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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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레이저 제모 시술을 받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겨드랑이, 팔, 다리 같은 부위는 물론이고, 수염, 가슴, 등, 심지어 손등이나 발가락 털까지 관리하려는 남성도 부쩍 많아졌다.

제모는 이제 단순히 외모를 위한 시술이 아니라, 위생과 깔끔한 인상을 위한 ‘자기 관리’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특히 레이저 제모는 반복적인 면도나 왁싱에 비해 피부 자극이 적고, 장기적으로 털이 자라지 않거나 매우 가늘게 나기 때문에 실용성과 만족도가 모두 높다. 제대로 제모가 되면 반영구적인 효과로, 매일 아침 면도하거나 정기적으로 왁싱할 필요가 없어 생활의 질이 개선된다는 이야기도 많다.

레이저 제모는 레이저가 털 속 멜라닌에 반응해 열을 발생시키고, 이 열이 모근을 파괴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시술 전 ‘면도’에 관한 것이다. “어차피 없앨 털인데 왜 굳이 면도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털이 피부 위로 길게 나와 있는 상태에서 레이저를 쏘면, 털 자체가 과도하게 열을 받아 피부 화상 위험이 커지고, 오히려 필요한 깊이까지 에너지가 도달하지 못한다. 면도는 피부를 깎는 게 아니라, 털의 윗부분만 잘라내는 과정이다. 반대로 왁싱이나 족집게로 뿌리째 뽑아버리면 레이저가 작용할 표적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절대 금물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시술 간격이다. 털은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의 세 단계를 반복하며 자라는데, 레이저는 이 중 성장기 털에만 효과가 있다. 모든 털이 한꺼번에 성장기에 있지 않기 때문에 한 번 시술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보통 4~6주 간격으로 5~10회 반복 시술이 필요하다. 부위나 개인의 털 굵기, 피부 상태에 따라 간격이나 횟수가 달라질 수 있다. 제모 초반에는 비교적 빠른 간격으로, 후반에는 간격을 조금 넓혀가며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효과가 쌓이면 눈에 띄게 털의 양과 굵기가 줄어든다.

김현하 닥터쁘띠의원 노원점 대표원장 - 성균관대 의대, 전 톡스앤필 노원점 대표원장, 전 BLS 본점 원장
김현하 닥터쁘띠의원 노원점 대표원장 - 성균관대 의대, 전 톡스앤필 노원점 대표원장, 전 BLS 본점 원장

피부색과 털색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레이저는 멜라닌을 인식해 작동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털이 짙고 굵으며 피부는 밝을수록 효과가 좋다. 색소가 많아야 레이저가 잘 반응하고, 피부와 털 사이 색 차이가 뚜렷할수록 더 정확하게 타깃팅된다. 반면 피부가 어두운 편이거나 털이 가늘고 색이 연하면 효과가 떨어지고, 흰 털처럼 색소가 거의 없는 경우에는 레이저가 반응하지 않아 제거가 불가능하다. 특히 중장년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흰 수염이나 흰 팔 털은 레이저 제모 대상이 아니다.

시술 전후로 자외선 차단도 매우 중요하다. 레이저 제모 직후 피부는 일시적으로 민감해지기 때문에 자외선에 노출되면 색소 침착이나 화상 위험이 커진다. 반대로 시술 전에 태닝한 경우에도 피부가 어두워지면서 표피에서 레이저가 흡수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점이 있는 부위는 멜라닌 농도가 높아 레이저가 강하게 반응할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 병원에서는 점을 가리거나 해당 부위를 피해서 시술한다.

레이저 제모는 단순한 미용 시술이 아니라,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 치료다. 털의 생리 주기, 피부와 털의 특성, 장비의 세기 조절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전문가 진단과 안내 없이 무작정 시작하면 비효율적이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제대로 알고 계획적으로 시술받는다면 훨씬 쾌적하고 위생적인 일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현하 닥터쁘띠의원 노원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