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호 대표가 동물용 의료 기기 제품인 벳이즈(VetEase)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조선비즈
김건호 대표가 동물용 의료 기기 제품인 벳이즈(VetEase)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조선비즈

리센스메디컬은 지난해 9월 혁신적인 냉각마취 기술로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드 노보(De Novo) 승인을 받았다. 드 노보는 비슷한 선행 기술이 없는 신기술 의료 기기에 적용되는 FDA의 허가 제도다. 리센스메디컬이 개발한 ‘오큐쿨’은 안구에 접촉하는 것만으로 순간적으로 섭씨 영하 15도까지 온도를 낮춰 냉각마취를 한다. 시술 부위에 정확하게 마취가 가능하고, 걸리는 시간도 단 10초에 불과하다. 기존에는 안구 마취에 5~10분이 걸렸다. 리센스메디컬은 이 냉각마취 기술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안과용에서 피부 미용으로 시장을 확대한 데 이어 최근에는 동물용 의료 기기로 확장했다. 리센스메디컬이 만든 동물용 급속 냉각마취 장비인 벳이즈(VetEase)는 지난 3월 경북 산불 때 화상을 입은 동물을 돕는 데 활용됐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유한양행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벳이즈 마케팅과 판매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김건호 리센스메디컬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통증 없는 안전한 시술을 통해 반려동물과 보호자에게도 편안함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물용 의료 기기인 벳이즈를 새로 내놨다.

“냉각마취 기술의 또 다른 특징은 초음속에 가까운 속도인데 이를 활용하면 약물을 빠르게 가속해서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벳이즈는 약물을 얼음 총으로 전달하는 의료 기기다.”

벳이즈는 약물을 급속 냉각해 미세한 얼음 입자로 만들고 고속으로 분사해 통증 없이 피부에 전달한다. 냉각 효과를 이용해 동물의 피부에 발생하는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김 대표는 “상처가 나거나 염증이 생겼을 때 얼음을 갖다 대면 통증과 염증이 줄어드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회사는 지난 4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A-A 등급을 받았다. 안과용 냉각마취 기기인 ‘오큐쿨’과 피부과용 정밀 냉각 기기인 ‘타겟쿨’을 출시한 데 이어 반려동물용 벳이즈까지 내놓으면서 제품 라인업을 늘렸다. 작년 매출액이 62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분기만 23억원의 매출을 냈다. 오큐쿨과 타겟쿨을 통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물용 의료 기기 시장에서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벳이즈는 현재 한국에서만 판매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도 출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사업 계획이 궁금하다.

“생산 시설과 제조 인력을 계속 늘리는 한편, 기존 제품에 대한 개선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영업이나 수주가 문제였는데 이제는 생산이 수주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생산 라인을 계속 늘리고, 피부과용 냉각 기기 타겟쿨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개선품도 2026년 초에 선보일 계획이다.”

어떤 지원이 큰 도움이 됐나.

“오큐쿨의 FDA 승인을 위해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 마침 코로나19팬데믹과 겹치면서 생각보다 길어지고 어려움도 많았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의 해외 임상시험 지원 사업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종현 조선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