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은 전자·자동차·제약·식품을 비롯해 사실상 전 세계 대부분 산업에 큰 피해를 줬다. 팬데믹은 제조와 가공·운송·물류에 심각한 혼란과 수요 변화를 초래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팬데믹 사태는 최근 수십 년간 높은 회복력과 견고성을 보여온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든 가장 치명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지난 1월 출범 이후 주도하는 관세전쟁은 세계경제를 또 한 번 뒤흔들고 있다. 한때 세계무역 질서를 지탱하던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이 후퇴하고 미국 제일주의에서 촉발한 보호무역이 부상하면서 주요 수출국과 다국적기업은 고민에 빠졌다.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전쟁은 대만 문제와 동북아 지정학적 문제를 넘어 이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로 전장을 더 확대했다.
2022년 2월 시작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2023년 10월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역내 불안정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비롯해 이번에 미국의 관세 폭탄에 저항하는 나라들은 새로운 동맹 확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9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중·러 정상 등 26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을 비롯해 앞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AI가 기업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어주고 있지만, 한편에선 경제와 노동시장, 글로벌 경쟁 구도도 함께 재편되고 있다.
필자는 세계가 경제적·지정학적·기술적·사회적으로 더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정부·기업·투자자 등 경제 주체에게 필요한 의사 결정의 핵심 요소 네 가지를 소개했다.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하고, 탈세계화와 AI 등장 같은 전반 상황에 대한 평가와 함께 데이터와 정보 소스를 꾸준히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자본 배분, 투자 결정, 새로운 정책에서 제일 나은 선택이 이뤄질 접근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지금 세계는 경제·지정학·사회 전반에 걸쳐 어느 때보다 큰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기업가, 정책 입안자, 투자자 같은 결정권자는 이런 환경에서 훨씬 더 다양한 데이터를 참고하고 신뢰성과 품질이 제각각인 수많은 신호를 잘 걸러야 한다. 동시에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고 AI 같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탈세계화 충격이 더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여러 영역에서,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개인과 기업은 사실상 규제와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결정권자는 다양한 위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방대한 데이터와 불확실성에 압도된 나머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하나의 ‘결정’이 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조직을 이끄는 리더나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은 오늘날 변화하는 거시 경제, 지정학,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데이터나 모델에 의존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지금처럼 ① 꼬리 위험이 커진 국면에서는 잘못된 판단, 자산 배분 오류, 정책 실패로 초래될 결정의 대가가 더 커질 수 있다.
의사 결정은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환경을 살피며, 최신 데이터와 정보 소스를 반영하고, 대안을 평가..
이코노미조선 멤버십 기사입니다
커버스토리를 제외한 모든 이코노미조선 기사는
발행주 금요일 낮 12시에
무료로 공개됩니다.
발행주 금요일 낮 12시에
무료로 공개됩니다.
멤버십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