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때 종이로 된 백과사전을 봤던 기억이 있다. 두툼하고 열 권이 넘는 전집이었는데, 어린 시절의 나는 그 안에 세상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고 믿었다. 백과사전이란 본래 완전함을 표방하는 책이기에, ‘빠짐없이 기록한다’는 그 의지가 어린 마음에도 묵직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러나 ‘불완전한 만짐의 백과사전(In-complete Encyclopedia of Touch)’은 정반대 지점을 향한다. 책은 애초에 완전함을 포기한 채 출발하며, 결코 한 권으로 다 담을 수 없는 인간의 충동과 욕망을 불완전함 속에서 드러낸다.
에릭 케셀스(Erik Kessels), 카렐 드 뮐더르(Karel De Mulder), 토마스 소뱅(Thomas Sauvin), 이 세 작가는 오래된 가족 앨범에서부터 오늘날 웹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이름 없는 사람들이 남긴 사진을 오랫동안 수집해 왔다. 시장가치가 없는 익명의 사진이지만, 이들은 이 사진으로부터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발견해 내는 작업을 해 왔다. 에릭 케셀스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많은 이미지는 이미 어떤 방식으로든 촬영된 것이지만, 그 뒤에 담긴 모든 이야기가 다 전해진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가 찍은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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