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은 어떻게 기업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가
대한민국 국부펀드가 만난 자본의 설계자들
한영석│에프앤미디어│2만2000원│340쪽│8월 4일 발행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이후 한국 사회에 각인된 ‘사모펀드는 위험한 투기 세력’이란 서사는 더 이상 정확하지 않다.”
한국투자공사(KIC) 사모주식투자실 부장으로 지난 11년간 북미 사모펀드 포트폴리오를 직접 운용해 온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강조한다. 투명성, 책임, 장기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글로벌 사모펀드는 더 이상 단기 차익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자한 회사의 사업 모델을 뜯어고치고, 운영 구조를 혁신하며, 정체된 회사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 사모펀드 투자자는 ‘보이지 않는 최고경영자(CEO)’라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실제로 싱가포르투자청(GIC), 캐나다연기금(CPPIB), 아부다비투자청(ADIA), KIC 같은 세계적인 장기 자금은 사모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저자는 “국부펀드는 ‘신뢰할 수 없는 자본’에 수천억달러를 맡기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책은 저자가 주요 글로벌 사모펀드와 손잡고 해외 투자를 실행하면서 검증한 기업 혁신 성공과 실패 사례 20가지를 소개한다. 저자는 오랫 동안 실버레이크, 린지골드버그, 오닥스, 아폴로 등 미국 우량 사모펀드 운용사와 협업하며 쌓은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의 투자 철학과 노하우를 책에 담아낸다.
예를 들어 실버레이크는 하드웨어 기업 델을 인수할 때 “기존 영업망 위에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얹어 종합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점프한다”는 청사진을 먼저 그렸다. 델 이사회가 동의할 때까지 8개월 동안 설계와 협상을 반복했다. 그 결과 오래된 PC 회사로 남을 뻔했던 델은 IT 인프라 플랫폼으로 환골탈태했다. 아폴로는 카지노 매출이 ‘제로’ 였던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위기 상황에서 베네시안 리조트를 인수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연 7억달러(약 9741억9000만원)를 실현하는 자산으로 밸류업(value-up·가치 상승)시켰다. 저자가 최정상 사모펀드와 공동 투자, 동행 실사하며 목격한 것은 ‘돈을 넣고 끝’이 아닌 파트너십의 진화였다. KKR, 실버레이크, 아폴로 같은 운용사는 경영진과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구조부터 손본다. 이런 긴 호흡이 가능한 것은 사모펀드 같은 ‘장기 자금’은 단기 차익이 아니라 기업 체질을 바꾸는 가치 창출을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사모펀드가 거대한 거래만 다루는 먼 나라 얘기처럼 보이지만,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어떤 기업이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왜 이 기업이 제자리걸음인지, 무엇이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지, 사모펀드식 질문 프레임을 배우면 개인 투자자도 수치보다 ‘변화의 드라이버’를 먼저 보는 눈을 갖게 된다. 그 시각은 코스피 대형주든 소형 성장주든,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든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장기 자본이 바라보는 안목을 이해하면 ‘적자 속 투자’와 ‘성장 속 차익 실현’ 타이밍이 어디에서 갈리는지 감이 잡힌다. 배달의민족, 쿠팡, 셀트리온처럼 한때 적자였던 기업이 어떻게 계속 자금을 끌어올 수 있었는지, 홈플러스 사례처럼 레버리지가 기업 가치를 어떻게 잠식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개인 투자자는 이 책을 통해 앞으로는 ‘자본이 움직이는 방식이 곧 기업 가치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체득하게 된다. 자기 투자 의사 결정에 ‘장기 시야’라는 무기를 추가해 보자.
SK하이닉스 경쟁력의 비밀
신뢰 게임
현순엽, 김진국, 박정식│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2만2000원│228쪽│7월 20일 발행
하이닉스가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본격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선 약 10년간의 현장 이야기를 담았다. SK하이닉스의 톱 팀(Top Team·주요 사업 부문 경영진) 구성원으로 몸담았던 전직 임원들이 직접 그 과정을 정리하고 해석한 기록이다. 과거 하이닉스는 삼성에 비해 경쟁력 전반이 현저히 뒤처지는 2등 기업이었다. 오늘날 놀라운 시장 반전을 이뤄낼 수 있었던 비결을 살펴보자.
당신은 본능을 이길 수 있는가
먹는 욕망
최형진, 김대수│빛의서가│2만원│300쪽│7월 22일 발행
우리는 매일 ‘먹는 욕망’을 마주한다. 그러나 욕망으로 인해 인간 사회 생태계의 토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위대함은 알지못한다. 최형진 서울대 뇌인지과학 교수와 김대수 카이스트 뇌인지과학 교수가 쓴 이 책은 휘몰아치는 먹는 욕망의 실체를 파헤친다. 우리 삶을 좌우하는 이 욕망이 인류 진화와 발달에 어떠한 역할을 해 왔는지를 이해하면 삶의 많은 비밀이 풀린다.
89가지 일의 디테일
마이크로스킬
아다이라 랜드리, 리사 E. 루이스│김경영, 이정미 옮김│푸른숲│2만2000원│472쪽│7월 16일 발행
직장에서 다양한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고,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업무가 번갈아 가며 이어질 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저자들은 수많은 직장 내 문제 사례를 분석하고 정리해, 업무 고민을 해결하고 능력을 계발하는 법을 작은 단위로 쪼개는 방식을 고안했다. ‘마이크로스킬’이다. 끈기와 열정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일터의 고민에 마이크로스킬을 적용해 보자.
최고의 결정을 이끄는 확신의 프레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
피터 애트워터│송이루 옮김│위즈덤하우스│2만3000원│384쪽│7월 23일 발행
‘자신감(confidence)’이라는 감정의 미세한 파동이 어떻게 거대한 경제 흐름을 선도하는지 분석한다. 저자는 데이터 이면의 정서적 움직임을 읽어내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다. 정량과 정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분석은 복잡한 시장을 해석하고 다음 국면을 예측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 자신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사회 변화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신호다.
미래를 결정할 치열한 금속 전쟁
파워 메탈
빈스 베이저│배상규 옮김│까치│2만원│328쪽│7월 25일 발행
스마트폰에는 수많은 금속이 들어간다. 배터리는 리튬, 코발트, 니켈로 만든다. 회로에 금이 들어가고, 회로기판에 주석이, 마이크에 니켈이 들어간다. 그 밖에도 화면에 들어가는 소량의 인듐은 손가락 터치를 세밀하게 인식하도록 돕고, 유로퓸은 화면 색상을 개선한다. 저자는 전 세계를 누비며 고철 수집원에서부터 억만장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핵심 금속의 세계를 탐사한다.
‘4 % 룰’의 강화
더 풍요로운 은퇴 (A Richer Retirement)
윌리엄 벤젠│와일리│25달러│272쪽│8월 5일 발행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노후 자산 관리 법칙은 ‘4% 룰’이다. 1994년 미국의 재무관리사 윌리엄 벤젠이 제시했다. 벤젠은 이번 신간에서 4% 룰을 강화해 더 풍요롭게 은퇴하는 방법을 밝힌다. 은퇴 이후 인출 계획에서 고려해야 할 8가지 요소,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인출률을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은퇴를 앞두었거나 이미 은퇴한 이들에게 꼭 필요한 자산 관리 지침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