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은 어떻게 글로벌 1위가 되었는가
화웨이 쇼크
에바 더우│이경남 옮김│생각의힘│3만2000원│584쪽│7월 16일 발행

엔비디아는 지난 2월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서 2년 연속 화웨이를 경쟁사로 지목했다. 총 다섯 개 부문 중 네 개 부문에서였다. 통신 장비 세계 1위를 거머쥐고 이제 첨단 인공지지능(AI) 반도체 1위 기업 엔비디아를 위협하고 있는 화웨이는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과도 같다. 미국 정부가 각종 제재를 통해 화웨이를 고사하게 하려 했지만, 화웨이는 반도체와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생산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폴더블폰 분야에서도 세계 1위인 삼성의 뒤를 바짝 추격한다. 화웨이의 족적을 허투루 보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중국 기업, 비상장 회사, 종업원지주제도라는 특성상 화웨이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화웨이 쇼크’는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 최고경영자(CEO)의 생애부터 창업 과정과 발전사, 최신 동향을 모두 담았다. 미스터리한 ‘테크 제국’ 화웨이를 알고자 하는 갈증을 풀어준다. 화웨이를 둘러싼 주요 인물과 화웨이의 지배구조, 사건 연표 등 정보를 모자람 없이 실어 화웨이, 나아가 중국 기업과 공산당의 관계를 이해하려는 기업과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정부(2017~2020년) 당시 화웨이를 ‘재앙’으로 규정하고 중국발 안보 위협을 제기한 바 있다. 이는 미·중 무역 전쟁과 외교 갈등, 기술 냉전을 고착화했다. 미국의 전면적인 반도체 수출 제재로 화웨이는 위기를 면치 못했지만, 이내 기술 자립에 도전해 성과를 냈고 반등에 성공했다. 자체 개발한 5G 스마트폰 칩을 탑재한 ‘메이트 60’의 중국 내 판매가 호조를 보여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힘의 균형이 유지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책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부터 활로를 모색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찰스 딩 화웨이 미국 법인 대표의 미 하원 청문회, 런정페이 CEO의 딸이자 현 순환 회장인 멍완저우(孟晩舟)의 캐나다 구금 사건이 대표적이다. 화웨이는 미국 하원 정보 청문회의 집요한 추궁에도 백도어(정상적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컴퓨터와 암호 시스템 등에 접근하는 것), 중국 공산당과 관계를 부인했다. 멍완저우는 미국의 개입으로 캐나다에서 재판을 받았는데, 중국은 이에 맞서 캐나다인 둘을 억류하고 고문함으로써 소위 ‘인질 외교’가 벌어졌다. 멍완저우의 구금으로 화웨이에 대한 애국 소비가 증가하고, 가족이 기업을 물려받지 않을 것이라는 런정페이의 말과는 달리 멍완저우가 순환 회장이 되는 일화가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화웨이가 얼마나 연구개발(R&D)에 공을들이는지도 상세히 서술된다. 창업 초기 ‘매트리스 문화’를 만들며 밤낮없이 일하다 사무실 간이침대에서 눈을 붙이던 R&D팀과 그를 격려하던 런정페이 CEO의 이야기, R&D 센터인 둥관 옥스혼 캠퍼스의 장대한 전경 등은 한국 하이테크 산업이 갈 길을 안내한다. 화웨이는 2024년 R&D 비용에 매출의 20%인 36조원을 쏟아부었다. 순이익이 전년 대비 28%나 감소했음에도, R&D 비용을 9.1% 증액한 것이다.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화웨이의 전략은 이민자와 대학을 압박해 인재 유출을 유발하는 트럼프와 대비되어 한국에 큰 교훈을 준다. 화웨이는 홍콩에 AI를 담당하는 ‘노아의 방주 연구소’를 설립하고 엔지니어뿐 아니라 수학자와 양자물리학자 등 세계 최고의 인재를 영입했다. 화웨이는 기술 플랫폼을 지향하면서도 늘 기본에 충실했다. 5G에서 패권을 차지한 뒤 화웨이는 기술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폴라코드(polar code)의 아버지 에르달 아리칸 교수를 축하 행사에 초빙했다. 화웨이의 인재와 R&D에 대한 성의(誠意)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한민국 6대 상권의 비밀
서울의 하이스트리트
김성순│디자인하우스│ 2만2000원│256쪽│7월 3일 발행
서울의 6대 하이스트리트인 명동, 홍대, 강남, 성수, 한남, 도산을 대상으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브랜드 및 건물의 비결을 살펴보자. 인구 1000만 명을 바라보는 메가시티 서울, 그중 가장 번화한 거리인 6대 하이스트리트를 관통하는 소비 패턴의 변화와 자본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사업 성장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저자는 활기찬 분위기가 가득한 번화가 매장에서 돈의 흐름을 발견한다.

축소 경제 사회로의 전환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
한국경제연구원│ 알에이치코리아│ 2만3000원│336쪽│7월 9일 발행
합계 출산율 0.75명, 65세 인구 1000만 명 돌파. 우리나라의 초저출산·초고령화 상황을 알리는 암울한 숫자다. 2050년에는 일할 수 있는 사람 3분의 1이 감소한다. ‘축소 경제’ 사회로 가고 있다. 책은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한다. 1000여 명의 일반 대중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현실적인 통계를 기반으로 전략과 아이디어를 담아냈다.

미래 국가 경쟁력의 중심
6G와 AI 시대의 우주산업
박종승│메디치미디어│ 2만원│272쪽│6월 26일 발행
33년간 우주 과학기술과 전략무기 개발을 주도해 온 박종승 전 국방과학연구소 소장의 신간이다. 심수연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과 대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앞으로 찾아올 우주산업 변화가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지 소개하고,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한다. 머지않아 다가올 우주 시대를 피부로 느끼며 살아야 할 우리에게 길잡이가 되는 책이다.

브랜드를 담아낼 8가지 키워드
공간은 전략이다
이승윤│북스톤│2만원│320쪽│7월 17일 발행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인스타그램에 찍어 올릴 만한)한 공간을 넘어, 브랜드가 고객과 맺는 정서적 관계와 철학을 어떻게 공간에 구현할 수 있을지를 탐구한다. 오프라인 공간은 더 이상 상품을 진열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고객은 공간에서 브랜드 철학과 태도를 직관적으로 경험하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를 따져본다.

작심삼일의 쳇바퀴에서 구할 솔루션
끝까지 해내는 뇌
카이라 보비넷│유지연 옮김│ 갤리온│1만8500원│272쪽│ 7월 4일 발행
새해가 되면 우리는 늘 다짐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운동을 계획하며,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지만, 늘 며칠을 넘기지 못한다. 이 악순환의 원인은 의지의 문제가 아닌, 우리 뇌가 만들어낸 착각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반복되는 부정적 사고 패턴이 뇌에서 어떻게 자리 잡고 강화되는지를 낱낱이 파헤치며, 이를 무력화하는 행동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루이비통 수석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 전기
우리 것으로 만들자 (Make It Ours)
로빈 기브한│크라운│ 35달러│336쪽│6월 24일 발행
루이비통의 첫 흑인 수석 디자이너로 유명한 고(故) 버질 아블로가 어떻게 혁신적인 인물이 되었는지 살핀다. 아블로가 설립한 오프화이트(Off-White)가 제작한 티셔츠는 스트리트웨어를 고급 패션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저자는 아블로 개인의 성공 이야기를 넘어, 아블로가 만든 패션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분석한다. 퓰리처상을 받은 로빈 기브한 워싱턴포스트 평론가의 신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