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과 고통 속에서도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어떤 죽음을 맞을 것인가? 누군가는 원한과 분노, 약탈과 방화로 마지막 순간을 소진하지만, 또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을 회고하며 평화를 경험한다.
‘돈 룩 업’ 스틸컷./사진 넷플릭스
‘돈 룩 업’ 스틸컷./사진 넷플릭스

거대한 혜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한다. 과학자들은 종말을 예고하지만, 세상은 놀라울 만큼 무관심하다. “하늘을 올려다보라(Look up)!”고 절규하는 목소리는 희화화되고, 인류의 위기는 정치적 셈법과 상업적 이해관계 속에서 흩어져 버린다.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은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에 환호하는 우리 현실을 풍자한다.

천문학자 랜들과 대학원생 케이트는 인류를 멸망시킬 혜성을 발견한다. 히로시마 원자폭탄보다 10억 배나 위력이 큰 혜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6개월. 그들은 백악관에 찾아가 혜성의 위험을 경고하지만, 대통령의 관심은 오직 지지율과 재선 전략뿐이다.

대통령은 랜들이 주립대 교수라는 핑계로 판단을 보류한다. 그는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대학교수, 노벨상 수상자, 권위 있는 연구소 전문가 발표에만 귀를 기울인다. 그가 낙하산으로 앉힌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이 랜들 주장을 묵살하자, 혜성의 위험성은 완전히 무시된다. 무엇이 진실인가 하는 문제는 얼마나 권위 있는 사람이 주장하느냐에 따라 신뢰도가 달라지는 것이 세상의 단면이다.

대중도 진실을 외면하긴 마찬가지다. 랜들과 케이트는 시청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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