에는 어떤 국가에서 근무했나, 한국이 첫 아시아 부임지인가.

 “독일, 미국, 카타르, 이탈리아를 거쳐 한국이 다섯 번째 근무지다. 아시아에서는 카타르가 첫 근무지였지만 지정학·환경적 측면으로 한국과는 매우 다르다. 대사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이탈리아 주재 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했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국제농업개발기금(IFAD)·유엔세계식량계획(WFP) 등 유엔 산하 농업·식량 관련 기관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한국·에콰도르 관계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면 되나.

“양국 관계는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에콰도르가 식량과 의약품을 지원하며 시작됐다. 특히 1949년 암바토 대지진으로 우리나라도 큰 피해를 본 상태였지만, 한국을 도왔다는 사실에 자긍심을 느낀다. 공식적인 외교 관계는 1962년 수립됐고, 이후로 줄곧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1976년 현대차 포니가 처음 수출된 국가가 에콰도르였다는 점도 양국 경제협력의 시작을 상징한다.”

지금도 현대차 같은 한국 브랜드가 에콰도르에서 인기가 많은가.

“그렇다. 현재 에콰도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는 한국과 중국산 자동차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SECA 체결 시 관세 인하로 인해 한국산 차량과 제품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ECA의 현재 진행 상황은.

“현재 한국 측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협정 수정본 검토가 마무리됐고, 법제처 검토가 진행 중이다. 이후 국무총리실을 거쳐 8월 내 서명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 6월 3일 선거 이후 새 정부 출범과 미국과 무역 협상 등 외교 현안이 있으므로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 서명 이후에는 양국 국회의 비준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SECA 체결 시 주요 수출입 품목에 변화가 예상되는가.

“한국은 자동차·가전·의약품, 의료 기기, 플라스틱 제품 등을 주로 에콰도르에 수출하며, 에콰도르는 새우·바나나·카카오·초콜릿·꽃·광물 등을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SECA 체결 시 98.8%의 에콰도르 제품이 무관세 혹은 인하된 관세로 수입될 수 있도록 조정되고, 나머지 일부 품목은 향후 10년간 점진적으로 관세가 인하될 계획이다. 예컨대 SECA 체결 시 새우(기존 관세율 기준 20%)는 일정 물량에 한해 즉시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다. 초콜릿(8%)과 원두(2%) 등도 관세 철폐 대상이다. 잠재적으로는 와인(15%), 소시지류(18%), 과자류(8%) 등도 10년 내 관세 철폐 대상으로 하자는 제안이 포함돼 있다.”

현재 양국의 교역 규모는.

“2024년 에콰도르 중앙은행 발표에 따르면, 양국 간 교역 규모는 8억9400만달러(약 1조2200억원)로, 한국은 에콰도르의 15위 교역 대상국이다. 이 중 에콰도르의 대한국 수출은 1억4300만달러(약 2000억원), 한국의 대(對)에콰도르 수출은 7억5100만달러(약 1조200억원)다. 한국의 무역 흑자가 크다. SECA 체결로 양국 간 무역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에콰도르 내 한국 기업 활동 현황은.

“삼성·LG·현대차 세 기업이 에콰도르 내에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현지 공장은 없지만, 제품 판매 및 유통은 적극적이다. 삼성은 스마트폰, LG는 TV·냉장고·세탁기, 현대차·기아는 자동차 부문에서 강세를 보인다. 다만 아직 에콰도르에 진출한 한국 기업 중 현지 생산 공장을 보유한 곳은 없다.”

향후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분야의 양국 협력 가능성도 있나.

“에콰도르 정부는 AI를 포함한 신기술에 큰 관심을 두고 있으며, 한국과 협력도 매우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AI가 포함된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과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 교통 신호 체계, 공공 도로 디자인 등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향후 한국의 의료·교육· 산업 분야에서도 기술 전수를 통한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

한국인이 에콰도르를 방문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장소는.

“에콰도르는 아마존, 안데스 산악 지대, 해안, 갈라파고스를 모두 품은 독특한 지형을 갖춘 나라다. 아마존에는 다양한 동식물과 생태계가 보존돼 있으며, 안데스 산악 지대는 5000m가 넘는 만년설, 화산 등이 장관이다. 해안 지역은 연중 따뜻한 수온 덕분에 휴양에 적합하며, 갈라파고스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자연유산이다. 키토에는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성당과 유적이 보존돼 있으며, 특히 콤파니아 데 헤수스는 중남미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힌다. 대사관에서 한국 여행사를 초대해 에콰도르 관광지를 알리는 행사도 열었다.”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수입될 에콰도르 식품의 경쟁력을 말해 달라.

“에콰도르는 세계 최대 새우 수출국 중 하나로, 베트남과 인도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에콰도르 대사관은 5월 26일 서울에서 에콰도르산 새우를 알리기 위해 이마트· 대상·동원산업·현대그린푸드 등 한국 식품 기업을 대상으로 ‘에콰도르의 탁월한 맛’ 행사를 개최했다). 바나나·카카오·초콜릿 품질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인데, 적도 지역의 온화한 기후와 천혜의 환경 덕분에 자연 친화적인 생산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에콰도르 식품이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신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