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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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로이터연합 / 사진2 AFP연합
사진1 로이터연합 / 사진2 AFP연합

6월 18일(이하 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서 ‘아이언돔’ 방공 시스템이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큰 사진). 아이언돔은 6월 13일부터 이스라엘을 향해 쏟아지는 이란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공격용 드론을 상공에서 대부분 막아냈지만, 일부는 방공망을 뚫고 텔아비브 도심과 하이파 정유 시설 등에 떨어져 심각한 폭격 피해를 줬다(사진 1). 이와 관련해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스라엘을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파타-1’으로 공습했다”며 “아이언돔 체계가 해킹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6월 19일 오전 이란 아라크 중수로 핵시설을 공습했다. 이란 국영 TV는 핵시설의 근무 인원은 모두 대피했으며 방사성 누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란도 병원을 타격하며 반격 수위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란이 2주 안에 핵무기 포기를 결정하지 않으면 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핵시설은 미군의 벙커버스터로도 완전히 파괴가 어려운 만큼,이스라엘 공격으로 약해진 틈을 타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6월 17일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이란의) ‘최고 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무조건 항복하라!”고 압박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같은 날 SNS X에 “전투가 시작됐다. 알리가 카이바르로 돌아온다”고 페르시아어로 항전 메시지를 날렸다. 그러면서 검을 든 남자가 불똥이 쏟아지는 성안으로 들어가는 그림을 올렸다. 이는 시아파의 첫 번째 이맘(영적·정치적 지도자) 알리 이븐 아비 탈리브가 7세기 유대인 요새 도시 카이바르를 정복한 사건을 암시한 것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종교적·역사적 복수를 시사한다.

이스라엘의 공세가 계속되면서 이란 수도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서는 폭격을 피하려는 피란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사진 2). 이란 당국은 사이버 공격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인터넷까지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태로 중동발 석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20% 이상 상승하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세계경제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장기화할 경우 한국의 중동 수출에도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용성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