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홈은 공유 숙박 업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최초로 얻은 기업이다. 현행법상 도심에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공유 숙박은 대부분 불법이다. 농어촌 민박이나 한옥 체험 외에 도심에서 이뤄지는 공유 숙박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만 허용된다.
위홈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증 특례를 받아, 예외적으로 서울과 부산에서 내국인 공유 숙박을 합법적으로 운영한다. 조산구 위홈 대표는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로 공유 숙박 혁신과 제도화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닫힌 규제(포지티브 규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국가 차원의 마스터플랜과 전략을 먼저 짜고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시행해야 규제를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위홈은 2019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내국인 숙박이 가능해졌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한국에 처음 생긴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쪽에서 ‘규제 샌드박스로 공유 숙박 사업을 해보라’며 먼저 제안해 왔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내국인 숙박을 합법화할 수 있다는 기대에 신청했는데, 에어비앤비나 여기어때, 야놀자 등이 거부한 뒤에 우리에게 요청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에어비앤비는 특례를 신청하면 기존에 불법으로 운영하던 숙소를 모두 내려야 하므로 신청하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야놀자나 여기어때는 공유 숙박 시장이 작은데 에너지를 쓸 건 많다고 판단한 것 같다. 위홈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합법 공유 숙박을 선도하며 생존해 왔지만, 한계가 많았다.”
무엇이 한계였나.
“에어비앤비가 계속 불법으로 내국인 공유 숙박을 받은 것이 첫 번째다. 정부가 에어비앤비의 미등록 숙소를 모두 내리게 하고, 내국인 불법 숙박을 제대로 단속해야 특례가 의미 있는 것 아닌가. 에어비앤비가 공유 숙박 시장의 99%를 독점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불법 영업을 그대로 놔두었기 때문에 역차별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2019년 특례를 받고 2020년부터 영업해 왔는데, 5년 동안 에어비앤비의 미등록 불법 숙소는 퇴출당하지 않았다.”
그래도 규제 샌드박스로 내국인 숙박이 가능해진 건 의미 있는 거 아닌가.
“나름의 성과를 냈다. 250억원 이상의 거래액, 3000명 이상의 호스트, 20만 명 이상의 게스트를 통해서 공유 숙박의 실증 경험을 쌓았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때에는 어려움에 처한 호스트의 수익 증대와 자가격리 숙소 부족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규제 샌드박스로 내국인 숙박이 가능해졌음에도, 그 외 규제가 너무 강하다. 예를 들어 관광진흥법 시행령의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외도민업)’은 호스트가 실제 거주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원룸형 주택은 공유 숙박이 불가능하다. 같은 이유로 독채도 공유 숙박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게스트(숙박객)가 호스트와 같은 공간에서 숙박하기보다 독채를 선호함에 따라, 공유 숙박 시장은 독채 위주로 편성되고 있다. 특례제도가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독채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열린 규제로 말이다.”
‘열린 규제’와 ‘닫힌 규제’라고 표현했다.
“용어부터 제대로 부를 필요가 있어서다. 포지티브 규제는 ‘포지티브(positive·긍정적인)’ 단어에서부터 좋은 것이 연상되지만, 오직 허용되는 것만 정하는 닫힌 규제다. 반대로 네거티브 규제는 ‘네거티브(negative·부정적인)’ 단어에서 연상되는 나쁜 이미지와 달리, 금지 목록에만 들어있지 않다면 뭐든지 시도해 볼 수 있는 열린 규제다.한국의 닫힌 규제는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면 안 되게 하는 디지털 쇄국정책이다. 이것만 풀어주면 한국의 미래가 찬란할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의 법에 얽매이지 않고, 세상과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마음대로 상상하자고 한다면, 정부에서 진흥법 같은 걸 만들 필요가 없다.”
실증 특례가 2024년 7월에 종료됐는데.
“규제 샌드박스는 기본 기간이 2년이고, 1회 연장(총 4년)이 가능하다. 최대 4년 동안만 실증 특례 사업이 허용된다. 다만 정보통신융합법은 필요성이 인정되면 실증 특례를 임시 허가로 전환해 4년 이후에도 연속성 있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위홈은 실증 특례가 끝난 지 1년이 넘었는데, 아직 임시 허가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내국인 공유 숙박의 임시 허가 전환이 승인되었으나, 아직 임시 허가를 공식화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게다가 올해 초부터는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받은 국내 플랫폼이 개별 호스트에게 특례를 부여하면, 해당 호스트가 에어비앤비에서 내국인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호스트는 에어비앤비에서 하나라도 예약을 더 받아서 에어비앤비 랭킹을 올리고자 하므로, 규제 샌드박스가 오히려 역차별을 심화할 수 있다.”
앞으로 공유 숙박은 관광산업에 어떤 역할을 할까.
“타다 사례에서 보듯, 사람들의 요구는 법으로 막는다고 막을 수 없다. 2024년에 약 164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K-컬처를 통해 앞으로 관광객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과거에는 여행을 가면 호텔에 갔지만, 지금은 관광객이 동네의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자 동네를 찾는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미래 관광산업을 위해서 공유 숙박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공유 숙박을 활성화하면 동네 경제, 동네 소상공인이 살아난다. 제도 개선을 기대하면서 위홈이 공유 숙박을 선도하겠다.”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규제 샌드박스
법령 정비 마무리된 과제는 25% 불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창업 7년 내 스타트업 300개 사를 대상으로 2024년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54.7%가 규제 샌드박스 제도에 대해 ‘불만족’ 한다고 답했다. ‘만족’은 19.7%에 그쳤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에 불만족하는 기업은 그 이유로 ‘신청 후 승인까지 행정 처리 기간이 길다(61.6%)’ ‘규제 면제· 유예 기간이 짧다(51.8%)’ ‘지켜야 하는 부가 조건이 많다(44.5%)’ ‘신청 관련 서류가 많고 절차가 복잡하다(37.2%)’순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