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루이스 해밀턴은 영화 ‘F1 더 무비’의 제작자로 참여했다. 
2 2025 멧 갈라의 해밀턴. 
3 일곱 번이나 월드 챔피언을 차지한 전설적인 F1 드라이버 해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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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해 미국 ‘보그’ 표지 모델로 선 해밀턴. / 사진 루이스 해밀턴 인스타그램
1 루이스 해밀턴은 영화 ‘F1 더 무비’의 제작자로 참여했다.
2 2025 멧 갈라의 해밀턴.
3 일곱 번이나 월드 챔피언을 차지한 전설적인 F1 드라이버 해밀턴.
4 멧 갈라를 기 념해 미국 ‘보그’ 표지 모델로 선 해밀턴. / 사진 루이스 해밀턴 인스타그램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키는 스피드와 짜릿한 리얼리즘의 영화 ‘F1 더 무비’가 여름 극장가를 압도하고 있다. ‘역대급 레이스 영화’ 라는 찬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 하이퍼 리얼 스피드 서사의 제작자 명단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포뮬러1(F1)의 전설, 루이스 해밀턴이다.

일곱 차례나 F1 세계 챔피언에 오른 루이스 해밀턴은 F1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또한 서킷 위에서의 압도적인 실력만큼, 대담하고 독창적인 패션 감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독보적인 패션 아이콘이다. 패션지 ‘보그’ 로부터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아이콘 중 한 명으로 추앙받으며, F1 드라이버가 스포츠 스타를 넘어 패션 아이콘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루이스 해밀턴의 패션 여정은 그의 대담한 개성과 사회적 의식을 반영하며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그의 스타일은 메시지 전달 수단이기도 하다. 루이스 해밀턴 스타일은 색상, 패턴, 실루엣의 과감한 사용이 특징이며, 하이패션과 스트리트웨어 요소를 능숙하게 조화시킨다. 원색과 원색, 패턴과 패턴을 과감하게 스타일링하는 것을 즐기며, ‘청청패션’ 으로 불리는 더블 데님 룩을 즐겨 입는다. 캐나다 방문 시에는 자신의 청청패션을 ‘캐나다 턱시도’라고 재치 있게 표현하기도 했다.액세서리는 그의 스타일에 생명력을 더한다. 비니, 선글라스, 레이어링한 체인 목걸이, 반지, 팔찌 등 다양한 주얼리를 통해 개성과 존재감을 극대화한다. 시계 하나조차 평범할 수 없다. 그를 위해 특별 제작된 IWC의 발광 시계는 그의 테크니컬한 이미지와 완벽히 어우러지는 상징적 아이템이다.

김의향 패션&스타일 칼럼니스트 - 현 케이노트 대표, 전 보그 코리아 패션 디렉터
김의향 패션&스타일 칼럼니스트 - 현 케이노트 대표, 전 보그 코리아 패션 디렉터
루이스 해밀턴 스타일은 패션에 메시지를 담는 ‘내러티브 패션’을 통한 개인 브랜딩의 정수라 할 수 있다. 그는 스타일을 통해 자신을 차별화하고, 개성을 표현한다. 스타일을 자기 이야기를 통제하는 전략적 도구로 사용한다. 대담하고 비전통적인 스타일은 일반적인 고연봉 선수가 비싼 물건으로 치장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된다.

그는 철저한 비건으로서, 동물 가죽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원래 가죽으로 제작된 보테가베네타의 레드 셋업(set-up·상의와 하의가 세트로 디자인된 의상)을 자기만을 위해 면 소재로 맞춤 제작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지상 최대의 패션 이벤트 중 하나인 멧 갈라(MET Gala)에선 ‘보그’ 편집장 애나 윈투어와 콜먼 도밍고, 에이셉 라키, 퍼럴 윌리엄스 등과 함께 공동 호스트로 활약했다. 2025년 멧 갈라의 주제는 ‘슈퍼파인: 테일러링 블랙 스타일’로, 흑인 댄디즘과 패션이 흑인 커뮤니티에서 자기표현과 저항의 도구로 어떻게 사용돼 왔는지를 탐구하는 자리였다. 루이스 해밀턴은 웨일스 보너(Wales Bon-ner)의 크림색 더블 턱시도 슈트에 베레모를 착용하고 레드카펫에 섰다. 그의 스타일리스트 에릭 맥닐과 함께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가 3개월간 작업한 이 룩은 바클리 L. 헨드릭스의 그림과 흑인 역사의 영적인 복식 문화 등 다양한 레퍼런스에서 영감받았다. 루이스 해밀턴은 멧 갈라에 헌정된 2025년 5월호 ‘보그’ 표지 단독 모델로 등장해, 해리 스타일리스에 이어 ‘보그’ 표지에 단독으로 선 역사상 두 번째 남성으로 기록됐다.

레드카펫 룩과 함께 서킷 출근 룩을 통해 루이스 해밀턴은 아이코닉 패션 신을 남기고 있다. 일반적인 스포츠 스타와 대조되는 매우 파격적인 패션을 통해 F1 서킷과 패독(paddock)을 그만의 런웨이로 만들어왔다. 기억에 남는 패션 신으로는 디올의 실크 셋업,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에서 선보인 맞춤형 비건 보테가베네타 레드 셋업 그리고 생기 넘치는 제냐의 옐로 앙상블 등이 있다. 그의 패션은 서킷 위에서 펼쳐지는 강렬한 쇼라고 묘사되곤 한다.

5 철저한 비건인 루이스 해밀턴을 위해 원래 가죽 소재인 보테가베네타 레드 셋업이 면으로 제작됐다. 
6 해밀
턴이 자신의 패션 브랜드 ‘+44’를 입고 있다. 
7 디올 맨의 전 크리에이브 디렉터 킴 존스와 ‘디올×루이스 해밀턴’ 캡슐 컬렉션에 공동 디자이너로 참여했다. / 사진 루이스 해밀턴 인스타그램
5 철저한 비건인 루이스 해밀턴을 위해 원래 가죽 소재인 보테가베네타 레드 셋업이 면으로 제작됐다.
6 해밀 턴이 자신의 패션 브랜드 ‘+44’를 입고 있다.
7 디올 맨의 전 크리에이브 디렉터 킴 존스와 ‘디올×루이스 해밀턴’ 캡슐 컬렉션에 공동 디자이너로 참여했다. / 사진 루이스 해밀턴 인스타그램

루이스 해밀턴은 본업이 패션 디자이너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많은 패션 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8년 타미힐피거와 시작된 ‘타미×루이스’ 컬렉션은 루이스 해밀턴 패션 여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루이스 해밀턴은 모든 디자인 과정에 직접 참여했는데, 원단·단추·재단·실루엣에 대해 세심하게 배우는 인턴 디자이너가 된 듯 심장이 뛰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타미×루이스’ 컬렉션은 타미힐피거의 헤리티지와 루이스 해밀턴의 개인적인 스타일을 결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스포츠웨어에 기반을 두면서도 도시적인 감각을 표현하고, 편안함을 핵심 특징으로 삼았다. 타미힐피거 로고에 루이스 해밀턴의 타투 폰트와 동일한 이니셜 ‘H’를 결합한 스페셜 로고가 사용됐으며, 그의 레이싱 번호인 ‘44’와 아버지에게 배운 핵심 가치인 ‘로열티(loyalty)’가 곳곳에 활용돼 그의 개인적인 경험과 신념을 반영했다. 44는 루이스 해밀턴이 어린 시절 첫 카트 레이스에서 사용한 번호이자, 그의 아버지와 추억이 담긴 숫자다. 지금은 그에게 초심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아이코닉 넘버로 자리 잡았다.

루이스 해밀턴의 영향력은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로도 확장됐다. 그는 디올 맨의 앰배서더이자 디올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킴 존스의 오랜 친구로서 디올 캡슐 컬렉션 디자인에 직접 참여했다. ‘디올×루이스 해밀턴’ 캡슐 컬렉션은 모터스포츠의 에너지와 디올의 테일러링 헤리티지를 정교하게 결합하며, 현대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껴안았다. 지속 가능한 소재를 80% 사용하며 환경적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루이스 해밀턴은 자신의 상징적인 레이싱 번호에서 이름을 따온 개인 패션 브랜드 ‘+44’를 운영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그의 개인적인 비전과 창의적인 열망을 직접적으로 확장한 것이다. 그는 이 브랜드가 자신의 직접적인 관여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바라며, 젊은 인재를 지원하고 업계 발전에 기여하는 플랫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루이스 해밀턴은 스타일리시하게 승리하는 법을 잘 알고 있다. 그는 F1 내에서 특히 새로운 세대의 운동선수가 자신의 패션 감각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도록 영감을 주고 있다. 그는 스포츠 스타와 패션 관계를 재정의하며, 스포츠 선수가 광고 모델이나 브랜드 앰배서더를 뛰어넘는 공동 창조자이자 영감의 뮤즈가 되는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 루이스 해밀턴이 돌파하고자 하는 결승선은 레이싱 서킷만이 아니다. 전설적인 카레이서에서 패션 아이콘이자 문화 아이콘으로, 이 시대의 독보적인 멀티 컬처 아이콘으로 질주하고 있다. 

김의향 패션&스타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