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년이 되지 않아서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가상 자산이
‘금융 시스템에 편입돼선 안 된다’는 경고에서, ‘퇴직연금의 새로운 투자처’로 인정하는 단계로 옮겨간 것이다.

미국 금융정책의 역사는 늘 세계 질서의 변동과 궤를 같이해왔다. 특히 ‘과도한 특권(exorbitant privilege)’으로 불리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미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원동력이었다. 전 세계 외환 거래의 약 95%가 달러로 이루어지며, 무역 결제, 채권 및 대출 시장의 50% 이상, 은행 간 국제 결제망(SWIFT·스위프트) 결제의 약 40%를 차지하는 등 달러는 명실상부한 기축통화 지위를 누려왔다. 이 지위는 미국에 저렴한 자금 조달, 지속적인 무역 적자 감당 그리고 금융 제재 같은 강력한 지정학적 무기 사용 등 과도한 특권을 제공했다. 전 세계의 높은 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 덕분에 미국은 매우 낮은 금리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으며 수입 대금을 달러로 지불하므로 외환보유고의 고갈 없이 지속적인 무역 적자를 감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달러 패권은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 2025년 달러 인덱스 수익률은 연초 대비 10% 하락하며, 2000년 이후 최악의 해를 기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반복적 공격 그리고 미국의 부채 규모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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