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거울에 비친 내 얼굴에서 ‘넓어진 모공’과 ‘번들거림’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이 때문에 기름종이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덥고 습한 날씨에 공들여서 한 메이크업은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무너지고, 콧방울 주변은 번들거리고, 모공은 평소보다 훨씬 도드라져 보인다.
기온과 습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피지와 땀 분비가 늘어나고 그로 인해 피부 장벽은 쉽게 무너진다. 모공은 넓어지며 트러블도 자주 발생한다. 이런 여름철 피부 고민은 단순히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여름철 피부가 번들거리는 이유는 땀샘과 피지선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마, 코 그리고 턱을 연결하는 T존과 양쪽 뺨과 턱을 포함하는 U존 부위에서 유분 분비가 급증한다. 문제는 이 피지가 각질과 엉기면서 모공을 막아 염증성 여드름이나 좁쌀 트러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기온이 높아지면 모공 주변의 탄력이 떨어지고 피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실제로 모공이 더 확장돼 보이는 효과도 생긴다. 결국 유분과 모공, 열, 염증 이 네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여름철 피부 스트레스를 키우는 셈이다.
집에서 여름철 피부를 관리하는 팁은 ‘과잉 케어’도 주의하라는 것이다. 대다수 사람이 모공과 유분을 잡겠다며 과도하게 세안하거나 스크럽을 자주 하는데, 이는 오히려 피부가 방어적으로 반응해 더 많은 유분을 생성하고 더 많은 피지를 분비하게 한다.

여름철에는 ‘세안 횟수’보다 ‘세안제 선택’ 과 ‘세안 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 △세안할 때는 약산성 젤 클렌저를 골라 하루 2회 사용한다. 과도한 유분과 땀을 부드럽게 제거한다. △세안 직후에는 수분감이 충분한 가벼운 젤 타입 크림으로 장벽을 보호해 주는 것이 좋다. △주 1~2회 정도 모델링팩, 수분 진정 마스크를 번갈아 사용하면 모공 속 노폐물과 과도한 각질 제거, 수분 공급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피부에서 모공을 막지 않는 논코메도제닉(non-comedogenic) 제품을 사용해 모공이 막히는 것을 예방한다.
두 번째 팁은 가정이 아닌 피부과 병원에서 이뤄지는 전문적인 치료다. 먼저 ‘크라이오 쿨링 관리’는 열로 인해 늘어난 모공을 즉각적으로 수축시키고, 염증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여드름 관리 직후 열감을 빠르게 내려주어 트러블 확산을 방지한다.
LDM(Local Dynamic Micro massage) 같은 저밀도 초음파는 초음파 진동으로 피부 속 수분 통로를 활성화하고, 미세 염증을 완화해 여름철 민감해진 피부에 적합하다. 지루피부염이나 열성 여드름에도 많이 사용된다.
‘AHA(Alpha Hydroxy Acid·알파하이드록시산)/BHA(Beta Hydroxy·Acid베타하이드록시산)/LHA(Lipo Hydroxy Acid·리포하이드록시산)/PHA(Poly Hydroxy Acid·폴리하이드록시산) 필링’은 피지와 각질로 막힌 모공을 깨끗하게 열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AHA는 표면 각질을 부드럽게 하고, BHA는 모공 속 피지를 용해하며, LHA와 PHA는 자극을 줄이면서도 보습까지 챙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킨 보톡스’는 보톡스를 피부 얕은 층에 미세하게 주입해 땀샘과 피지샘 활동을 줄인다. 피붓결이 매끈해지고 모공이 눈에 띄게 조여 보이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여름철 인기 시술 중 하나다.
이렇듯 여름철 모공과 유분 문제를 ‘기름 많은 체질’로만 치부할 필요는 없다. 자기 피부 타입과 현 상태에 따라 홈케어와 병원 치료를 잘 조합한다면 피부 상태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최적의 방법으로 모공을 줄이고, 번들거림 없는 산뜻한 여름 피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