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깁슨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APAC &  EMEA PDS 및 지속 가능성 부문 대표 - 뉴사우스웨일스대 건설경영학, 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PDS APAC 책임자 /사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톰 깁슨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APAC & EMEA PDS 및 지속 가능성 부문 대표 - 뉴사우스웨일스대 건설경영학, 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PDS APAC 책임자 /사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전통적으로 사무실 공간은 부서장, 팀장, 팀원 등 직급순으로 책상을 놓는 ‘T 자형’ 배치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재택근무 등의 업무 형태가 보편화되고, 조직 내 수평적 관계가 중시되면서 사무실 공간에도 변화가 생겼다. 최근 몇 년간 많은 기업은 고정식직원 자리를 없애고, 사무실 공간에 회사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인 A사는 한국 지사 면적이 4826㎡(약 1460평)에 달할 정도로넓었지만, 업무 공간과 물품 보관 구역의 경계가 모호하고, 직원 간 소통을 위한 공간이 부족했다. 해당 공간 구성은 본사 가이드라인을 따른 것인데, 한국의 업무 환경과 문화에는 맞지 않았다. A사는 결국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이하 쿠시먼) 프로젝트&디벨롭먼트서비스(PDS·Project&Development Ser-vices)팀에 사무 공간 개선 등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은 전 세계 60개국에서 부동산 매매, 임대, 관리, 가치 평가, 자문 등 종합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시먼 PDS팀은 해당 분야에서 100년 이상의 업력을 통해 쌓은 노하우(know-how)를 집약한 것이 특징이다. PDS는 부동산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무실 입지 선정과 디자인, 운영 관리 등을 포괄 지원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쿠시먼은 2017년부터 한국에서 PDS를 운영해 오고 있다.

쿠시먼 PDS팀은 A사 사무실에 물품 보관 동선을 고려한 수납공간을 마련해 ‘클린 데스크(Clean Desk)’ 환경을 구현하고, 캐주얼 미팅룸 등 개방 협업 공간을 만들었다. 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리셉션 공간을 조성하는 등 ‘회사의 얼굴’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사무실을 바꾼 후 직원 만족도는 개선 전 4.7점(10점 만점)에서 8.17점으로 크게 향상됐다.

지난 7월 톰 깁슨(Tom Gibson) 쿠시먼 아시아·태평양(APAC) &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PDS 및 지속 가능성 부문 대표와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쿠시먼 PDS팀이 하는 일은 구체적으로 뭔가.

“사무실 개발 및 이전 프로젝트를 초기 단계부터 완료까지 전반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만일 어떤 한 기업이 사무실 이전을 고려한다면 부지 선정부터 사무실 설계, 건설 과정, 완공 이후 이전 작업, 이전 후 관리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

쿠시먼만의 강점은.

“쿠시먼 PDS의 강점은 한 가지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 사무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잘 모으는 ‘소프트 스킬(soft skill·대인 관계와 관련된 능력)’에 출중한 인력이 활약하고, 공사가 진행되는 후반부에는 건축 등 기술에 강한 ‘하드 스킬(hard skill·직무 관련 전문 지식)’ 전문가가 투입된다. 각 과정에 맞는 능력을 갖춘 팀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쿠시먼 PDS의 가장 큰 장점이다. 쿠시먼은 상업용 부동산 전반을 다루고 있어 PDS도 다른 서비스와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실제로 쿠시먼은 자본시장, 임대 자문, 임차인 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PDS와 유기적으로 연결해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PDS 시장은 어떤 특징이 있나.

“대체 자산(alternative assets) 분야에서PDS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그동안 PDS는 주로 기업 사무 공간에 집중돼 왔는데,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호텔, 데이터센터, 생명과학, 물류, 산업,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대체 자산 분야에서 PDS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많은 글로벌 기업이 활동하고 있는데, 여기에 집중된 고학력 노동력이 기술 기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런 환경 덕분에 글로벌 부동산 투자 자금이 대거 이 지역으로 유입됐고, 쿠시먼 PDS팀이 그 혜택을 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PDS 사업 규모는 2016년 이후 약 세 배 성장했다.”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19층에 있는 쿠시먼 한국 지사 사무실. PDS팀이 담당해 비지정 좌석제를 적용한 스마트 오피스, 회의 공간 등을 마련했다. /사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19층에 있는 쿠시먼 한국 지사 사무실. PDS팀이 담당해 비지정 좌석제를 적용한 스마트 오피스, 회의 공간 등을 마련했다. /사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PDS가 주목하는 분야는 어디인지.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산군으로, 글로벌 펀드 자금이 지속적으로 투자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하이퍼 스케일(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대규모 시설을 갖추려고 하면서 해당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쿠시먼 PDS는 토지 인수, 자산 임대, 프로젝트 관리, 시설 관리 등 데이터센터 개발과 운영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어, 아시아·태평양 데이터센터 PDS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여러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PDS에서 일반 사무실과 데이터센터의 차이는 무엇인가.

“상업용 부동산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일반 사무실과 데이터센터는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컴퓨터가 24시간 멈추지 않고 작동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건물을 설계하고 짓는 과정에서 전기와 기계 같은 복잡한 기술 요소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또한 이런 기술 중심 시설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도 미리 평가해야 한다. 이 때문에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기술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반면 일반 사무실 프로젝트는 기술 면에서 상대적으로 단순하지만,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사무실 인테리어는 사용자 경험과 조직 문화, 업무 수행 방식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균 성장 속도와 비슷하게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약 세 배 성장했다. 쿠시먼은 회사가 보유한 강력한 ‘직장 전략(workplace strate-gy)’ 자문 역량을 바탕으로 핵심 고객층인 임차인을 확보했고, 대체 자산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다. 쿠시먼 한국 지사는 올해 PDS 로드맵을 새롭게 수립, 추가 성장을 위한 전략을 마련했다. 대여섯 명으로 출발했던 한국 PDS팀은 8년 만에 직원이 다섯 배 이상 늘었다. 최근에도 우수 인재 확보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를 통해 ‘플라이휠 효과(flywheel effect)’, 즉 지속적인 성장과 가치 창출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 

김송이 조선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