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자은도 북서쪽 공유수면에 들어선 전남해상풍력 1단지가 지난 5월 본격적인 상업 운전을 개시했다. 발전 용량 96메가와트(㎿)의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추진된 민간 해상풍력 프로젝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 2월 가동을 앞둔 전남해상풍력 1단지에 해저케이블 설치를 마무리했다. 전라남도와 신안군은 2035년까지 총 8.2기가와트(GW) 규모의 세계 최대 전남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1단지는 이를 위한 첫 번째 프로젝트에 해당한다. 

LS마린솔루션의 해저케이블 포선선인 GL2030이 해저케이블을 설치하고 있다. 2022년 취역한 이 선박은 선박 위치를 정밀 조정하는 다이내믹 포지셔닝(DP) 시스템을 이용해 높은 파도가 일고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해저케이블을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설치한다. / LS마린솔루션
LS마린솔루션의 해저케이블 포선선인 GL2030이 해저케이블을 설치하고 있다. 2022년 취역한 이 선박은 선박 위치를 정밀 조정하는 다이내믹 포지셔닝(DP) 시스템을 이용해 높은 파도가 일고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해저케이블을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설치한다. / LS마린솔루션

LS마린솔루션은 이달 초 안마해상풍력과 940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을 설치하는 시공 계약도 맺었다. 이는 지난해 회사 매출액 1303억원의 약 72%에 해당하는 대규모 계약이다. 안마해상풍력은 전남 영광군 안마도 해상에 발전 용량 총 532㎿, 총면적 8390만㎡의 해상풍력 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단지가 완전히 조성되면 매년 1400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38만 가구, 14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LS마린솔루션은 2027년부터 이 풍력단지와 육지를 잇는 해저케이블을 설치하는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LS마린솔루션이 국내 주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잇따라 참여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재생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공단은 이달 말 올해 상반기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 입찰 낙찰자를 발표한다. 이 제도는 경쟁 입찰을 통해 낮은 가격순으로 선정된 사업자가 재생에너지 공급자와 20년간 고정된 가격으로 신재생에너지 공급 계약을 맺는 제도다. 

올해 상반기에는 해송3(504㎿), 한빛(340㎿), 서남권(400㎿), 한동·평대(100㎿), 다대포(99㎿), 압해(80㎿) 등 총 6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LS마린솔루션은 이 중 발전 용량이 가장 큰 해송3해상풍력의 케이블 시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고정가격입찰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LS마린솔루션은 2022년 6월 계약을 체결한 전남해상풍력 외에도 최근 수년 간 주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얻은 성적표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완도금일1(200㎿), 완도금일2(400㎿), 신안우이(396㎿), 낙월(364㎿), 고창(70㎿) 등 5개 사업자가, 2024년에는 안마(532㎿), 태안(504㎿), 야월(104㎿), 반딧불이(750㎿) 등 4개 사업자가 고정가격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됐다. LS마린솔루션은 이 가운데 안마에서 시공 계약을 체결하고 신안우이, 태안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전남 신안군 우이도 해역에 396㎿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LS마린솔루션은 한화오션과 SK이터닉스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이 사업에서 해저케이블 시공 부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착공해서 2027년 해저케이블 시공이 이뤄지고 2029년 초 상업 운전을 시작한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 2024년 11월 태안해상풍력의 해저케이블 시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태안해상풍력은 싱가포르의 재생에너지 기업 뷔나에너지(Vena Energy)가 충남 태안군 근흥면 인근 해상에 504㎿ 규모로 조성하는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다. 단지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 2월 영국 해양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밸모럴 컴텍(BALMORAL COMTEC)과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반딧불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사업은 2030년까지 울산에서 약 70㎞ 떨어진 바다에 750㎿ 규모의 세계 최대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LS마린솔루션은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참여하는 태안, 신안우이 프로젝트가 대규모 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약 400~500㎿급 풍력 단지 한 곳의 해저케이블 공사를 모두 수주하면 매출액만 2000억~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LS마린솔루션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가 추진되면 중장기 성장 동력을 더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11조원을 투입해 수도권과 서해안, 호남을 잇는 1070㎞에 이르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박근태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