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호텔 업계에서 굉장히 저평가된 국가라고 본다. 인천국제공항 같은 큰 공항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상태에서 아시아 허브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당연하다.”
일본에서 한국에 온 지 3주 됐다는 사무엘 피터 콘래드 서울 신임 총지배인은 한국을 ‘저평가된 관광 국가’라고 평가하며,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태국·싱가포르·일본 등 다양한 문화권에서의 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콘래드 서울 매출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그의 모습은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피터 총지배인이 힐튼 도쿄 재직 시절 객실 가동률은 매일 90~100%를 기록했지만, 이에 멈추지 않고 케이터링 서비스 등 추가 수익을 만들어 매출을 12배 늘렸다. 그는 콘래드 서울에서도 본인의 강점인 F&B(식·음료 부문) 협업 경험을 살려 다양한 미식 경험을 고객에게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콘래드 서울은 힐튼 도쿄 수석 셰프, 콘래드 방콕 셰프와 협업해 그릴 메뉴와 태국 음식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다. 피터 총지배인은 스위스에서 스노보드 선수 및 강사로 활동하며 전 세계 사람을 만난 것을 계기로 호텔 업계에 발을 들였다. 다양한 국가 사람을 만나며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특히 아시아 문화에 매료됐다는 그에게 콘래드 서울 총지배인으로서 목표는 무엇일까. 다음은 일문일답.

스노보드 강습을 하다가 갑자기 호스피탈리티 업계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호스피탈리티라는 업계는 진심이 통하는 비즈니스다.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사람과 진심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강한 매력을 느꼈다. 스위스에서 스노보드 선수로 활동하며 사람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었고, 그때부터 다른 사람과 교감을 중요하게 여겼다. 태국에서 호텔 인턴십으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방콕에서 10년 정도 근무한 후 싱가포르와 일본을 거쳐 한국에 오게 됐다.”
호스피탈리티 리더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공감과 정직성이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호텔에서는 서로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리더십 핵심이라 생각한다. 또한 팀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워라밸(일과 일상의 균형)’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할 때는 최선을 다하고, 쉴 때는 온전히 삶을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
힐튼 도쿄 재직 시 매출을 12배 늘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도쿄가 관광도시로 알려진 만큼 평소에도 바쁜 곳이다. 힐튼 도쿄는 830개 객실이 있는데, 객실 가동률이 최소 90%에서 100%를 기록해 힐튼 계열 호텔 중에서도 매우 바쁜 호텔이다. 특히, 5개 레스토랑에서는 수많은 다이닝(식사) 서비스가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매출을 잘 내는 호텔에서 수익을 더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럭비 월드컵 행사가 열릴 때 외부에서 케이터링 서비스를 해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외부에서도 케이터링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콘래드 서울에서도 레스토랑 업장에 더 집중하고자 미쉐린 셰프들을 초대해 고급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 인근에 사무실이 많은 만큼 가능하다면 케이터링 협업을 진행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서울과 여의도의 인상은 어떤가.
“서울은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도시다. 눈에 띄는 것은 수많은 스타벅스와 소규모 1인 카페까지 다양한 커피 전문점이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고기를 직접 구워 먹는 바비큐 레스토랑도 많아, 식도락에 집중된 도시라고 생각한다. 특히 여의도는 서울 속 작은 오아시스 같다. 서울에 있는 작은 섬이자 도심·한강이 인접해 레저와 비즈니스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더현대 서울, 한강공원 등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진 점이 매우 인상 깊다. 주말에 20㎞를 뛰며 여의도 전체를 둘러봤는데, 숲속을 달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콘래드 서울만이 제공할 수 있는 '럭셔리 경험'은 무엇인가.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첫인상’에서부터 차별화된다. 콘래드 서울 로비의 나선형 계단은 웅장함을 전달해 고객 기억에 남는 첫 경험이 된다. 또 모든 객실이 높은 층고와 탁 트인 뷰를 제공해, 독립적이고 안전한 휴식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다. 웰니스 공간에도 많이 투자하고 있다. 필라테스 스튜디오, 실내 골프장, 헬스장, 수영장 등 다양한 운동 시설이 구비돼 있으며, 고객이 체류 중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객실 내 스마트 컨트롤 시스템, 빌트인 TV, 자동 커튼 조절 기능 등을 통해 기술적으로도 최신 럭셔리를 구현하고 있다.”
콘래드 서울만의 '개인화 서비스'는 어떤 방식인가.
“힐튼의 고객 관리 시스템을 통해 고객 취향, 도착 시간, 베개 종류 등 세부적인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맞춤형 환경을 제공한다. 또 텍스트 기반 일대일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통해 언제든지 직원과 바로 연결된다. 오픈 초기부터 지금까지 13년 이상 근무한 멤버가 많아, 오래된 단골 취향을 기억하고 맞춤 응대를 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서울의 다른 럭셔리 호텔과 구분되는 콘래드 서울만의 정체성은.
“가장 큰 차별점은 ‘균형’이다. 비즈니스 고객과 레저 고객,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호텔이다. 주중에는 다양한 기업 고객의 콘퍼런스가 열리지만, 주말에는 웨딩과 가족 모임이 이뤄지는 등 용도와 분위기 스펙트럼이 넓다.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모두가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란 점이 콘래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여의도의 지리적 특성과 콘래드 강점은 어떻게 연결될까.
“여의도는 서울 중심에 있으면서도 자연과 가까운 점이 특징이다. 인천·김포국제공항 모두에서 접근성이 뛰어나 비즈니스 고객에게도 유리하다. 동시에 공원과 강이 가까워 레저 고객에게도 최적의 장소다. 콘래드가 그 중심에 있어, 이 모든 고객을 아우를 수 있는 유일한 하이브리드형 럭셔리 호텔이라고 생각한다.”
여의도에 하이엔드 호텔이 많은데.
“콘래드 서울은 434개의 많은 객실을 보유하고 있고, 디럭스룸 기준 여의도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가장 큰 디럭스룸을 보유하고있다. 훨씬 여유로운 공간에서 지낼 수 있다. 또한 오픈 멤버가 많은 호텔인 만큼 다른 호텔과 비교해서 서비스가 좋은 여의도 최고 호텔이라고 자부한다.”
향후 목표는.
“한국이 지금은 저평가가 돼 있지만, 외국인 관심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태국·일본·싱가포르 같은 경우 외국인 관광객으로서는 조금 지겨워지기 시작한 도시다. 한국은 서울 교통편이 워낙 편리하다. 일본 도쿄 긴자 지역에서 신주쿠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 1시간 30분이 걸린다. 하지만 서울은 어디를 가든 대부분 1시간 이내에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고, 일반인의 영어 실력이 좋아 소통이 잘되는 편이다. 한국 관광 문화는 더 발전할 것이다. 콘래드 서울도 이러한 상황에 앞장서 서울 관광을 알리고, 한국 기업과 함께 협업해 행사 및 케이터링 등을 통한 매출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